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줄거리
아키오는 키사라즈에서 취직을 결심합니다.
이유는 집 값도 싸고, 익숙한데다가, 계속 살아왔기 때문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집 값이 싸다든가, 정이 들었다든가는 다 핑계로, 뒤의 가장 변화가 적다는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변화를 싫어하고, 귀찮은 일을 싫어하고, 다른 사람의 일에 참견하거나, 다른 사람의 사건에 휘말려드는 것을 싫어하는 본인의 성격적 특성을 자신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린 듯 합니다.
키사라즈에서 취직한다는 아키오의 결정을 들은 타니야마 교수는 요시오와 싸웠냐고 묻습니다.
아키오와 요시오의 결별과 이유를 들은 타니야마 교수는 자신은 아무것도 못 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말합니다.
아키오는 교수의 표정이 마치 '세상에 믿을 놈 없다'나 '결국 세상일이라는 것이 다 그런거지...'중에 어떤 것일까를 생각하는데, 요시노에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요시노는 아직은 자신의 생각을 완전히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전화도 안하고 있을수도 없어서 전화했다고 말합니다만, 아키오는 "우리 벌써 해어진 것 아냐?"하고는 요시노에게 말 할 기회도 주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하긴, 요시노 자신이 마음의 정리를 완벽하게 못했으니..... 말을 어떻게 할 수도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아키오의 행동은 냉정한 인간, 그 자체입니다.
물론 요시노가 잘못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런 식으로 확실하게 끊어버리는 것을 보고, 평소의 아키오의 생각은 잘 못 되었다는 생각이듭니다.
아키오는 항상, 요시노와 사귀는 중에, 그녀가 자신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하고 생각하면서, 요시노는 사실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어쩌다가 사귀게 되어서, 또 그것을 어찌어찌 하다가보니 계속 사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녀가 자신을 떠날거라고!!!(요시노에게 다른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으니 상황적으로는 아키오의 생각과 맞아떨어지기는 했습니다만, 요시노가 아키오를 사귀면서 그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키오의 피해망상이라고 생각됩니다. -- 그렇게 딱 부러지는 여자가 좋아하지도 않던 남자와 몇 년이나 사귀었겠습니까?)
아키오의 행동이나 생각을 보면, 오히려 아키오가 요시노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잘난 여자가 언제까지 나랑 사귀겠어? 언젠가 나를 찰거야! 라고 생각했던 것은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 자신을 위해서 도망갈 길을 무의식적으로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아키오는 항상, 초연한 모습으로 세상이 다 그렇지 뭐~ 라는 식으로 자신의 욕구를 위해서 능동적으로 행동하지도 않고, 자신의 마음이 절대로 상처받지 않도록 스스로에게 보호막을 싸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는 법!!!
절실히 원하지 않았다고 생각해버리면, 무엇인가를 잃어도 상처받지도 않는 법이죠!!
그는 늘 자신 스스로에게 포기시키는 법을 무의식적으로 행하다가, 만성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요시노와의 결별이 그를 조금도 상처 입히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 것도, 보이는 것처럼 그가 요시노를 그리 절실히 좋아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겠지만, 마음속 아주 깊은 곳에서 -- 상처 입기를 바라지 않는 무의식이 -- '요시노와는 이렇게 될 줄 알았다'라든가, '의외로 나는 그녀를 그리 사랑하지 않았나보다'고 세뇌시킨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주인공 캐릭터 중에서 이렇게 마음에 안 드는 캐릭터도 흔치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