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는 돌아가신 부모님이 남겨놓은 단 하나의 유산인 ‘풀 하우스’를 찾아간다. 아버지가 손수 건축한 집을 보고 감격스러워하던 엘리는 집이 이미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갔다는 충격적인 통보를 받는다.
설상가상, 하루아침에 거리로 쫓겨난 그녀는 교통사고까지 당해 병원에 입원하는 신세가 된다. 운전자는 유명한 사고뭉치 배우 라이더였고, 스캔들을 잠재우려는 매니저 미랜다는 둘에게 계약 약혼을 제시한다.
덕분에 여드름투성이에 괴팍한 엘리와 바람둥이에 제 멋대로인 라이더는 개와 고양이 같이 사사건건 부딪히는 약혼생활을 시작한다. 수 없는 싸움과 화해 끝에 둘의 사이에는 진지한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되고, 결국 라이더는 엘리에게 정식으로 프로포즈한다. 그러나 둘의 아웅다웅은 여전하고 그들을 처음 이어준 풀 하우스에 이르러서야 간신히 사랑은 완성된다.
사실 남녀간의 로맨스라는 것은 카드게임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다른 환경에서 자라 다른 가치관과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낯설기만 한 서로의 생활방식에 익숙해지고, 장점과 단점을 모두 포용할 수 있게 될 때야 비로소 상대방의 패(감춰둔 진실)를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로맨스물이 간과하고 지나쳤던 것이 바로 이 ‘과정’이다. 우연히 만나 쉽게 사랑의 감정이 싹트고, 둘을 위협하는 험난한 장애를 몇 번 극복하면 당연하다는 듯 사랑이 완성되는 식상한 패턴과는 달리 『풀 하우스』는 남녀의 만남, 사랑의 감정으로의 발전, 연애관계의 지속, 결혼후의 생활에 이르기까지 지루한 트러블과 사건들을 끝없이 보여준다. 비록 명예, 외모, 재산 등 모든 것을 갖춘 백마 탄 남자와 별 볼 일 없는 동양의 재투성이 여자의 사랑이라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는 여전하지만, 그런 비현실적인 만남에 보통의 연인들이 겪게되는 연애의 자질구레한 사건들을 주입시켜 현실성을 부여하였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아름다운 것만 보여주려는 수박 겉 핥기 식 사랑이 아니라 서로에게 짜증내고 다투고 화해하는 인간적인 연인관계가 순정만화에서도 효과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