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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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 와우 (BOW WOW)

바우와우(BOW WOW). 개가 짖는 소리를 흉내낸 의성어다. 이 만화의 원제(原題) 역시 『바우(バウ)』로 의성어에서 따 온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본이든 한국이든 개가 짖는 소리를 “바우”로 나타내진 않는다는 것이다. 각 나라마다 고유의 의성어가 ...

2002-12-20 양준용
바우와우(BOW WOW). 개가 짖는 소리를 흉내낸 의성어다. 이 만화의 원제(原題) 역시 『바우(バウ)』로 의성어에서 따 온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본이든 한국이든 개가 짖는 소리를 “바우”로 나타내진 않는다는 것이다. 각 나라마다 고유의 의성어가 있기 마련이고 개가 짖는 소리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멍멍”, 중국은 “왕왕(汪汪)”, 일본 역시 “왕왕(わんわん)”으로 표기하기 때문이다. “바우와우”는 영국이나 미국, 혹은 이들 두 나라의 영향을 받은 국가에서 사용하는 표현이며, 따라서 이 만화의 일본어 판 원제목인 『바우(バウ)』든, 한국어판 제목인 『바우와우』든, 그 상징하는 바는 우리나라나 일본의 경우에 개에 대한 사고방식에 있어서 개를 인간이나 가족의 수준으로 동등하게 대우하는 문화가 서양의 그것에 비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을 암묵적으로나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만화의 작가인 테리 야마모토는, 조금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고등학교 재학 중 고시엔(甲子園=일본 고교 야구 선수권 대회, 대개의 경우 본선 진출만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한다) 진출이 좌절되자, 졸업 후 특별한 직업을 갖지 않고 세계 각지를 방랑하다가 멕시코 원산의 백색 불 테리어(White Bull Terrier) 종(種) 개를 모델로 1992년 5월부터 쇼가쿠칸(小學館)의 「Big Comic Superior」에 연재를 시작했다. 이후 이 만화는 대중적인 사랑을 받으며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으며, 특히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캐릭터 사업에 사용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만화는, 주인공인 “바우”가 어느 날 갑자기 신출내기 만화가 지망생의 집에 나타나는 데서 시작한다. 데뷔를 꿈꾸며 경제적으로 빠듯한 생활을 감내하던 만화가에rps 먹는 입 하나 더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감으로 작용하는데, 그런 사정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만화가의 집에 눌러 앉은 바우는, 때때로는 철저하게 “개”다운 행동으로 또 가끔씩은 일반적인 개의 범주를 벗어나는 행동으로 갖가지 사건을 일으킨다. 그런데, 연재 초기에는 이렇게 개의 행동 양식을 설명하면서 인간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래서 더욱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던 이 만화는, 갑자기 설정을 변경하면서 상황에 따라 등장인물들이 온 몸을 바쳐 웃음을 위해 노력하는 슬랩스틱 코미디(slapstick comedy)로 바뀌게 된다. 즉, 본래 떠돌이 개 바우가 만화가의 집에 얹혀 살면서 문제와 사건들을 일으키는 내용으로 시작한 이 만화는, 바우가 우연찮게 만화가의 집을 떠나 좋은 혈통의 개만을 좋아하는 조직 폭력배 두목 견신(犬神)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갑작스레 매회 고정적인 등장인물들이 연례 행사나 사회적인 이슈에 맞춰 코믹한 상황을 연출하는 만화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이 만화는 매 에피소드마다 개성이 뚜렷한 등장인물들(개를 좋아하는 조직 폭력배의 두목과 어린 딸, 고지식한 부하, 엄한 할머니, 귀하고 비싼 품종의 개 여러 마리)이 서로의 특징을 그대로 부각시켜 웃음을 자아내는 전형적인 시트콤 형식을 갖추었으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본의 계절적 변화와 문화적 배경을 묘사함으로써, 생활 양식 특히 개를 다루는 방법에 있어서 전통과 현대-동양과 서양의 접점에서 고민하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로부터 많은 호응과 관심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