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PD 역할과 비전
웹툰 산업이 확장되고 글로벌 시장이 확대되면서, 가면 갈수록 웹툰PD의 역할과 비중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웹툰 산업의 발전과 웹툰PD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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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산업의 핵심, 웹툰PD
최근 웹툰 시장이 커지고 웹툰이 트랜스미디어의 원천 콘텐츠로 자리 잡으면서 미디어 시장과 독자들로부터 한층 더 높은 수준의 웹툰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웹툰 제작도 기획, 스토리, 콘티, 배경, 캐릭터, 배경 등으로 분업화가 되고 있다. 이는 예전 작가 중심의 분업화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분업화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개념 차이는 기존에는 작가 중심의 분업화로 메인 작가의 일부분을 타인에게(문하생) 넘겨서 그림을 그리게 하는 부분 외주 형태였다면, 지금의 분업화는 메인 작가가 없이 각 파트별 책임제로 각자 진행하는 ‘전문화’가 기본 개념이라는 점이다. (아직 만화계에서 이를 기존 작가 중심의 분업화로 이해하고 있으며 ‘공장형’이라고 잘못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렇게 전문화로 분업화된 제작 시스템이 진행되면서 새로 추가된 직종이 하나 있는데 그 부분이 바로 ‘웹툰PD’다. 웹툰PD의 업무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웹툰 타이틀 제작을 위한 시장분석에 의한 고객층 발굴, 콘셉트 설정, 주요 주제 및 캐릭터 설정, 작가 확보 및 일정, 예산 관리 등 제작과 관련된 사항이고, 또 다른 하나는 웹툰 타이틀의 매출, 유통, 수출, 마케팅, OTT 등 매출 관리 등까지 포함되는 부분이다. 웹툰 제작 회사는 제작과 관련된 전문 웹툰PD를 고용하고 플랫폼 회사는 관리 및 운영, 마케팅을 담당하는 웹툰PD를 고용하게 된다. 하지만 필자가 이 글에서 말하고 하는 웹툰PD는 작품 제작을 하기 위한 기획서를 만드는 웹툰PD를 뜻한다.
이는 최근 웹툰 업계에 대규모 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웹툰에 의한 기대 매출이 커지면서 웹툰 제작비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 그 결과 웹툰 제작의 초기 단계인 기획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이에 따라 웹툰 제작이 전문화되면서 제작을 담당하는 웹툰PD의 업무 영역 역시 기획과 진행, 두 가지로 분화되고 있다. 첫 번째는 제작을 위한 기초 기획을 하고 콘텐츠에 대한 방향성을 설정하는 기획 부분 업무이다. 두 번째는 분업화된 웹툰 제작에 적게는 3명에서 많게는 6명이 참여하게 되는데 작가 섭외 및 각 분야별 작가들의 퀄리티, 제작 일정, 작가 간 의견 조율을 담당하는 제작 진행 업무이다. 특히 모든 콘텐츠의 성공여부는 디테일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와 이해가 필수적이며 그만큼 웹툰PD 역시 전문화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많은 공정이 이루어짐에 따라 제작 과정에서 돌발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로 한다. 이는 사실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야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아직 웹툰PD란 직업이 활성화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력이 있는 웹툰PD가 많지 않아, 현재는 전체적으로 웹툰PD의 활용도와 역할이 한정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경험이 쌓이게 되면 웹툰PD의 역할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또한 갈수록 제작비가 올라가고 요구되는 기대 수익이 커지면, 상업적으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전문 웹툰PD가 웹툰 산업화의 핵심 인력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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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IP의 시작 웹툰PD
앞서 소개했듯이 웹툰PD 주요 역할은 콘텐츠 기획 즉, IP기획 능력이다. 현재 콘텐츠 시장은 만들어진 웹툰이 드라마, 영화 등 OTT콘텐츠로 확대되는 순서이지만, 이미 영상에서 웹툰으로, 웹툰에서 웹소설이나 애니메이션으로 등으로 더 복잡하고 다양하게 진화되고 있다. 또한 웹툰이 국내시장에서 해외시장으로 확대됨에 따라 해외 진출까지 고려한 더 큰 그림으로 기획이 될 수밖에 없고, 이 웹툰 IP는 곧 슈퍼IP로 자리 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바로 그런 웹툰이 시작되는 웹툰 기획의 역할을 웹툰PD가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이미 산업화로 정착이 된 분야인 K-movie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 분야도 기획자(감독)를 중심으로 시장 분석과 타깃 설정을 하고, 세계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기획과 이를 바탕으로 PD(중심의)와 제작진을 구성하고 제작을 진행한다. 제작 진행은 카메라, 조명, 오디오, 섭외, 편집 등(영상분야) 각 파트별로 철저히 책임을 지게 되고, PD가 전체 현장을 지휘하고 조율하며 제작을 진행한다. 이렇게 산업화가 되면서 제작 시스템이 바뀌는 건 K-pop 분야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능력 있는 싱어송라이터나 대학가요제 등을 통한 아마추어 뮤지션이 탄생할 수 있었지만, 산업화가 되고 고도화가 되면서 기획사를 중심으로 시장을 선정하고 이에 맞춰 뮤지션, 작곡, 작사, 연주, 안무, 연기, 의상 등에 이르기까지 가수 한명을 만들기 위해 파트별 전문 담당자들이 참여한다. 이를 통하여 최고의 퀄리티를 뽑아 내고 시장에 나와 글로벌 팬덤을 만들고 있으며 이를 전체적으로 주도하고 진행하는 것이 제작 PD인 것이다.
