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이라더니… 플랫폼 닫으면 못 보는 웹툰·영화
돈을 내고 ‘소장’한 웹툰과 영화도 플랫폼이 문을 닫으면 더는 볼 수 없게 될 수 있다. 국내 주요 콘텐츠 플랫폼이 판매하는 소장 상품에 서비스 존속이나 일정 기간이라는 이용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영구 보유로 받아들이기 쉬운 ‘소장’ 대신 ‘장기 대여’ 등 실제 이용 조건을 드러내는 표현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주요 콘텐츠 플랫폼이 웹툰·웹소설·영화 등을 수집 또는 보관할 수 있는 것처럼 ‘소장’할 수 있다고 판매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구매한 상품·서비스를 정해진 기간 또는 플랫폼이 운영되는 기간에만 이용할 수 있다.
/ 챗GPT 생성 이미지
12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 타파스 공지에 따르면 타파스는 2027년 3월 31일(현지시각)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후에는 이미 구매한 콘텐츠도 열람할 수 없고, 다른 플랫폼으로 옮길 수도 없다. 타파스는 그동안 개별 작품의 판매가 중단되더라도 구매한 회차는 계속 볼 수 있다고 안내해 왔다. 하지만 플랫폼 자체가 문을 닫으면 이 역시 불가능해진다.
국내 플랫폼에서도 비슷한 이용 조건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웹툰은 소장 콘텐츠를 구매한 계정의 이용계약이 유지되고, 플랫폼과 해당 작품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동안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회사 사정으로 서비스가 종료되면 이용계약과 콘텐츠 이용 권한도 끝난다는 것이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도 비슷하다. 쿠팡플레이는 영화 등 개별 구매 주문형 비디오(VOD)를 ‘대여’와 ‘소장(무한 시청)’으로 나눠 판매한다. 하지만 약관에는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이용자가 서비스 이용 권한을 잃으면 이미 구매한 콘텐츠도 이용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티빙은 일부 영화 VOD를 ‘소장’ 상품으로 판매하면서 시청 기간은 최장 5년으로 안내하고 있다.
김광식 법무법인 청출 변호사는 “‘소장’이라는 표현이 서비스 존속과 무관하게 콘텐츠를 영구 보유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지만 실제로는 서비스 종료 시 소멸되는 조건이 약관 속에 묻혀 있어 사안에 따라 규제가 적용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다만 아직은 위법이라고 판단한 선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인식은 실제 이용 조건과 차이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8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웹툰·웹소설을 유료로 이용한 소비자 1000명 가운데 콘텐츠 판매가 중단돼도 구매한 작품을 계속 열람할 수 있다고 생각한 비율은 웹툰 이용자 75.9%, 웹소설 이용자 80.2%였다. 플랫폼 종료로 소장 콘텐츠를 볼 수 없게 되는 것이 부당하다는 응답은 각각 56.9%, 69.8%였다.
서비스 종료와 함께 구매 콘텐츠를 볼 수 없게 된 사례는 반복돼 왔다. 2022년 네이버의 동영상 플랫폼 브이라이브가 서비스를 종료하고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로 통합되면서, 위버스로 이전되지 않은 유료 콘텐츠는 열람할 수 없게 됐다. 2025년 서비스를 종료한 웹툰 플랫폼 피너툰도 구매 작품의 열람이 중단됐고, 별도 다운로드를 지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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