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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포트] 일본 소프트 뱅크와 라인이 경영통합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서

2019년 11월 13일 밤 한 뉴스가 일본 전국을 뒤흔들었다. 일본 제일의 거부라 불리는 손정의 의장이 이끄는 소프트 뱅크 그룹이 일본에서 가장 거대한 SNS서비스를 운용하는 라인 그룹이 전략적 경영 통합을 추진한다는 뉴스가 그것이다.

2019-12-17 이현석



2019년 11월 13일 밤 한 뉴스가 일본 전국을 뒤흔들었다. 일본 제일의 거부라 불리는 손정의 의장이 이끄는 소프트 뱅크 그룹이 일본에서 가장 거대한 SNS서비스를 운용하는 라인 그룹이 전략적 경영 통합을 추진한다는 뉴스가 그것이다.

일본의 유명 포털 사이트 야후! 재팬 최대 주주인 소프트 뱅크와 라인 최대 주주인 한국 네이버 (라인 주식의 73%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가 각각 50%의 지분을 나누어 가지는 새로운 합작회사를 만든다. 이 회사는 야후 재팬의 주식 70%를 가지는 모회사가 되고 야후 재팬과 라인의 주식 100%를 보유하여 자회사로 둔다는 것이 골자다.

이러한 이야기는 2019년 10월에 이미 일본 유명 언론 중 하나인 “주간 분슌 週刊文春“을 통해 보도된 적이 있었고, 이전부터 소프트 뱅크가 라인 모바일의 지분 51%를 인수한 적도 있어서 생각할 수 있는 일 중 하나였다.

화제가 되는 이유야 간단하다. 두 회사가 가진 거대한 네임밸류와 사회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라인은 일본 내에서 8천만 명의 사용자를 지니고 있고, 이중 85%가 이 어플을 매일 이용한다는 통계가 있다. 시가총액은 9300억엔으로 추산되며 그 파급력은 막강하다. 소프트 뱅크가 소유한 야후!재팬은 일본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언론매체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사실상의 합병으로 보는 시각이 일본에서는 많다. 실질적으로 소프트뱅크가 라인을 인수하였다고 보는 전문가도 많다.

이번 일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첫째는 역시 일본에서 거센 전자결제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다.



합병의 가장 큰 이유 - 모바일 전자결제 시장의 점유율 경쟁
지금 일본은 전자결제율을 높이기 위해서 상당히 노력 중이다. 일본은 현금결제를 상당히 선호하는 국가였다. 한국에서 일본을 찾은 관광객들 중에는 계산을 하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크레디트 카드를 내밀면 손을 흔들며 현금만 받는다는 가게 때문에 당황스런 경험을 한 분들이 많으리라. 도쿄 시내의 번화가 식당에서도 종종 이런 경우가 있을 정도다. 국제결제 은행 자료에 의하면 일본은 현금 유통액의 비중이 20%를 차지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따라서 일본 정부가 앞장서서 전자결제를 유도하는 중이다. 소비세를 10%로 올리면서 카드결제나 모바일 결제를 하면 일정 금액 포인트를 환급해주는 정책을 추진하는 중이기도 하다.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결제가 소비를 촉진하며, 동시에 탈세를 줄여서 세수확보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2020년 올림픽을 앞두고 이미 세계적으로 진행된 전자결제 풍토에 발맞추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일본 정부의 이런 노력과 젊은층의 모바일 결제선호 바람이 일어나, 일본 국내의 전자화폐 결제액은 2017년 5조 2천여억엔 수준에 도달하기도 하였다. 2012년에 비하면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일본 정부의 목표는 2025년까지 현금 외 결제비율을 40%까지 올린다는 것이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현금을 쓰지 않는 전자결제를 “캣쉬레스 켓사이キャッシュレス決済- 캐쉬레스 결제”라고도 부른다.

이런 전자화폐 중에서도 스마트 폰을 이용하는 모바일 결제 시장은 당연히 여러회사가 주목을 하는 부분이다. QR코드로 간단하게 결제하는 이방식을 최근 일본 젊은층이 크게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고 젊은층이 폭넓게 써준다면 미래시장을 선점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런 스마트 폰 결제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것이 소프트뱅크 그룹이 이끄는 전자 결제 [페이페이 (ペイペイ)] 서비스와 라인 그룹이 이끄는 [LINE 페이(ラインペイ)]다.



△ 스마트 폰 결제 이용현황 조사. 2019년 7월

2019년 7월의 조사에 의하면, 라인 페이가 조사대상자 중에서 41.2%를 차지해 1위, 소프트 뱅크의 페이페이가 38.8%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두회사가 가진 이용자들을 합하면 시장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공룡서비스가 탄생하게 된다.

두 회사의 경영통합은 암호화폐 부문에서도 큰 화제를 부르고 있다.
소프트 뱅크가 이끄는 야후와 라인은 각각 일본 금융청(FSA)이 승인한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 중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양사의 검색, 상술한 전자결제 서비스를 잘 통합할 경우 세계에서 가장 큰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장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보는 중이다.



또 다른 이유- 위기에 대한 타개책
소프트뱅크와 라인의 경영톱합의 또 다른 이유는, 이 큰 뉴스로 상당부분 가려지고 있는 소프트뱅크 그룹의 적자문제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2019년 7~9월기 (4반기)결산에서 연결 결산 7001억엔의 최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원래 뉴욕 주식시장에서 예정하였던 위 컴퍼니(“위 컴퍼니”는 오피스 임대 서비스로 유명한 “위워크”의 모회사다)의 상장이 연기된 때문이다. (소프트 뱅크 그룹은 이 회사에 큰 투자를 한 상태였다. 약 90억 달러, 한화로 10조 7천억원 규모다.) 이는 손정의 의장 자신이 새빨간 적자라는 표현을 동원할 정도로 큰 적자폭 이었다. 이에 따라 위기설이 많이 나도는 것이 2019년 손정의 의장을 둘러싼 현실이었다.

라인으로서도 좋은 기회가 된다. 국민 어플리케이션인 라인이지만, 현재는 수익을 증대할 만한 뾰죽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다. 라인 페이가 라인 사용자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젊은층에 큰 호응을 얻으며 시장을 확장은 시키고 있지만, 홍보를 위해서 막대한 자금을 지출하고 있기도 하다. 타개책으로 일본 거대 메가 뱅크인 미즈호와 손잡고 “라인뱅크”설립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프트 뱅크와의 경영 통합은 큰 시너지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웹툰 사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부분은 필자의 극히 주관적인 견해에 가깝다.
현재 라인 산하의 라인망가는 일본 만화 어플리케이션 중에서는 가장 많은 유저수를 가지고 있으며 연일 성장 중이다. 소프트 뱅크 산하에는 일본 최대의 전자서적 서비스 가운데 하나인 e-book japan이 있다. 이 둘이 어떤 형태로든 업무 제휴를 하는 형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 웹툰과 깊은 관계에 있는 라인망가가 가장 크게 기대해볼 부분은 역시 소프트 뱅크 산하에 야후 재팬이 존재하는 점일 것이다. 야후 재팬은 한국에서의 네이버 정도의 위상을 가졌다고 보면 된다. 이 막강한 포털 사이트에 라인망가의 웹툰이 결합되면 상당히 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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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레드세븐 대표
前 엘세븐 대표
前 스퀘어에닉스 만화 기획·편집자
만화스토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