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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읽기는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 웹툰 앱의 UX

사용자가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게 하려면 좋은 사용자 경험(UX)가 필요하다. 웹툰 앱은 웹툰 독자들에게 어떤 UX를 제공하고 있을까?

2021-10-22 앙팡



웹툰 읽기는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 웹툰 앱의 UX


웹툰 플랫폼에서는 작품이 제일 중요하지 않나요?

 웹툰 산업이 발전하면서 고객에게 작품을 전달하는 플랫폼 역시 다양해졌다. 오픈서베이에서 진행한 <콘텐츠 트렌드 리포트 2021>에 따르면 만화 콘텐츠 이용자 중 90% 이상이 웹툰을 소비한다. 그만큼 이제 스마트폰을 활용한 웹툰 감상이 곧 만화 읽기 방법의 메인 스트림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웹툰 플랫폼에 있어서 사용자를 획득(User acquisition, UA)하는 가장 큰 요인은 작품이다. 하지만 그렇게 유입된 사용자가 서비스를 지속해서 이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좋은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사용자가 서비스에 더 자주 방문하고, 더 오래 머물도록 하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사용자가 친구에게 웹툰을 추천받아 새로운 B사의 웹툰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했다고 가정해보자. A가 앱에 진입해 추천받은 웹툰을 재미있게 읽었다. A가 읽은 웹툰은 최근에 완결된 웹툰이기 때문에 전체 내용을 아직 무료로 볼 수 있다. 완결까지 정주행을 마친 A. 하지만 곧 B 앱을 삭제하기로 한다. 다른 작품을 찾아보려고 보니 화면이 너무 복잡해서 찾기가 귀찮았기 때문이다. A와 비슷한 이유로 떠나간 고객이 많아진다면 B사는 상당히 많은 수익 창출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그 기회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만약 A가 취향에 맞는 다른 작품을 발견해서 읽다가 유료 결제를 했다면? 결제 매출이 올라갔을 것이다. 혹은 A가 매일 1번씩 앱에 방문해 여러 작품을 보면서 앱 전체 트래픽이 높아졌다면? 광고 수익을 올리는 데에 보탬이 됐을 것이다. 이처럼 플랫폼 비즈니스는 사용자 리텐션(User retention)을 높일수록 더 많은 수익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플랫폼별로 요일별, 장르별로 수백 개의 작품이 연재되고 있어서 작품을 선택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쏟아지는 연재작들 사이에서 길을 잃은 느낌을 대부분 한 번쯤은 느껴봤을 것이다. 그렇기에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개별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배치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넘어 전체 서비스를 관통하는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사용자 경험이라는 개념이 아직은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면, 조금 단순하게 접근해보자. 보편적인 웹툰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을 간단하게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한 사용자가 웹툰 앱을 설치한 뒤 작품 감상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본 것이다.



 이 과정에서 리텐션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구간은 어디일까? 바로 작품을 탐색하고 선택해서 감상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한 작품을 보고 난 뒤 또 다른 작품을 선택해 감상 모드로 돌입하게 하는 것. 이 반복되는 루프가 끊어지면 위에서 언급한 사용자 A의 사례처럼 서비스 이탈이 발생한다. 한 번 떠나간 사용자를 되돌리는 것은 아예 새로운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것보다 배는 더 어렵다. 기존의 부정적인 경험이 남긴 그림자가 그의 마음속 한쪽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웹툰 플랫폼들은 이 구간에서 사용자를 ‘잡아두기’ 위해 각자 다른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홈 화면 구성과 작품 추천 방식을 살펴보면 각 서비스가 추구하는 방향을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우선 홈 화면은 웹툰을 보고 싶어 앱을 연 사람들이 작품과 만날 수 있는 첫 번째 페이지다. 그렇기에 그들이 쉽게 감상 프로세스에 진입할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을 보여줄 수도 있고, 가장 최근에 감상했던 작품 리스트를 띄워주거나 혹은 개인의 취향에 맞는 웹툰을 추천해줄 수도 있다. 그다음으로, 추천의 경우 크게 AI 기술 기반에 의한 추천과 운영에 의한 큐레이션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술을 활용한 추천은 개개인의 세밀한 취향을 파악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초개인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AI가 정확하게 추천을 제공하려면 수많은 데이터와 학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전에는 AI 추천이라고 이름 붙긴 했으나 정확도가 매우 떨어지는 제안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플랫폼들은 기술적인 접근 외에도 다양한 추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감상하고 있는 작품과 비슷한 장르의 작품을 추천하는 것처럼 맥락을 활용하는 방법을 예로 들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일명 웹툰 플랫폼 삼대장이라 불리는 네이버 웹툰, 카카오 페이지, 카카오 웹툰은 어떤 방향을 향해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가고 있을지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1. 네이버 웹툰: 심플하게, 어렵지 않게 

