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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만화 분야 종사자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코로나로 인해 타격을 받은 예술분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의 부흥을 등에 업고 오히려 성장중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만화업계 종사자들은 어떤 고민을 하며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을까?

2021-08-26 남희승



코로나 시대 만화 분야 종사자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코로나 시대의 명암이 드리워진 문화예술계 

   2019년 3월부터 현재까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 전염병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분야는 바로 문화예술이다. 최근에는 백신 보급과 함께 그나마 활기를 찾아가고 있지만 그동안 취소 보류된 공연과 전시, 공연장 좌석 거리두기로 감소한 관객, 폐점한 영화관은 어떠한가. 하지만 한편으로는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늘어났고, 도서와 미술품 판매량은 늘어났으며, 지난 10월 BTS의 온라인콘서트 접속자는 90만명에 이르렀다. 야외에서 집단 경험하는 예술 분야는 종사자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만큼 업황이 어려워졌지만, 실내에서 개개인이 감상하는 분야는 코로나의 위기에서 벗어나 있거나 나아지고 있다.그리고 만화 분야도 그중 하나다. 

 

코로나 시대의 불황을 잊은, 오히려 나날이 커져가는 만화산업

 만화는 코로나 시대의 불황을 잊고,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일례로 네이버웹툰의 국내외 매출액은 2019년 6000억 원, 2020년 약 75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은 국내에 그치지 않고 진작 해외 진출을 꾀해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현지 기업을 인수합병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만화 분야는 여전히 성장 중인 것이다. 만화는 이제 콘텐츠 산업 내 중요 IP의 원천이 되었고 특정 고객층에 의존했던 시장은 주요 문화예술산업으로 성장했다. 작가는 TV에 고정출연하는 셀럽이 되었고, 문하생은 어시스턴트로, 화실은 스튜디오로 변모한 지 오래다. 


그렇다면 종사자들은? :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사업의 만화 분야 예술인의 참여 현황 

   이렇게 만화산업이 고속 성장하는 동안 업계 내 종사자들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어떤 고민과 이슈를 가지고 있을까? 이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등록된 만화 분야 예술인의 사업 참여 현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11개 분야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창작준비금, 심리상담, 법률상담 등 다양한 복지사업의 수행하고 있다. 예술인복지사업 참여를 위해서는 일종의 회원가입 절차인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해야 하는데, 2021년 6월 기준 만화 분야의 (누적)완료자는 2,499명으로, 전체 116,087명의 2.15%에 해당한다. 대표적인 사업인 예술인 창작준비금 선정자는 435명(2.9%)로 선정 비율은 예술활동증명 완료자 비율과 비슷하다. 눈여겨볼 부분은 법률상담 컨설팅 신청자가 104명으로 전체 13%에 달하는 점이다.    



  복지사업 중 법률상담 수요가 많다는 점은 산업화된 만화 분야의 종사자들을 둘러싼 다양한 계약 이슈가 있음을 미루어 짐작케 한다. 

  법률상담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계약체결 82%(86건), 불공정행위 5.8%(6건), 저작권 4.8%(5건)로, 미술 분야 법률상담의 경우 저작권(33%) 이슈가 가장 많다는 점과 비교할 때 더욱 그렇다.      



  이는 2020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웹툰 작가 실태조사에서도 어느 정도 드러난다.  ‘서울 외 지역 거주 웹툰 작가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계약 관련 상담’이 꼽혔고(20.6%), ‘불공정 계약 경험을 겪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50.4%)이 그렇다’고 답했다.


직업 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창구를 활용하라! 

  만화업계 매출액이 늘어났다, 투자금이 얼마다 라는 뉴스가 들려올 동안 종사자들은 묵묵히 작업에 몰두해 왔다. 외형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내부의 종사자들이 이에 상응하는 소득을 얻고 적당한 시간 일하며, 지속가능한 직업 활동을 영위하는 일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이를 돕기 위해 설립된 것이 다양한 중간조직들이며, 그중에서도 복지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다. 

  재단은 예술인 복지법을 근거로 2012년 설립되었다. 재단이 지원하는 예술인의 범위는 미술, 문학, 음악 등 11개 예술 분야의 창작, 실연, 기술지원 및 기획에 종사하는 자이다. 여기에 만화 분야도 포함되어 있으며, 작가는 물론 어시스턴트, 프리랜서 PD 등 창작자는 물론 기술지원 및 기획을 업으로 하는 종사자 모두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재단은 예술인의 복지를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경제적 이유로 예술 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운 예술인에게 금전적 지원을 하는 ‘창작준비금’, 예술인과 기업, 기관을 연결하여 새로운 직무영역을 개발하고 일정기간 동안 활동비를 지급하는 ‘예술인 파견지원’사업들이 잘 알려져 있다. 예술인의 사회보장을 위한 산재보험, 사회보험료 지원 사업, 예술인 고용보험 홍보, 저금리 대출(생활안정자금, 전세자금), 의료비 지원, 자녀돌봄 등도 수행하며, 예술인에 대한 법률지원, 성폭력 예방 및 피해지원, 권익 보호를 위한 교육사업까지 운영하고 있다.

  기관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요구와 바람을 백 퍼센트 충족시켜 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지원과 조력이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곳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등 만화산업 진흥 관련 기관들에서 법률지원 및 다양한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서울시에서도 웹툰 작가를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프리랜서 대상 법률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만화 분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을 비롯하여 다양한 창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