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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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독자를 노려라!

최근에 새롭게 등장하는 만화매체는 20~30대를 주요 공략층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사회 곳곳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이들 20~30대의 지갑은 소비욕구가 충만해 있고, 특히 문화적인 부문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매스컴을 통해 익히 얘기되고 있는 바이다.

2007-03-07 김미진

최근에 새롭게 등장하는 만화매체는 20~30대를 주요 공략층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사회 곳곳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이들 20~30대의 지갑은 소비욕구가 충만해 있고, 특히 문화적인 부문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매스컴을 통해 익히 얘기되고 있는 바이다. 때문에 이들의 시선을 다시 만화 쪽으로 향하게 만드는 것은 시장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 것이며, 활발한 재생산 구조로 갈 수 있는 것과 동일한 선상에 있음이다.


먼저 1월 15일에 오픈한 웹진 <만끽>과 3월 1일에 창간호 발행을 앞두고 있는 잡지 <팝툰>이 그렇다. <만끽>은 그 모토로 ‘청춘만화웹진’을 내세우며 20~30대 만화팬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이트 오픈 전부터 대대적인 공모전을 통해 만화계에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특히 만화계 소식을 동영상에 담아 전하는 등 독자들의 입맛에 맞는 감각적이고 차별화된 콘텐츠로 시선을 잡고자 노력중이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등에 업고 3월 1일 창간되는 <팝툰> 역시 주요 공략층은 20~30대에 위치한다. 이두호, 홍승우, 김연서, 장경섭, 이경석, 석정현, 나병재, 마인드C, 김달님, 기선 등 창간호 라인업을 살펴보면 이는 더욱 확실해진다.
무크지, 에로틱
무크지, 에로틱
1980~90년대부터 활발히 활동해오면서 경륜이 쌓인 작가들과 2000년대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작가들의 신구조화를 통해 만화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는 이들과 웹툰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감각을 두루 맞추고자 했다. 요컨대 향수든 웹 감각이든 작가들의 면면은 <팝툰>이 20~30대를 핵심 독자층으로 겨냥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2월에 발행된 한권의 무크지 역시 20~30대 만화 독자를 겨냥하고 있다. 작년 한해 무크지는 다른 해에 비해 ‘붐’이라고 할 만큼 많이 발행되었다. 힘겨워하는 잡지시장에 대한 대안이라고 얘기될 정도였는데, 이같은 흐름이 무크지 <에로틱>으로 이어졌다. 19세 미만 독자는 독서 불가라는 점이 비단 제목에서 드러나는 표면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박무직, 한혜연, 나예리, 이유정 등으로 이어지는 작가진은 <에로틱>이 우리 만화에 관심이 많은 20~30대 만화 독자들에게 손짓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2월의 시작과 함께 20~30대 만화독자들을 겨냥한 획기적인 이벤트 역시 등장했다. 만화전문웹진 코믹뱅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재중단작 부활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코믹뱅 : 연재중단작 부활 프로젝트’
코믹뱅 : 연재중단작 부활 프로젝트’
잡지폐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중단되었던 많은 작품들 가운데 특히 주목할 만한 여덟 작품을 선정, ‘이 만화의 끝장을 보고 싶다’는 제목으로 투표를 진행 중이다. <열왕대전기> <사춘기> <남성해방대작전> <퍼플하트> 등 선정된 작품들은 상당수가 1980~90년대 연재를 시작해 마지막을 보지 못한 채 중단된 작품들이어서, 현재 20~30대 만화 독자들에게 특히 애착이 가는 작품들이 많다. 코믹뱅은 ‘5천명의 염원이 모이면 부활할지도 모른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어 향후 진행상황에 귀추가 주목된다.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아이큐 점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만화전문지 시대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을 보냈던 만화 팬들은 이제 20대 말 혹은 30대 초반, 즉 흔히 이야기하는 2말 3초의시기를 지나고 있다. 조금 더 연령대를 확장시킨다면 <보물섬>을 보며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고, 고등학교와 대학시절을 <영 점프> <나인> 등과 함께 성장했던 이들은 실질적으로 우리 만화잡지의 주요한 독자가 되어 한국만화와 함께 자랐던 세대다. 반면, 최근의 만화 독자를 살펴보면 실질적으로 ‘한국 만화팬’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니까, 요즘 만화를 보는 독자들 상당수가 ‘일본 만화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 현실이다. 오프라인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 집계하는 판매순위에서 상위에 랭크되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일본만화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10대 독자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만화잡지의 80 이상이 한국만화로 채워져 있던 당시에 우리 만화를 보며 성장했던 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최근에 나타나는 노력들이 이들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