네이버 웹툰의 전체 내비게이션은 하단 탭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웹툰’이라는 이름의 첫 번째 메뉴가 홈 역할을 하고 있다. 홈의 최상단에 롤링 배너 형태로 개별 작품을 피쳐링하는 영역이 있다. 상단 배너는 카카오 페이지와 카카오 웹툰에 비해서 영역이 작게 할당되어 있다. 배너 아래에는 요일별 연재작 목록이 있는데, 배너보다 요일별 웹툰 목록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크다. 스크롤을 올리면 상단 배너가 사라지면서 조회 조건을 설정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나타난다. 작품 섬네일은 정방형 이미지, 작품 제목과 별점, 작가 이름이 함께 표기된다. 새 에피소드가 올라왔다는 의미의 ‘up’, ‘컷툰’ 그리고 ‘순위상승’ 배지 정도가 부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다. 작품의 장르나 관련 키워드처럼 작품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요소는 모두 배제되어 있다. 대신 스크롤을 제일 아래까지 내리면 최하단에 추천 콘텐츠 리스트가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연재 중인 작품 목록에 영역을 대부분 할당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스크롤을 하지 않아도 최소 9개의 작품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작품 목록도 매우 간단명료하게 요일과 랭킹 기준으로만 보여준다. 이러한 점을 토대로 봤을 때 네이버 웹툰은 현재 연재 중인 작품들에 주목할 수 있도록 홈을 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마도 주간연재 특성상 에피소드가 업로드되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바로 만화를 감상하는 사용자가 많을 것이다. 이처럼 목적이 분명한 사용자에게 홈에서 어설픈 큐레이션 콘텐츠를 메인으로 제공한다면 오히려 불필요한 정보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네이버 웹툰은 홈에서 큐레이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조금 단순해 보이더라도 사용자가 자유롭게 탐색하고 선택하는 경험을 제공한 것이 아닐까 싶다.



 다음으로 추천 맥락을 살펴보자면,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홈 화면 하단의 ‘AI 추천’, 작품 상세 페이지의 추천 콘텐츠, ‘추천 완결’ 메뉴다. 홈 화면 ‘AI 추천’은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가장 하단에서 제공된다. AI 기술을 통해 최근 본 작품을 기반으로 좋아할 만한 웹툰을 추천한다는 설명이 있는데, 주로 사용자가 선호하는 작가의 다른 작품을 추천하는 방식인 것처럼 보인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조조코믹스라는 작품을 제대로 본 적이 없는데 “조조코믹스 작가 작품”으로 “유미의 세포들 외전"을 추천해줘서 정확도가 높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작가 외에는 해당 작품을 추천해준 이유를 전혀 알 수 없다는 점 또한,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다른 추천도 준비했어요” 버튼을 누르면 AI 추천 외에도 최신 이야기, 동일 성별 독자가 많이 본 신작 등의 추천 콘텐츠가 노출된다. 이 영역에서 보여주는 콘텐츠는 일부 작품 상세 페이지 하단에도 비슷한 형태로 표시된다. 해당 작품의 독자들이 좋아하는 웹툰 top 10과 최신 업데이트 작품을 같이 보여주며, ‘AI 추천’과 달리 선호도 지표를 같이 보여준다. 선호도가 몇 퍼센트 일치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추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추천 완결’은 말 그대로 완결 작품들을 모아서 적극적으로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메뉴다. 앞서 언급한 추천의 맥락이 ‘은근슬쩍’에 가까웠다면 이 메뉴는 훨씬 더 다채롭고 풍성하게 꾸려져 있다. 이러한 차이는 완결 웹툰이 자연스럽게 유료 결제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유료결제 활성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독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소재들, 즉 인기순이나 사용자가 본 적 있는 작품과 비슷한 완결작들을 추천하는 것이다. 덴마를 좋아하는 사용자라면 덴마 독자들이 재미있게 본 작품을 추천해주는 것이 선택과 감상으로 이어지는 확률을 높이는 방법일 테니까 말이다. 전반적으로 네이버 웹툰의 추천 관련 경험 역시 홈 화면과 비슷한 맥락에서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개인에게 선택권을 주는 동시에 고민이 될 수 있는 지점에서 심플하게 도와주는 것. 사용자 개인을 선택을 존중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과하게 개입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2. 카카오 페이지: 조금 복잡해도 괜찮아

