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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플랫폼은 어떻게 큐레이션을 하고 있을까?

웹툰 큐레이션 구조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까요? 웹툰 큐레이션의 중요성, 구조, 활성화 방안을 알아봅시다.

2022-07-28 박세현

웹툰 플랫폼은 어떻게 큐레이션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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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산업의 중심축 웹툰 플랫폼

국내 만화웹툰산업의 규모가 12천 원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출판만화의 디지털 전환으로 탄생한 웹툰은 OTT나 드라마, 영화의 원천 콘텐츠 IP로서 고부가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웹툰의 등장은 생산/유통/향유의 구조를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콘텐츠 IP의 가치를 확대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201650개 이르던 웹툰 플랫폼은 2022년 현재 20개도 채 되지 않으며, 시장 점유율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이하 카카오)가 거의 9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네이버와 카카오라는 메이저 플랫폼에 편중 및 집중화되는 현상에서, 17,000편이 넘는 웹툰 작품수가 온전히 서비스되면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유통 시스템의 공평성을 기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한정된 모바일 디바이스의 화면에 각 플랫폼이 유통하는 모든 웹툰 작품을 노출하는 것은 기대조차 하기 힘들다. 결국 작가 중심의 창작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던 출판만화의 구조와 달리, 지금 웹툰 산업의 중심축은 웹툰 플랫폼으로 넘어왔다.

 

웹툰 수익을 올리는 추천 서비스, 큐레이션

웹툰 플랫폼은 상품 소비자뿐만 아니라, 생산자도 하나의 시장으로 정의하여 양쪽 모두에 이익을 창출하는 매개 미디어로서 양면적 시장구조를 지향할 수밖에 없다. 결국 플랫폼은 검색의 용이성, 회원들 사이의 소통, 거래의 편리함,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작용, 생산자와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웹툰 플랫폼의 수익적 순환구조를 띤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웹툰 플랫폼은 이용자의 성향, 나이, 성별, 취향, 관심사, 키워드에 따라 정보와 데이터를 시시각각 분석하여,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콘텐츠를 노출하고 전달한다. 웹툰 플랫폼의 이런 작업이 이용자의 콘텐츠 선택과 향유 패턴을 더욱 다양하게 양산할 뿐만 아니라, 반대로 이용자의 콘텐츠 선택과 향유 패턴이 플랫폼의 빅데이터 알고리즘에 의해 유도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용자의 콘텐츠에 대한 자율적 선택과 향유가 어느 정도 웹툰 플랫폼의 전략에 의도적으로 컨트롤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다양한 추천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는 웹툰 큐레이션이다. 다시 말해, 웹툰 큐레이션은 웹툰을 다양한 방식으로 수집/선별/배열하여 이용자들에게 노출, 추천하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웹툰산업은 웹툰 작가와 웹툰 제작사, 그리고 웹툰 유통사를 시작으로 웹툰 플랫폼에 이어져, 다시 웹툰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에게까지 연결되는 유통/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결국 웹툰 플랫폼의 정체성과 정책이 웹툰의 정보와 구성/배열은 물론, 이용자의 구매 의욕과 행동과 트래픽과 수익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그것이 인기작일 수도 있고,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작가일 수도 있다. 유무료 결재에 대한 이용자의 선택일 수도 있고, 카피와 배너나 오리지널 작품의 노출에 좌우될 수도 있다. 한편으론 선호 장르가 주로 포진한 웹툰 플랫폼만의 포지셔닝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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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큐레이션의 구조도

 

취향, 선별, 선호, 배열, 노출, 인기, 결재, 이벤트, 장르, 성별, 연령, 메뉴, 배너 등은 웹툰 플랫폼에서 웹툰을 추천하는 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제 웹툰 플랫폼은 더 이상 콘텐츠를 단순히 모아서 배포/유통/서비스만을 전담하고 일정 정도의 수수료를 챙기는 중개업자가 아니라, 콘텐츠의 유통/서비스를 결정하고 이용자들의 선별/취향마저도 조정할 수 있는 강력한 미디어가 되었다. 결국 웹툰 플랫폼이 웹툰 큐레이션 서비스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매출/수익 증대다.

 

웹툰 큐레이션의 구조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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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플랫폼의 홈화면


웹툰 큐레이션에 대한 연구는 기술(프로그램/인터페이스), 디자인(레이아웃/컬러), 광고 마케팅(이벤트/배너), 사회(평점/댓글/커뮤니티), 심리(이용자 감성/취향), 경영(프로듀싱/수익구조), 문화(스토리/장르/창작/에디팅/향유/팬덤), 미디어(디지털/플랫폼/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국내 웹툰 플랫폼의 큐레이션은 1)플랫폼 주도형(홈 화면의 디자인, 레이아웃, 배열, 카테고리, 요일별/월별 연재작 등), 2)이용자 참여형(기관람, 해시태그, 조회수, 평점, 댓글), 3)혼합형(기관람 연관 추천작/업데이트작, 취향/장르/메뉴 선택에 따른 추천작, 실시간 랭킹 추천작)으로 나누어져 실행되고 있다.

또한 웹툰 플랫폼마다 타깃층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연재되는 웹툰의 장르와 작품에 차별성을 두고 있었는데, 그에 따라 웹툰 플랫폼마다 큐레이션의 형태와 방식이 조금씩 달리하고 있었다. 그만큼 모든 웹툰 플랫폼이 같은 웹툰을 유통/서비스하는 것 같지만, 장르별/연령별/성별/취향별 등에 따라 다른 웹툰을 유통/서비스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에 따라 큐레이션의 전략도 웹툰 플랫폼의 정체성과 의도, 그리고 이용자 타깃층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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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플랫폼의 큐레이션 특징

 

그렇다면 현재 웹툰 플랫폼의 큐레이션을 활성화하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빅데이터 기반의 이용자 맞춤형 큐레이션 강화가 필요하다. 둘째, 이용자의 TPO( Time, Place, Occasion)와 위치 기반의 상황 맞춤형 큐레이션 강화가 필요하다. 셋째, 감성적 주제 컬렉션과 유머 표현 큐레이션 강화가 필요하다. 넷째, 감성 주제 컬렉션에서 이용자가 큐레이터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째, 홈 화면 배열과 디자인 선택에 이용자가 직접 참여/선택할 수 있는 큐레이션이 필요하다. 여섯째, 무빙툰과 동영상 미리보기 등 몰아보기와 이어보기를 유도하는 시청각적인 이미지 큐레이션이 필요하다. 필자가 제안하는 방안 외에도 방안은 더 많이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웹툰 플랫폼의 큐레이션이 활성화되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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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현

만화평론가
팬덤북스 대표,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前 만화문화연구소엇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