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1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 컨퍼런스센터에서는 한국문화콘텐트진흥원(이하 콘진)의 2007년도 만화ㆍ애니메이션ㆍ캐릭터 지원 사업 설명회가 열렸다. 매년 이맘때면 콘진이 각 부문별로 일 년 동안 진행할 지원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해 왔는데, 올해는 만화를 비롯한 두 부문을 합쳐서 설명회를 진행하게 된 것. 이에 따라 올해도 지원 사업을 향한 관련업체들과 작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발표된 사업계획을 살펴보면, 일단 만화분야는 작년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우선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우수만화기획 지원은 6억 원이 전체 예산으로 책정되어 있어서 만화지원에서 가장 많은 사업비가 투입되는 분야다. 크게 출판지원과 연재지원으로 나누어 진행되는데, 출판지원의 경우 ‘기획창작만화 제작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심사를 거쳐 선정된 작품에 대해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한다. 연재지원의 경우 문자 그대로 작품을 연재할 수 있도록 원고료에 대한 지원을 연재매체를 통해 진행하게 된다. 각각 12 작품, 14 작품을 지원하도록 예정되어 있어서 만화를 주요 콘텐츠로 삼는 출판사, 잡지사 혹은 만화전문 웹사이트 등과 올해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는 작가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때문에 지원을 받고자 하는 이들은 접수가 마감되는 4월19일(기획창작만화 제작지원), 5월 31일(연재지원)까지 지원에 선정될 수 있도록 철저한 기획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만화작가 창작활성화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만화전문잡지 발행 지원은 올해 3월부터 나오기 시작한 <팝툰>에 대한 지원을 가리킨다. 이 사업은 작년 9월부터 시작되어 공동사업자로 <씨네21>을 선정한 뒤, 2007년에도 계속 이어지는 사업이다.
우수만화기획 지원과 만화작가 창작활성화 지원이 모두 작가 및 만화전문매체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통해 만화창작 기반을 닦는 것이라면, 만화산업백서 발간과 우리 만화장터 개최는 만화산업과 만화문화의 토대를 닦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사업 역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속되는 것으로, 만화산업백서 발간은 만화산업의 연간 동향, 시장규모 등 만화산업 전반에 대한 각종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 조사하여 통계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우리만화장터 개최는 만화구매 확산과 국산만화 출판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준비된다.
지원 사업 설명회에서 배부한 자료집에는 이처럼 개별적인 지원 외에 더욱 중요한 항목이 눈에 띈다. 바로 ‘중장기 육성전략 보완’이 그것이다. 지난 2003년에 시작된 제 1차 만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은 올해로 마무리된다. 위에서 열거한 다양한 만화지원책들도 1차 만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을 바탕으로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때문에 1차 5개년 추진실적에 대한 평가와 함께, 그 평가를 토대로 제 2차 만화 산업육성 중장기 발전전략이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2차 만화산업육성 중장기 발전전략에 따라 향후 5년(2008~2012)간 우리 만화산업이 나아갈 지표와 만화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방향이 정해지게 된다.
당장 눈에 보이는 금전적인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만화계가 더욱 주의를 기울여 지켜봐야 할 것은 올해 12월말에 발표가 예정되어 있는 중장기 발전전략이다. 중장기 발전전략은 향후 우리 만화 발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최근 만화를 둘러싼 주위환경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특히, 작년과 올해 연이어 제작되는 만화원작 영화소식들은 만화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만화판’ 자체에서는 여전히 낙관적인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만화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외부적인 힘이 많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