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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만 레벨업 시즌 2

글로벌 웹툰 신드룸을 일으킨 <나혼자만 레벨업>

2020-12-19 김민태



나혼자만 레벨업 시즌 2

글로벌 웹툰 신드룸을 일으킨 <나혼자만 레벨업>

김민태 교수(한국영상대학교 만화콘텐츠학과)




슈퍼IP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미키마우스>, <포켓몬>, <겨울왕국>, <스파이더맨>, <스타워즈>, , <슈퍼 마리오> 등 다양한 슈퍼 IP들은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다양한 장르로 OSMU가 진행되어 캐릭터 상품, 게임, 문구류,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되며 글로벌하게 천문학적인 가치를 자랑한다. 

웹툰의 경우 슈퍼IP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들이 얼마나 있을까? 찬찬히 살펴보면 웹툰의 경우 슈퍼IP에 해당하는 작품이 있나 싶었다. 슈퍼IP란 도대체 무엇이며 웹툰은 왜 그런 슈퍼IP가 많지 않을까?

먼저 슈퍼IP의 정의에 대해 살펴보자. 슈퍼 IP란 콘텐츠 중에서도 누구나 다 아는, 오랜 생명력과 영향력을 보유한 콘텐츠를 의미한다. 여기서 슈퍼IP의 핵심 조건은 누구나 다 인지하며, 오랜 생명력과 영향력을 가지는 3가지 요소이다. 

첫째, 누구나 다 인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한 프로모션이나 소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오랜 생명력의 경우 세대를 뛰어넘는 기간동안 사랑받는 콘텐츠가 되어야 한다. 즉, 최소 30년 이상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손녀 세대가 모두 지속적으로 제작되는 다양한 형태의 해당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해당 작품의 콘텐츠 파워가 다른 많은 영역에 영향을 미쳐 자연스러운 OSMU와 패러디, 오마쥬 등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웹툰은 왜 슈퍼IP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이 없을까? 필자는 그 이유를 웹툰의 짧은 연재 기간에 방점을 두고 설명하고 싶다.  웹툰의 경우 글로벌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해외에서 웹툰의 소비가 늘고 있고 불법웹툰 소비의 경우 엄청난 규모로 음성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라인웹툰(네이버웹툰)의 경우 전세계 100개국이상 6700만MAU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슈퍼IP의 조건 중 글로벌한 소비와 콘텐츠 영향력 부분에 있어서는 그 기반이 어느정도 갖춰져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웹툰의 연재기간을 살펴보면 왜 웹툰이 슈퍼IP로 부각될 수 없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웹툰’즉 만화라는 매체는 연재라는 특성을 가진다. 이는 타 콘텐츠 장르와는 확연하게 구별되는 특징이며, 연재가 되는 동안에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콘텐츠 소비가 활발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연재가 종료되면 그 많던 팬들의 소비와 관심은 뚝 끊어진다.  1인 창작 중심이었던 웹툰의 경우 작가 1인에게 의지하는 생산 구조와 살인적인 작업 환경으로 인해 작가들이 쉽게 번아웃(Burn-out)되는 일이 많았으며, 1년 이상을 연재하는 것이 힘든 환경이었다.



△  국내 플랫폼 웹툰 평균 년간/월간 연재기간 (연도별 완결작품 기준, 2015~2018)


상기 표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연재된 모든 웹툰 작품들에 대해 플랫폼별 연재기간을 조사한 표이다. 상기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다음웹툰을 제외한 웹툰 플랫폼들은 평균 연재기간이 1년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작품의 평균 연재기간도 1.3년에 불과하다. 이렇듯 웹툰 작품의 짧은 연재기간은 독자들이 해당 작품을 지속적으로 소비하게 할 수 없으며 슈퍼IP로 발돋움하게 만드는 것을 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네이버웹툰의 경우 상위권 작품들은 대부분 연재 기간이 2년 이상이며 최근에 마무리된 <마음의 소리> 같은 경우 10년 이상을 연재하기도 하였다. 네이버웹툰은 상위 인기 작품들에 대해 최대한 오랜 기간 연재를 가져가려고 하는 전략을 취하는 모양새다. 이는 일본의 점프 편집부에서도 동일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유명한 <드래곤 볼>의 경우 작가인 토리야마 아키라가 작품을 마무리하고 싶은 시점에 점프 편집부의 만류로 인해 연재를 무려 1984년부터 1995년까지 무려 12년 가까이 진행했다. 관련하여 문부성 차관이 직접 찾아가 연재 종료를 하지말아달라는 당부를 했을 정도로 다양한 기업의 주가과 국가 망가 산업 전반에 걸친 영향력을 확보한 슈퍼IP로 성장했다. 이런 장기 연재의 예는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으로 일본 망가의 저력은 이런 장기 연재에서 나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현재 한국 웹툰은 슈퍼IP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한 신드룸을 일으키며 애니메이션 제작 국민청원까지 만들어낸 희대의 웹툰이 있다. 바로 <나혼자만 레벨업>이다. 나혼자만 레벨업은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D&C미디어에서 기획, 레드아이스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웹툰으로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하며 탄탄한 스토리, 고퀄리티의 연출과 작화로 인해 구독자 수 307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웹소설은 266만 구독자수를 기록하였으나 오히려 웹툰이 웹소설의 구독자 수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나혼자만 레벨업>은 국내외에서 누적 조회수 5억 6천만명, 누적매출 300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중국 등으로 수출되었으며 영어권 정식버젼은 태피툰(tappytoon.com)에서 연재되고 있으며 전세계 각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해외 유튜버들 중 망가 콘텐츠를 리뷰하는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나혼자만 레벨업(Solo Leveling)> 리액션 비디오가 엄청난 수로 늘어나고 있다. 해외 유튜버들은 작화의 수준과 스토리를 언급하며 애니메이션화가 기대된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 해외 유튜버의 <나혼자만 레벨업(Solo Leveling) 리액션 영상


단일 IP로 누적 매출 300억을 넘긴 콘텐츠는 이때까지 한국 웹툰에서 없었던 사례이며, 이 작품이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은 한국을 뛰어넘어 글로벌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는 측면이다. <나혼자만 레벨업>은 슈퍼IP가 가져야하는 3가지 조건을 모두 어느정도 만족하고 있다. 다만 연재 기간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웹툰의 연재는 앞으로도 몇 년은 더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나혼자만 레벨업> 웹툰은 웹소설 원작을 연장할 수 있을 정도로 글로벌한 슈퍼IP로 발돋움할 동력을 웹툰을 통해 확보했다. 현재 애니메이션화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웹툰 슈퍼IP로서의 가능성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필진이미지

김민태

만화평론가 및 기획자, 씨엔씨레볼루션 이사
前 한국영상대학교 만화웹툰콘텐츠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