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줄거리
달이 떴다.
붉은 달(赤月)!
약속처럼 또 한 명의 적장(敵將)의 목이 베어졌다.
― 영락(永樂)을 베어라!
천명의 적장을 벤 그에게 주어진 황제(皇帝) 시해(弑害)의 밀명(密命).
철혈황제(鐵血皇帝) 영락의 죽음 뒤에 도사린 비사(秘事),
남경(南京) 함락(陷落)과 함께 사라진 건문제(建文帝)의 기구한 삶의 행로(行路)는 또……
그 틈새에 끼어 적월은 거도를 휘두른다.
후회도, 번민도 없다.
칼끝에 스러지는 생명의 무게감을 연민(憐憫)하기엔,
스스로 지고 버텨야 하는 삶이 너무도 버겁다.
싸 ― 악!
잘려 나간다.
월병(月餠)을 먹지 못한 아이의 서러운 울음소리가,
존재의 근원을 알자 못하는 붉은 달의 거친 운명이……
먼지바람 황량(荒凉)한 광활(廣闊)한 평원(平原)!
이 밤도 한 자루 거도(巨刀)에 의지해 붉은 달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