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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웹툰의 결제 모델에 관하여

지금의 결제 모델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사용자를 둘러싼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사용자를 편리하게 만들어야

2020-12-22 김민오



지금의 결제 모델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사용자를 둘러싼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사용자를 편리하게 만들어야



웹툰 서비스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결제 모델은 쿠키, 캐시, 코인 등 서비스 화폐를 구매한 후 이를 사용해 작품의 에피소드를 열람하는 방식입니다. 대부분의 웹툰 플랫폼에서 오랜 기간 표준처럼 사용하다 보니 이런 모델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유 없이 태어난 서비스는 없습니다. 오늘은 서비스 화폐를 통한 작품 에피소드 열람 방식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유료 웹툰 서비스에서 서비스 화폐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웹툰 유료화가 본격적으로 이슈화된 것은 2012년 다음 웹툰이 일부 완결 만화에 한해서 유료화를 적용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이전에도 웹툰을 포함한 디지털 만화를 유료로 판매했던 시도는 있었지만 그 결제 과정은 간편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원인들이 있었습니다.

1. 당시 웹툰 서비스 설계의 중심 기기는 모바일이 아닌 데스크톱이었다.
2. 네이버 페이, 카카오 페이 같은 간편 결제 방식이 없었다.
3. 다양한 결제 옵션으로 에피소드를 하나하나를 직접 결제해야 했다.
4. 휴대폰 통신비로 결제하려면 통신사 선택, 통신사 인증 번호, 내 이름, 생일 등의 많은 개인 정보를 입력해야 했다.
5. 신용카드로 결제하려면 신용카드 번호, cvv 번호 입력, 비밀번호 입력 등 많은 정보를 입력해야 했다.
6. 무통장 입금은... 이하 생략합니다.

△ 2015년 다음웹툰에서 가능했던 결제방법들

위처럼 에피소드 하나를 결제하려면 최소 3분 이상은 걸리는 불편한 환경이었습니다. 100회의 에피소드를 가진 웹툰의 경우, 사용자들은 에피소드 하나를 결제할 때마다 큰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작품에 대한 몰입이 끊겼을 것입니다.

하지만 2013년 레진코믹스(現 레진)가 코인이라고 불리는 서비스 화폐를 개발하였고 결제 과정을 간소화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사용자가 돈을 주고 결제하는 대상을 에피소드가 아닌 에피소드 열람에 필요한 사이버 화폐로 바꾸면서 사용자가 작품을 소유하는 단계가 줄어든 것이죠. 예를 들어 이전까지는 100개의 에피소드를 감상하기 위해 100번의 결제를 해야 했다면, 사이버 화폐가 탄생한 이후에는 100개의 에피소드를 볼 수 있을 만큼의 화폐를 1번만 결제하면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는 작품에 몰입한 사용자들이 방해받지 않으면서 다음 화를 유료로 감상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었습니다. 이후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웹툰 서비스 설계의 중심이 모바일 앱으로 넘어갔고, 네이버 페이 혹은 카카오 페이 등의 간편 결제 시스템이 생기면서 코인을 구매하는 과정까지 매우 편리해졌습니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코인 시스템의 탄생 이야기입니다.

△ 2013년 레진코믹스의 서비스 화폐 코인 - 이미지 출처: 슬로우 뉴스


웹툰 결제 모델 현황
최초의 웹툰 서비스 화폐가 탄생한 지 7년이 지난 지금은 기술이 더 발전하여 사용자들이 결제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함도 더욱 줄어들고 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웹툰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결제 모델에는 다음과 같은 방식들이 존재합니다.

서비스 화폐 월 정기구독
사용자가 선택한 서비스 화폐를 매월 자동으로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지정된 날짜에 화폐가 자동으로 결제되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화폐 구매 페이지로 이동, 화폐 상품 선택, 결제 비밀번호 입력 등의 단계가 사라져서 결제가 더 간편해졌습니다. 게다가 월 정기구독을 할 경우 대부분의 플랫폼에서는 같은 화폐 상품이라도 단품으로 구매할 때 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합니다. 사용자들은 구독 결제 방식의 혜택이 체감되지 않으면 구독을 잘 안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화폐 단품 구매보다 간편해진 방식으로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 레진코믹스의 월 정기구독


에피소드 자동열람
사용자가 작품을 감상하는 중에 다음 에피소드가 자동으로 열람되는 방식입니다. 다음 에피소드를 코인을 통해 열람할 것인지 확인하는 과정 없이 말이죠. 일반적으로는 사용자가 작품 감상 중 다음 에피소드를 열람하기 직전에 해당 에피소드를 코인을 통해 열람할 것인지 확인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여기서 아주 잠시지만 작품의 몰입감이 끊기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미리 자동열람을 설정해놓으면 이런 불편함마저 사라집니다. 이를 통해서 사용자는 작품의 몰입감을 유지한 채로 원하는 만큼 작품을 즐길 수 있습니다.
△ 다음웹툰의 에피소드 자동열람

광고로 화폐 얻기
사용자가 광고 영상을 시청하거나, 광고 플랫폼이 제공하는 미션을 달성하면 서비스 화폐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화폐를 구매하는 것보다 불편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1~2단계 정도만 거치면 결제할 수 있는 화폐에 비해서, 광고로 화폐를 얻는 것은 영상을 시청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하거나,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한 뒤 추가적인 조건을 달성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화폐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신규 사용자들에게는 돈을 지불하지 않고 서비스 화폐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경험을 제공합니다.

△ 카카오페이지의 광고로 화폐 얻기


웹툰 결제 모델을 개선할 때 살펴봐야 할 사항
지금까지 웹툰 서비스에서 서비스 화폐를 통한 결제 모델이 어떤 맥락에서 탄생했고, 현재는 어떤 결제 방식들이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웹툰 서비스의 결제 방식을 개선할 때 살펴봐야 할 점들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사용자들이 웹툰 서비스를 사용하는 주 기기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두 번째, 카카오 페이, 네이버 페이, 페이팔 등 간편 결제 환경에서 변화는 없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세 번째, 사용자가 웹툰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더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용자들의 작품 감상하는 패턴에 변화가 없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용자의 결제 과정을 둘러싼 환경은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결제가 가능했던 시대를 넘어 지문이나 얼굴 인식 등을 통해서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 생겨났고, 더 나아가 블록체인을 통한 결제 방식도 꾸준히 개발 중에 있습니다. 게다가 웹툰을 유료로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많아지는 등 웹툰 서비스 사용자들을 둘러싼 환경은 현재 진행형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웹툰 서비스 내에서 사이버 화폐를 사용하는 것이 사용성에 좋은 건지 고민하게 되는 시점도 오지 않을까요? 이런 식으로 사용자를 둘러싼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사용자를 편리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따라온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웹툰의 즐거움을 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런 미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자료
- 송요셉. (2012). 웹툰의 현황 및 특성과 웹툰 기반 OSMU 활성화 방안(2012-09호, 통권 57호).한국콘텐츠진흥원.
- 아시아경제 [웹사이트] (2016년 12월 17일) URL: https://www.asiae.co.kr/article/2016121514353819094&mobile=Y
- 아시아경제 [웹사이트] (2016년 3월 29일) URL: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6031714283214690
- 비즈니스포스트 [웹사이트] (2014년 8월 14일) URL: http://www.businesspost.co.kr/BP?command=mobile_view&num=3743
- 씨네21 [웹사이트] (2014년 7월 24일) URL: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77476
- 슬로우뉴스 [웹사이트] (2013년 6월 10일) URL: http://slownews.kr/11108
- 서울신문 [웹사이트] (2012년 7월 14일) URL: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20716018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