웹툰계도 그런 협업 체계로 이미 진화하고 있으며 이는 곧 웹툰계에서도 봉준호 감독이나 방시혁 대표와 같이 세계를 주름잡는 대형 기획자가 나오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선 웹툰PD에게 기획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교육과 제작 기회가 많이 주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 부분이 취약한 상태이다. 매출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투자금이 웹툰계에 들어오면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는데,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투자 회수가 확실히 ‘검증된 것만’ 진행하려고 한다. 안전한 장르만 취급하다 보니 다양한 장르 개발이 힘들어지고 오히려 시장의 한계가 보이는 소수의 장르에만 집중되고 있다. 웹툰 시장이 더 커지고 산업화가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계속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을 분석하고 발굴할 수 있는 웹툰 기획이 활발히 진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웹툰을 많이 보지 않지만 실제 만화에 익숙한 세대인 4050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웹툰 기획이 되고 있지 못하거나, 스포츠·어드벤처·코믹 등 독자들이 존재하지만 비인기 장르라는 이유로 개발되지 못하거나, 해외에서는 인기가 많은 장르가 제작되지 못하고 있거나, 노블코믹스 작업 진행 시 웹툰에 맞는 기획과 각색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제한이 많이 있다거나 하는 것들이 그 단적인 예이다.
웹툰을 산업화하고 글로벌 콘텐츠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과감한 장르 개발을 위한 투자가 진행되어야 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현장에 있는 웹툰PD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OTT 분야에서 오징어게임, 미나리, 기생충 같은 콘텐츠들이 기획자에 의해 시작됐듯이, 웹툰계에서도 슈퍼IP를 제작할 수 있는 웹툰기획PD를 더욱 성장시켜야 한다.
양적·질적으로 아직은 부족한 웹툰PD
웹툰 시장이 커지고 산업화되어 감에 따라 웹툰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수많은 웹툰 업체들이 생겨나고 대규모 투자금이 웹툰 업계에 유입됨에 따라 수많은 타이틀이 제작되어야 하는 것이 최근 웹툰 업계의 상황이다. 이를 진행하기 위해선 웹툰PD를 필요로 하고 있는데, 웹툰 산업이 성장된 건 최근 몇 년 사이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력이 있는 웹툰PD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신입 웹툰PD를 충원하더라도 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경력PD가 필요하나 경력 3년 이상의 웹툰PD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최근엔 경력이 채 1년 남짓도 안 되는 웹툰PD를 스카우트해 가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경력이 부족한 웹툰PD들이 주요 직책을 맡으며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며 이는 곧 웹툰PD의 질적 저하로 이어지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만으로도 전문적으로 웹툰PD를 육성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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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웹툰PD 교육은 (사)한국웹툰산업협회가(이하 웹산협) 주최하고 토리컴즈(주)에서 주관하는 웹툰PD아카데미에서만 이루어진다. 현재 커리큘럼은 당장 취업했을 때 실무를 진행하는 데에 있어 꼭 필요한 실무 부분 위주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산업계에서 인력난을 빨리 해소하기 위함과 비용에 대한 부분 등으로 교육 기간과 내용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여건과 상황이 가능하다면 기획 능력 향상을 위한 부분, 웹소설이나 영상 등에 관련된 콘텐츠 부분, 연출과 소통을 위한 제작 부분에 대한 교육이 더 확충되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웹툰PD 교육이 웹산협에서만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웹툰PD의 역할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 최근 2~3년 밖에 되지 않았고 아직까지 웹툰PD라는 개념 자체가 정확하게 확립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대학에서는 아직 이 수업을 진행시킬 만한 학문적 준비가 안 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웹산협에서 실무 중심의 인력을 교육해 현장에 내보내는 방식의 웹툰PD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서 유사 교육 기관이 생기고 산업 인력 수급이 안정되면, 웹툰PD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재교육 내용으로 커리큘럼이 전환되어야 한다.
필자가 최근에 안타까워하는 일 중 하나가 노블코믹스의 확대이다. 이는 웹툰이 IP의 원천이 되지 못하고 경유지 역할만 하게 된 것인데, 시각화를 통하여 쉽게 몰입이 가능한 웹툰만의 장점을 되살려 웹툰이 슈퍼IP의 원천 콘텐츠로서 위상을 다시 갖추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웹툰을 슈퍼IP 원천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획 역량을 갖춘 훌륭한 웹툰PD들이 육성되고 배출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