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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와 웹툰 산업의 현재] 글로벌 경제 위기와 경이로운 기술 발전 사이의 웹툰생태계

글로벌 경제 위기와 원화 가치의 불안정성 등 한국 경제의 변화 가운데 기회 발견과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웹툰 산업 분석.

2026-07-27 김정영

한국경제와 웹툰 산업의 현재 글로벌 경제 위기와 경이로운 기술 발전 사이의 웹툰생태계  


● 글로벌 경제 위기와 웹툰 산업 환경의 변화


 2017~2023년 웹툰 산업 성장률 (한국콘텐츠진흥원 2017~2023년 자료 토대로 정리)


밀레니엄(Millennium)시대와 더불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리나라 웹툰 산업은 평균적으로 매년 두 자리 수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 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2017년부터 공식적으로 발간한 웹툰 산업 통계 수치를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시대(2020.3~2023.5)를 맞이하면서 웹툰 산업의 성장세가 정점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비대면 활동의 증가와 모바일 콘텐츠 소비가 폭발하면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엔데믹으로의 전환과 함께 찾아온 글로벌 경기 침체는 웹툰 시장의 지형도를 급격히 바꾸어 놓았다. 소비자의 가처분소득(可處分所得, disposable income)이 감소하면서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지출이 가장 먼저 구조조정 대상이 된 것이다. 가장 뚜렷한 징후는 플랫폼의 이용 시간 감소와 신작 공급의 위축이다. 2024년과 2025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주요 웹툰 플랫폼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성장세는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인당 평균 사용 시간은 유튜브 쇼츠,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영상 콘텐츠’의 거센 추격으로 인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독자의 한정된 시간과 비용을 두고 동영상 플랫폼과 치열한 제로섬 게임을 벌이게 된 것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플랫폼 기업들은 과거의 ‘다작(多作) 경쟁’ 체제를 버리고 가성비와 안정성을 중심에 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아래 표1)을 보면 국내 유통되는 신작 웹툰의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시장의 침체를 방어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의 결과로 보인다. 플랫폼과 제작사(CP)들은 리스크가 큰 실험적 신작보다는 흥행 가능성이 검증된 웹소설 원작의 웹툰이나 메가 IP의 확장에 자본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을 보전하는 방패가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장르의 획일화와 생태계의 다양성 훼손이라는 또 다른 내부적 위기를 낳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2023~2025년 웹툰 등록 작품 수와 신작 발행 수 비교  (한국만화영상진흥원 2023~2025 자료 토대로 정리)


● 원화 가치의 불안정성과 한국 경제의 리스크와 반사이익의 이중주


거시경제 관점에서 원화 가치의 불안정성, 즉 고환율(원화 약세) 기조는 한국 경제 전반에 깊은 주름살을 만들고 있다. 에너지와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의 제조업 기반 경제는 원화 가치가 하락할 때마다 심각한 비용 압박을 받는다. 이는 가계의 실질 소득 감소로 이어져 국내 웹툰 시장의 내수 기반을 약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독자들이 유료 콘텐츠 결제를 줄이거나 구독을 해지하는 등 문화 소비의 긴축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웹툰 산업 내부의 회계 장부를 들여다보면, 원화 가치 하락은 양날의 검이자 강력한 ‘반사이익’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K-웹툰의 주 무대가 이미 북미,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웹툰 엔터테인먼트)의 나스닥 상장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거점 확대가 보여주듯, 이들의 매출 상당 부분은 달러와 엔화, 유로화로 발생한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통합 플랫폼(Webtoon Entertainment) 구조를 확립한 이후, 일본 라인망가의 성공과 북미 거래액 안정화에 힘입어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본사 직결 매출 비중은 40%대 중반을 기록하고 있으나, 현지 법인(타파스 엔터테인먼트 등)과 관계사인 일본 픽코마의 실적을 포함한 글로벌 총 거래액(GMV) 기준으로는 이미 해외 비중이 50~60% 선을 상회하고 있다. 결국 달러화나 엔화 강세 환경에서 해외 이용자들이 결제한 매출을 국내 본사 실적으로 환산할 때 환차익으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이는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한 내수 침체분을 해외 시장에서의 환율 효과가 상쇄해 주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다만 이러한 구조가 지속 가능하려면 해외 시장에서의 순수한 이용자 수와 결제액 자체가 우상향해야 한다. 환율 착시 효과에 안주하다가 글로벌 현지의 성장 동력을 잃어버릴 경우, 원화 가치 변동성은 오히려 국내 창작 생태계에 정산 불균형과 자본 유출이라는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겉으로 남고 속으로 밑지는 장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글로벌 환경 속 웹툰 산업의 위기와 기회

