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줄거리
또박또박 전화번호를 불러주어야 할 여운이 일순 숨이라도 멈춘 듯 조용했다.
무심히 돌아보다 달콤한 웃음이 새겨진 여운의 눈과 마주쳤다.
“왜?”
“착각, 아니었나 봐.”
“무슨 소릴…….”
숨은 말을 맺지 못하고 황급히 핸드폰을 닫아 손 안에 감추었다.
“감춰봤자 소용없어요. 이미 본 걸요?”
“보긴 뭘 봐.”
“바탕 화면에 내 얼굴.”
“너 아냐.”
“나 맞아요. 눈썰매장에서 찍은 사진이잖아요.”
“아니랬지?”
숨은 짐짓 인상을 썼다.
“하나도 안 무섭다.”
“들어가, 얼른.”
“조심해 가세요, 아저씨.”
여운이 안전벨트를 풀어내고 막 차문을 열려는 찰나,
“지여운.”
반사적으로 돌아보는 여운에게 숨은 나직한 한 마디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