네이버 웹툰의 사용자경험이 단순명료함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면, 카카오 페이지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사용자가 작품을 선택하도록 서비스가 매우 적극적으로 유도한다. 홈 최상단에는 네이버 웹툰과 마찬가지로 작품 피쳐링 배너가 있고 그 아래로는 웹툰, 웹소설과 함께 톡드립, 영화, 방송, 책 등 카카오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별 메인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단순한 버튼이 보인다. 스크롤을 올려보면 요일별 콘텐츠, 기다리면 무료, 인기 웹툰 및 웹소설과 방송, 영화 인기 콘텐츠, 실시간 순위 등 여러 가지 기준과 함께 작품 섬네일들이 등장한다. 웹툰 섬네일의 경우 정방형 혹은 직사각형 이미지, 작품 제목, 별점, 콘텐츠 종류, 기다무 아이콘, 작가 이름과 작품을 보고 있는 사용자 수가 함께 표시된다. 독특한 정보 한 가지는 ‘사용자 수’인데, 이미 랭킹 순으로 콘텐츠를 나열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몇 명의 독자가 이 작품을 선택했는지 보여주면서 대세감을 조성하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카카오 페이지의 홈 화면을 보고 있자면 보유한 콘텐츠 수가 타사 대비 압도적으로 많아서인지 커머스 사이트가 떠오른다. 기능과 정보가 많은 커머스 서비스의 경우 사용자가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화면 상단에 상품 카테고리나 사이트 맵 역할을 하는 버튼을 배치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카카오 페이지는 상단 탭(형태의 버튼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지만)과 버튼의 역할 구분이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정보의 레벨이 상이한 것처럼 느껴진다. 어떤 사용자가 이러한 사용자 경험이 필요한 것인지 역으로 고민해봤을 때 답을 내리기 쉽지 않다. 또 한 가지 독특한 점은 시계 모양 아이콘이 곳곳에 붙어있다는 것이다. 이 아이콘은 일명 ‘기다무’, 즉 ‘기다리면 무료’를 의미한다. 홈 화면 좌측 하단에 비슷하게 생긴 아이콘이 그려진 플로팅 버튼이 있다. 눌러보면 ‘기다리면 무료 플러스’라는 페이지가 노출된다. “특정 작품 한 편에 귀속되지 않고 기다리면 무료 플러스 배지가 있는 모든 작품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이용권”이라는 설명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해당 페이지 하단에는 ‘기다리면 무료 플러스’로 볼 수 있는 작품들이 보인다. 여기까지 봤을 때 기다리면 무료 모델을 서비스 전체에서 매우(!) 강조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기다리면 무료’를 카카오 페이지에서 처음 시작했고 이를 이용하던 사람들이 유료 결제로 많이 인입되었으니 플랫폼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일 수도 있다. 다만 사업적 우선순위를 위해 일부 사용성을 포기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스크롤을 한 번 할 때마다 중간중간 노출되는 외부 광고들로 인해 이러한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결론적으로 카카오 페이지는 자사가 보유한 압도적인 물량/종류의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홈 화면 UX를 구성했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카카오 페이지에서 가장 인상적인 UX는 ‘취향 찾기 검색’ 경험이었다. 검색 아이콘을 눌러 검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AI라는 단어를 최소 4번 정도 마주했다.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AI는 마법이 아니기 때문에 방대한 학습 데이터와 데이터 라벨링 등이 필요하다. 알아서 독자가 딱 좋아할 만한 작품만 정확하게 보여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가 어려우니, 카카오 페이지는 키워드(일명 AI 키토크)를 활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 기능은 인공지능 솔루션 기업인 마이셀럽스와의 제휴를 통해 제공하는 것으로, 출시 후 5개월 만에 3천 2백만 회 이상 검색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콘텐츠 소비자가 실제로 사용하는 언어를 학습해 키토크를 추출한다. 그리고 사용자는 이 키토크를 조합해서 본인 취향에 맞는 작품들만 필터링해서 검색할 수 있다(물론 키토크도 많고 작품도 많아서 여전히 직접 스크롤을 내려 작품을 찾는 수고는 필요하다). 또한, 실시간 유저 반응을 집계해 제공함으로써 독자가 본인 취향을 규정하고 조금씩 확장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제대로 된”, “얼굴 맛집인”, “뽀짝뽀짝한” 등 매우 상세하고 추상적인 수식어들도 키토크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네이버 웹툰, 카카오 웹툰보다 세밀한 탐색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카카오웹툰 : 끝없는 볼거리, 새로운 경험