글로벌 무대에서 K-웹툰이 마주한 환경은 고도화된 기술 혁신과 맞물려 거대한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분출하고 있다. 이 지점은 미래의 웹툰생태계 향방을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아래 세 가지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첫째, 생성형 AI 기술의 도입이 가져온 창작 패러다임의 위기와 기회다. 이미지 생성 AI의 비약적인 발전은 웹툰 제작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밑색 작업, 배경 합성, 3D 모델링 등 단순 반복 작업에 AI를 도입함으로써 제작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작가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창작자와 독자들에게 반발을 부르고 있다. 창작자는 AI가 작가의 화풍을 무단 학습하며 생기는 저작권 침해와 일자리 축소 우려로 반발하고 있다. 그리고 독자들에게는 AI로 만들어진 결과물에서 느끼는 정서적 이질감으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이는 현재 웹툰 생태계 내부의 극심한 갈등 요인이다. 기술을 윤리적으로 통제하면서도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현재 웹툰 산업의 당면 과제가 되었다. 

둘째, 글로벌 유통 확대에 따른 저작권 침해와 불법 복제의 위기다. K-웹툰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동남아시아, 남미, 북미를 가리지 않고 대규모 불법 해적판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무단 번역과 유통은 수천억 원에 달하는 잠재적 매출을 증발시키며 산업의 허리를 끊어놓는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각국의 법제 불일치와 교묘한 서버 우회 기술로 인해 단속도 쉽지 않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업계는 인공지능 기반의 불법 워터마크 추적 시스템을 도입하고 국제 공조를 강화하는 등 플랫폼들이 기술적·제도적 방어벽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세계관 경제’로의 전환이 제시하는 원천 IP로서의 무한한 기회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넷플릭스, 아마존 등 글로벌 OTT 플랫폼들은 검증된 원천 스토리를 원하고 있다. 웹툰은 이제 글과 그림을 넘어 게임, 영상, 캐릭터 굿즈 등 2차·3차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고리로 자리 잡았다. 웹툰 플랫폼들이 글로벌 사업 부서를 강화하고 메가 IP 육성에 투자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근래 숏폼 영상에 모바일 화면을 일부 내어주고 있지만, 그 영상의 본질이 되는 ‘이야기의 뿌리’가 웹툰 IP로 시작하고 있다는 점은 K-웹툰이 가진 가장 강력한 기회요인이다.


2025년 네이버 · 카카오 웹툰 산업 나라별 매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2025년 자료 정리)

● 회복탄력성과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향하여...

불확실한 세계정세와 글로벌 경제 위기의 한파 그리고 기술 발전의 급류 속에서 한국 웹툰 산업은 과거의 양적 팽창기를 지나 ‘질적 성숙기’라는 필연적인 통과 의례를 겪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출판 불황을 겪으며 오히려 세계적인 미디어 믹스 제국을 건설한 일본 만화 산업의 전례처럼, 지금의 변화는 K-웹툰이 더 견고한 산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예방주사와 같다. 미래의 웹툰 생태계는 단순히 작품의 수를 늘리는 생존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AI 기술을 포용하되 창작자의 권익과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호하는 윤리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글로벌 변동성과 불안정한 거시경제지표를 방어할 수 있도록 현지화 전략을 다각화해야 한다. 거센 풍랑 속에서도 이야기의 힘은 진화한다. 기술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지속적으로 발전한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문화 또한 끊임없이 변화를 주고받는다. 그래서 문화를 만들어 내는 콘텐츠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인류가 불을 발견한 뒤 두려워하지 않고 활용하여 문명을 이루어 왔듯이, 웹툰 산업도 AI기술 혁신을 두려움 대신 발판으로 삼아, 거시경제의 위기를 체질 개선의 기회로 전환해야 할 때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선도적으로 글로벌 웹툰 산업 생태계를 이끌고 있고, 크고 작은 플랫폼들이 뒤를 따르며 시장을 키워 가고 있다. 이미 K-웹툰은 우리가 만들고 선도하는 글로벌 문화 콘텐츠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천연자원도 없고 인구수도 1억이 되지 못하지만 현재의 문화 콘텐츠 강국으로 성장했다. 그 배경에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 등 어느 나라도 경험하지 못한 역동적이고 극적인 역사를 겪고, 서사를 만들어 온 한국인만의 콘텐츠 유전자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의 불확실한 글로벌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든다면 전 세계인들의 스마트폰 화면을 넘어 인류의 새로운 문화 영토를 지배하는 지속 가능한 콘텐츠로 우뚝 설 것이다. 


네이버, 카카오를 제외한 해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웹툰 대표 플랫폼들 (저자 편집) ①Pocket Comics (포켓코믹스) NHN이 북미, 일본 등지에서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 ②Manta (만타) RIDI가 북미를 중심으로 서비스하는 웹툰 구독형 플랫폼 ⓷Delitoon(델리툰) 키다리스튜디오가 프랑스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 웹툰 플랫폼 ④Tappytoon (태피툰) 콘텐츠퍼스트가 운영하는 글로벌 웹툰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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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영

연성대학교 웹툰만화콘텐츠과 교수
문화기획자, 컨템퍼러리 아티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