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줄거리
사랑은 종잡을 수 없고 연인들은 밀고 당기기를 거듭한다. 그리고 남자들은 오묘한 여자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쩔쩔맨다. 치고받는 대사가 특기인 강철수의 만화에서,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은 대개 남녀의 밀고 당기기 게임이다. 남자와 여자의 기 싸움이 넘친다.
등장인물들은 격동의 역사, 1970년대를 살았던 청춘들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님’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다가 물먹는 여자가 있는가 하면 멀쩡하게 생겼지만 여자와의 연애가 서툴기만 한 남자가 있다. 교제중인 남자의 직장 문제가 고민인 여자, 남보다 반 박자 빠르게 살아가기 위해 애쓰다 한 박자를 앞서 가버리는 남자 등등. 알콩달콩 로맨스 혹은 사랑과 전쟁 식의 드라마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그들의 밀고 당기는 ‘사랑의 낙서(洛書)’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하지만 현재와는 사뭇 다른 시대상을 느낄 수 있는 당시의 용어와 소품들이 등장하여 재미를 돋운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상황과 시대적 소품들을 활용해 시작하는 이야기는 ‘이러이러한 설이 있다’로 어떤 사랑 이야기를 줄줄 풀어낸 다음, ‘그래서 결국 사랑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결말을 제시한다. 소위 ‘연역적 삼단논법’식의 방법이다. 때문에 강철수 작가의 만화는 주제도 없이 오락적인 내용이나 선정적인 그림에만 탐닉했던 다른 대중지들의 성인만화를 압도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강철수 작가의 흉내를 낸 아류작들이 범람하자 작가는 ‘오리지널’을 강조하며 자신의 인기에 편승하려던 저급 만화들과 그 궤를 달리했다.
〈사랑의 낙서〉는 지금 다시 봐도 재미있고, ‘5060’시대를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멋진 근대고전(近代古傳)명작이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