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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OO> - 복수의 끝과 또 다른 시작

네이버웹툰에서 25년도에 연재를 시작한 <작성자OO>는 ‘2024 지상최대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성자OO>에 관한 리뷰.

2026-09-11 김성령

<작성자OO> - 복수의 끝과 또 다른 시작 


진실은 때론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살면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원인을 찾는다. 하지만, 그 원인을 찾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거나 꼭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지 않는다. 학교 폭력의 원인 66%는 별다른 이유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네이버웹툰에서 25년도에 연재를 시작한 <작성자OO>는 ‘2024 지상최대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이배·글, 반숙·그림으로, 학원물과 스릴러 장르가 결합되어 두뇌싸움에 치중된 복수극이다. 학교폭력이라는 흔한 소재 안에서 ‘가해자가 죽고 피해자에게 유산을 남긴다’는 것을 시작으로 주인공이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웹툰 <작성자OO> 대표 이미지.


어느 날 평범한 고등학교 생활을 하던 주인공 ‘지민지’는 하나의 소식을 듣게 된다. 유명한 아이돌인 ‘정하진’이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폭로글이 퍼졌다는 것. 그것도 누군가가 지민지가 쓴 것처럼 지민지의 시점으로 생생하고 구체적이게 쓴 것이다. 


네이버웹툰 <작성자OO> 1화 中


이 폭로글을 기점으로 지민지에게 정하진이 찾아온다. 정하진은 당연히 폭로글을 지민지가 쓴 줄 알고 추궁하지만, 지민지의 말에 오히려 정하진 측근이 쓴 글임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다음날, 정하진이 사망한다. 사인은 추측하기로 심적으로 힘들어했던 것에 따른 자살. 관련 뉴스가 퍼지자 지민지는 정하진의 팬들에게 심하게 시달린다. 집의 창문이 깨지질 않나, 물세례를 받지를 않나. 학교폭력의 피해자는 지민지인데, 가해자인 양 고통 받는다. 그렇게 지민지가 궁지에 몰릴 무렵, 이야기는 정하진의 장례식장에서 본격적으로 전환점을 맞는다. 정하진의 변호사가 나타나 정하진의 유언을 공개하며 분위기는 반전된다. 정하진의 엄마와 친구에게 일부 유산을 맡기고, 중학교 동창 5명에게 각 3천만 원씩, 매니저와 사장에게 1억 원씩 유증(遺贈) 그리고 나머지 모든 재산을 친구 지민지 앞으로 유증한다. 


단, 상속 대상자 중 고인의 사생활이나 사건 관련 내용을 온라인상에 폭로하거나, 그 유포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그 ‘작성자OO’의 상속권은 무효로 한다. 그리고 혹시 상속권이 무효가 된다면 그 권리는 그 사실을 ‘가장 먼저 밝혀낸 사람’에게 귀속된다. 그것이 정하진이 죽기 전에, 지민지와 대화를 하고 수정한 유언이었다. 이 유언이 밝혀지면서 지민지는 당시 자신을 괴롭혔던 정하진의 측근 5명, 그리고 같은 연습생 친구였던 박규리와 얽히게 된다. 또한, 의중을 알 수 없는 같은 학교 전교 1,2등과 계속 얽히면서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지고 1부가 끝이 난다.


네이버웹툰 <작성자OO> 8화 中


트렌드의 집합체


이 웹툰은 학교폭력, 복수극이라는 최근 몇 년간 스테디로 자리 잡은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대중에게 친숙하여 진입장벽이 낮고, 답답한 전개를 일컫는 고구마도 없어 전개가 매끄럽다.  주인공도 학교폭력의 피해자이지만, 똑똑하고 상황을 해결하려는 뚝심과 견고함이 존재한다. 자칫 어리다고 어른들에게 이용만 당할 수 있을 텐데, 영리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흔한 ‘클리셰’였던 답답하고 순종적인 피해자 타이틀이 아닌 최근 유행인 만능에 가까운 주인공의 성격을 띤다. 물론 빠른 전개와 뭐든 잘하는 주인공은 독자가 웹툰을 막힘없이 쉽게 볼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주인공의 ‘트라우마’가 단순히 정하진의 얼굴과 닮은 박규리에게만 적용된다는 점은 다소 모순적이고 평면적이지 않은가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럼에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지민지는 트라우마로 인해 정하진의 친구였던 박규리를 온전히 믿지 못하지만, 둘의 교류와 지민지의 내면적 성장을 통해 점차 가까워지는 관계가 이야기를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타 학교폭력물과의 차별점 


최근 몇 년간 유행하는 <참교육>, <더 글로리> 역시 같은 학교폭력을 다루지만, 서사의 초점은 개인의 복수에 맞춰져 있다. 반면 <작성자OO>는 3화에서 주인공을 괴롭혔던 가해자가 죽고 이야기가 전개된다. 자살인지 타살인지는 알 수 없지만, 주인공의 복수는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버린 셈이다. 애초에 주인공인 지민지는 정하진에게 복수할 생각은 없었다. 폭로글도 자신의 입장에서 쓰인 것이었지만 본인이 쓰지도 않았고, 오히려 이 판에서 발을 빼고 싶었다. 복수보단, 자신의 생활, 병실에 누워있는 엄마, 엄마의 병원비를 대기 위해 ‘알바’하는 언니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하진의 유언상속자라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 결국 자신이 직접 움직여 정하진의 죽음을 파헤치게 된다. 즉, 타 작품 속 주인공들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새로운 판을 짜고 사적 제재를 실행하는 것과 달리 <작성자OO>의 주인공은 이미 짜인 판, 그것도 자신이 원치 않았던 판 안에 갇힌 채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움직인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별점을 가진다. 복수가 아닌 생존과 진실 규명이 서사의 동력이라는 점에서, 기존 학교폭력 복수극과는 다른 결의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OO


<작성자OO>라는 작품의 제목은 정하진이 유언장에 작성한, 정하진의 학교폭력 폭로글을 작성한 사람을 뜻한다. 글의 내용은 누가 봐도 피해자였던 지민지가 쓴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지민지가 아닌 오히려 정하진과 가까운 사람이 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점에선 그 OO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고, 의심하기엔 이른 단계지만 주인공 지민지가 박규리, 기자와 주변 사람들과 함께 밝혀낼 것으로 보인다. ‘학교폭력’은 흔한 소재이지만, 가해자의 죽음을 시작으로 복수극을 이미 실현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기존 학교폭력물과는 다른 결의 긴장감과 궁금증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자료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00469.html

필진이미지

김성령

공주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부 카툰코믹스전공(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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