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줄거리
정엽은 침대에서 일어나 침실을 빠져나와 베란다로 향했다.
별이 빼곡하게 박힌 까만 하늘 아래로 손톱만한 함박눈이 하늘하늘 떨어지고 있었다.
사월에 흩날리는 벚꽃 같은 그 눈을 맞으며 걸어가는 한 사람.
세상 그 어두운 곳에 있어도 단번에 찾아낼 수 있는 그 사람.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효재가 종종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정엽은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었다.
손등에 닿은 하얀 눈이 사르륵 녹아 자그마한 물방울을 만들어냈다.
하나, 둘... 그렇게 물방울이 늘어 정엽의 커다란 손을 흠뻑 적실 때 쯤,
효재가 시야에거 완전히 벗어났다.
창밖에 내민 하얀 손이 빨갛게 얼도록 정엽은 미련스럽게 효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돌고 돌아 스물아홉 겨울에야 제자리를 찾아온 사랑은,
서른이 되어서 다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