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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Event

동인지란 본래 소설이나 시 등 문학 계열에서 어떤 목적을 갖고 모인 동아리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작품집을 내거나 할 때 쓰던 용어였다. 만화에 있어서도 처음에는 아마추어와 프로를 가리지 않고, 출판사 등을 거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작품을 모아서 내는 것을 말했으나 지금은 일본의 영향을 받아 상업 작품의 패러디 만화를 주로 싣는 형태로 대부분 변질되고 말았다. 일본에는 패러디나 오리지널을 가리지 않고 연간 6만 이상의 서클이 참가하여 동인지를 판매하고 60만

2001-03-01 mirugi

동인지란 무엇인가?

동인지란 본래 소설이나 시 등 문학 계열에서 어떤 목적을 갖고 모인 동아리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작품집을 내거나 할 때 쓰던 용어였다. 만화에 있어서도 처음에는 아마추어와 프로를 가리지 않고, 출판사 등을 거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작품을 모아서 내는 것을 말했으나 지금은 일본의 영향을 받아 상업 작품의 패러디 만화를 주로 싣는 형태로 대부분 변질되고 말았다. 일본에는 패러디나 오리지널을 가리지 않고 연간 6만 이상의 서클이 참가하여 동인지를 판매하고 6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입장하는 일본 최대의 행사 코믹 마켓, 통칭 코미켓이라는 대표적인 동인지 판매전이 있다. 이 코미켓은 특정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거의 모든 장르의 작품을 전부 다룰 수 있는 자유스러운 발표 공간으로서 자리잡고 있지만, 그 외에도 부분적인 소규모 동인지 판매전이 도쿄와 지방을 가리지 않고 연중 수시로 열리고 있는 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이번에 소개할 푸니켓이다.


■ ONLY 이벤트 푸니켓

푸니켓은 지난 2001년 2월 12일 (일본에서는 휴일)에 제 3회가 개최되어 233 서클이 참가한 ONLY 이벤트이다. ONLY 이벤트란 특정 장르나 특정 작품만으로 내용을 한정하여 동인지 판매전을 여는 것으로, 예를 들면 『기동전사 건담W』 ONLY 판매전이라고 하면 『기동전사 건담W』만의 동인지를 내는 판매전을 말하는 것이다.

푸니켓은 기본적으로 국내에서도 TV 방영된 애니메이션 『꼬마마녀 레미』 중심으로 소위 푸니계 작품의 패러디 동인지를 판매하는 이벤트였다. 푸니계란 푸니푸니라는 일본어 의태어에서 따온 단어로 포동포동한 어린이의 뺨을 연상하면 될 것이다. 즉 굳이 말하자면 어린 여자아이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을 푸니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정 장르라고 해도 이 정도면 상당히 마니악한 수준이다. 엄청나게 대히트한 작품도 아니고 장르 자체도 일부 팬들에게나 지지 받는 것인 데다가, 아무리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열리는 것이라고 해도 단 하루만의 이벤트에 지방 참가자가 다수 나오기는 힘든 상황일 것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2월 12일에 이벤트 회장인 도쿄 도립무역산업센터 4층에 도착했을 때, 233 서클이라는 적지 않은 부스와 많은 사람들의 모습은 낯설 수밖에 없었다. 거의 국내의 최대 규모 판매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의 인원이, 자신들이 만든 동인지를 팔고 관심 있는 동인지를 구입하는 모습은 한국과 일본 만화의 기반 차이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 씁쓸할 정도였다.

한국에서도 최근에는 ONLY 이벤트가 열리곤 하지만 아직 수적이나 양적인 면에서 일본에 비교할 바는 못된다. 거의 매주 주말마다 전국 어디에선가 ONLY 이벤트가 열리는 일본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겠고 또한 자국 만화의 패러디로 가득한 일본과 일본 만화의 패러디로 가득한 한국의 상황이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언젠가 한국 만화의 ONLY 이벤트가 이 정도 규모로 열릴 수 있는 날이 올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