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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50주년 맞은 ‘심술통’ 이정문 특별전

구겨진 듯 하늘을 향해 ‘V’자로 치켜 올라간 짙은 일자눈썹, 심술궂게 닫힌 크고 두툼한 아래턱. 이제는 이정문 화백의 상징이 된 캐릭터 ‘심술통’의 얼굴이다...이정문 작가의 기획전시회(12/23~1/31,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전시실)가 열린다.

2010-01-13 홍지연

구겨진 듯 하늘을 향해 ‘V’자로 치켜 올라간 짙은 일자눈썹, 심술궂게 닫힌 크고 두툼한 아래턱. 이제는 이정문 화백의 상징이 된 캐릭터 ‘심술통’의 얼굴이다. 비록 심술맞은 얼굴이지만 만화 주인공 그가 ‘만화답게’ 온갖 심술을 부릴 때면 오히려 묘한 카타르시스도 느꼈더랬다. 아마도 우리가 현실에서는 차마 저지르지 못할 ‘못된 행동’들을 보면서 이미 충분한 대리만족을 느껴서일지 모르겠다.



이 반가운 얼굴을 다시 한 번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이정문 작가의 기획전시회(12/23~1/31,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전시실)가 열리는 것.

1959년 「심술첨지」로 데뷔한 이정문 화백은 2009년으로 꼭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1960년대 「심술참봉」, 1970년대 「심똘이와 심쑥이」, 1980년대 「심술통」, 1990년대 「심술로봇 뚜까」 등 그가 10년 주기로 탄생시킨 심술만화 캐릭터들은 어느새 ‘심술가족’ 일가를 이뤄냈다.
물론 그가 ‘심술만화’만 그린 것은 절대로 아니다. 그의 또다른 대표작로 손꼽히는 「철인 캉타우」는 아름다운 초록별 지구를 노리는 외계인과의 한판 승부를 그린 공상과학만화로, 당시에는 생소했던 환경문제를 다루고 있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대표작인 ‘심술가족’과 ‘철인 캉타우’를 중심으로, 원화와 옛 만화책, 모형 등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그의 50년 만화인생을 10년 단위로 정리하여 보여주는 한편, 만화 속 상상의 세계를 현실로 확장시킨다.
특히 만화 속에서 살아나온 듯한 커다란 ‘철인 캉타우’ 모형과 캉타우의 설계도면이 눈길을 끌고,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발간된 「심똘이」, 「심쑥이」, 「심통이」 등의 ‘심술가족 시리즈’와 「철인 캉타우」의 원본 도서들도 놓칠 수 없는 감상거리다.
이밖에도 색색이 표주박에 그린 이 화백의 만화 캐릭터들과 만화 속 주요장면들, 관람객들의 참여를 이끄는 포토존 등이 마련돼 어린이 팬은 물론 ‘심술통’과 ‘캉타우’를 기억하는 성인 팬들 역시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될 듯하다.

오는 1월 16일과 23일에는 작가 사인회도 열릴 계획이다. 무료 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