 마지막으로 살펴볼 카카오웹툰은 기존 다음 웹툰이 리브랜딩한 플랫폼이다. 앱 명칭까지 바꿀 정도로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한 것인데, 그러면서 전반적인 UX에도 매우 큰 변화가 있었다. 새로운 브랜딩 임팩트를 강력하게 어필하기 위해 새롭고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웹툰 홈은 ‘추천’과 ‘스페셜’ 메뉴 2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앱을 실행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디바이스의 라이트/다크 모드 설정과 상관없이 항상 검은색인 배경이다. ‘추천’ 메뉴에서 직사각형이 사선으로 겹쳐있는 로고처럼 사선 형태로 배치된 커다란 섬네일이 나타난다. 배경색으로 인해 섬네일이 더욱더 화려하게 돋보인다. 이 메뉴에서 노출되는 작품들은 요일별이나 인기 작품이 아니라 서비스에서 자체적으로 큐레이션 한 작품들이다. 레전드, 신작, 인기, 드라마 원작, AI 추천 등 자체적인 기준에 의해 선정된 20개 내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추천’ 메뉴에서 나오는 섬네일 이미지는 스크롤 이동에 따라 등장인물들이 움직이는 모션효과가 적용되어 생동감을 더한다. 모션 섬네일은 다음 웹툰 2.0에서 반응이 매우 좋았던 요소로 리브랜딩 후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무한 스크롤 방식을 적용해 화려한 섬네일과 함께 콘텐츠가 계속해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천’ 메뉴에 이어 ‘스페셜’ 메뉴로 이동하려면 스와이프가 아니라 메뉴를 직접 눌러야 한다. ‘스페셜’에도 역시 플랫폼에서 선정한 콘텐츠들을 소개하고 있다. 거의 화면을 가득 채우는 큰 모션 섬네일이 여러 가지 키워드 태그와 함께 나타난다. 섬네일을 누르면 해당 작품의 메인페이지가 아니라 별도의 작품 소개 페이지로 이동한다. 국내 누적 조회 수, 누적 독자 수와 같은 지표와 함께 스크롤에 따라 짧은 영상이 재생된다. 기존 모션 효과를 한층 더 강화한 인터페이스가 작품의 분위기를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한 뎁스를 더 거치더라도 그만큼 개별 작품을 임팩트 있게 전달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카카오웹툰은 3개 플랫폼 중 가장 강력하게 큐레이션과 추천을 홈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 부분은 기존 다음 웹툰 2.0 홈에서도 드러났던 특징인데, 사용자가 어떤 작품을 볼지 탐색하는 과정을 최소화하고자 한 기획 의도가 엿보인다.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섬네일과 세로 스크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카카오웹툰만의 독특하고 독보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아이덴티티는 메뉴를 이동하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화면을 좌우로 스와이프하면 다른 메뉴로 이동할 수 있다. 그리고 아래로 스크롤을 하면 관련 콘텐츠가 끊임없이 계속해서 나온다. 즉 제스처 방향에 따라 역할을 구분한 것이다. 이러한 내비게이션 방식은 작품 상세 페이지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있다. 섬네일을 눌러 작품 상세 페이지로 진입한 뒤, 옆으로 스와이프하면 처음에 선택했던 작품과 비슷한 다른 작품들 상세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그리고 아래로 스크롤 하면 전체 에피소드와 구체적인 작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글로 설명하니 조금 복잡해 보일 수 있으나,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이동은 좌우, 상세 정보 확인은 위아래”이다. 그래서 한 번 익숙해지면 굳이 화면 여기저기를 터치할 필요 없이 엄지손가락 움직임만으로도 메뉴와 메뉴, 작품과 작품을 넘나들 수 있는 것이다. 카카오웹툰은 이렇게 심리스한 이동 과정 곳곳에 추천 콘텐츠를 배치했다. 작품 상세 페이지에서의 좌우 스와이프뿐만 아니라 작품 상세 정보 하단에도 ‘비슷한 작품들’이 노출되고 심지어 보관함 메뉴에서 최근 본 작품 하단에 “~와 ~가 유사한 작품은 어때요?” 같은 추천이 들어간다. 또한, 카카오 페이지와 비슷하게 키워드를 누르면 관련된 작품을 필터링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다음 웹툰에서 카카오웹툰으로 변신하면서 급격한 UI/UX 변화가 있었고 오픈 직후 호불호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이번 개편이 웹툰 읽기에 있어 새로운 경험을 만든 것만큼은 확실하다. 원래 서비스는 고객의 반응을 살피며 계속해서 성장하기 마련이라, 이제 막 탄생한 카카오웹툰의 앞으로를 조금 더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