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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한 한국 애니메이션 거장, 우린 왜 몰랐을까

세계 3대 영화제에 여러 차례 초청되고도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단편 독립 애니메이션 감독 정유미가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2025-06-10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세계가 인정한 한국 애니메이션 거장, 우린 왜 몰랐을까

 

여기 한 한국인 감독이 있다. 그는 칸영화제 감독주간(2009), 비평가주간(2025) 2회 초청을 받았고, 칸과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 경쟁(2010/2022/2024)에는 3회 오른 바 있다. 여기에 3대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분류되는 자그레브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그랑프리(2014) 수상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2006년부터 세계 유수의 영화제는 물론, 자신의 상상력을 토대로 한 그림책으로 국제도서전 행사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도 가졌다. 이만하면 한국이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명감독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테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감독의 이름을 잘 알지 못한다. 그가 애니메이션, 그중에서도 관객이 극장에서 접할 기회가 지극히 드문 단편 독립 애니메이션 위주로 활동해 왔기 때문이다. 극히 소수만이 영화제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이 감독의 작품 세계를 목격했을 뿐, 절대다수는 이런 감독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잘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20년간 이 감독이 활약해 온 경력은 우리가 세계적 거장이라 자신하며 내세우는 몇몇 이름들에 그다지 꿀릴 것도 없다. 접근할 수 있는 통로의 제약이 문제일 뿐이다.

이렇게 숨어 있는 보물상자의 정체는 정유미 감독이다. 순수미술을 전공했지만, 방향을 틀어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애니메이션을 익혔고, 졸업작품 <나의 작은 인형 상자>가 히로시마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 초청되면서 경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먼지아이>, <수학시험>, <연애놀이>, <존재의 집>, <파도>, <서클> 등의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또한 본인의 드로잉 작업을 그림동화로 출간하는 것도 병행했다.

그런 감독의 작업을 드문드문 국내 영화제에서 볼 기회가 있었다. 짧지만 강렬한, 무엇이라 설명하긴 힘든데 꽤 오랫동안 뇌리에 새겨지는 그런 작품들로 기억한다. 기억이 희미해질 걸 염려해 작품과 동명의 책을 구매해 소장한 것도 몇 권 된다. 정작 감독의 이름은 가물가물할지언정, 현대사회가 필연적으로 초래하는 현상, 개인의 원자화와 고립으로 인한 인간 소외와 극복을 위한 노력을 극한의 섬세함으로 표현하는 특유의 그림체와 몇몇 기이한 이미지는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몇 해마다 '아 그 감독 작품이구나!' 하는 탄성을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야 무심코 소리없이 지르곤 했던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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