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8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30분이라는 황금시간대에 편성되어, 매주 5의 시청률로 애니메이션 방송 중 10위권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 『장금이의 꿈』이, 드디어 오는 2006년 8월 23일 일본에서 DVD가 출시된다고 한다. 드라마 『대장금』의 DVD를 출시했던 업체를 통해 총 7장으로 발매될 예정이라는데, TV 방송에 이어 DVD 판매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바이다. 더불어 『장금이의 꿈』은 한국 애니메이션으로서는 드물게 애니메이션의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 CD가 지난 2006년 3월 17일 (주)도레미미디어를 통해 발매되었는데, 역시 일본에서도 일본판 OST CD가 2006년 5월 31일에 출시되었다.
이번 『장금이의 꿈』 DVD와 CD의 일본 출시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지금까지 일본에서 발매된 한국 애니메이션 작품의 DVD와 CD를 망라해보는 기회를 가져보고자 한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을 컬렉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만화와 관련자료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로는 그럭저럭 이름이 알려진 편이지만, 보유한 작품 대부분은 단순히 필자가 좋아서, 읽고 싶어서 구매한 것이 모이다 보니까 양이 많아졌을 뿐 특별히 처음부터 소장 목적으로 수집, 혹은 컬렉션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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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데이즈』일본판 |
그렇지만, 몇몇 분야에 대해서는 각별히 신경을 써서 컬렉션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해외에서 출시된 한국 애니메이션 소프트 수집인데, 해외 출시된 한국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영상 및 음반소프트에 대해서는 되도록 많이 컬렉션하고자 일부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일본에서는 의외로 많은 수의 한국 작품 관련 DVD와 CD가 발매되어 있는데, 필자가 지금까지 수집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일본에서 출시된 한국 애니메이션 소프트를 나열해보도록 하겠다.
DVD로는, 한국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가 출시되어 있다. 특히 이 『원더풀 데이즈』는 2004년 일본에서 개봉된 후 2005년에 DVD로 출시되었다. 일본 개봉 당시 배급을 『신세기 에반겔리온』으로 유명한 가이낙스(GAINAX)가 맡아 화제를 모았다. 특히 가이낙스의 배급 작품으로는 이 작품이 첫 번째였고, 게다가 가이낙스 20주년 기념작이라는 광고문구까지 달고 개봉되었던 것이다. DVD 표지에도, 제목 위에 「A GAINAX 20-YEAR ANNIVERSARY CELEBRATION FILM RELEASE」라는 영문이 기재되어 있다.

한일 합작 작품으로 알려진 『RUN=DIM(런딤)』과 『가이스터즈』도 일본에서 DVD와 OST 및 주제가 CD가 출시되어 있다. 『RUN=DIM(런딤)』은 일본에서 2001년 4월부터 6월까지 전 13화로 방영된 TV애니메이션이다. DVD는 2001년 7월부터 총 4장으로 출시되었다. 일본판의 주제가는 오프닝 「Legend」(노래 LEGOLGEL)와 엔딩 「Heaven Knows」(노래 미즈키 나나)라는 곡이었는데, 두 곡 모두 맥시싱글
{*주1}이 발매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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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DIM(런딤)』 일본판 주제가 싱글 CD. 좌측-엔딩곡「Heaven Knows」(노래:미즈키나나), 우측-오프닝곡「Legend」(노래:LEGOLGEL). |
『RUN=DIM(런딤)』은 별도로 OST CD도 발매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오프닝과 엔딩 주제가에 더불어 작품 내에 삽입곡으로 사용된 「Runn Dimn Dong Dang」(CHA,HO-SOK & MIKI)이란 곡이 추가되어 있다. 이 곡은 보다시피 작품 제목인 런딤과 영어의 딩동댕이란 단어를 합친 타이틀로서, 한국인 남성보컬
차호석과 일본인 여성보컬 MIKI가 함께 불렀다.
{*주1 - CD싱글에는 보통 두 가지의 규격이 사용된다. 8cm 크기의 CD SINGLE 규격과, 보통 CD와 같은 크기인 12cm의 CD AUDIO MAXI-SINGLE 규격이다. 8cm의 CD SINGLE 규격은 1988년 처음 등장한 이래 미국과 일본에서 싱글CD를 발매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8cm CD보다 12cm의 CD AUDIO MAXI-SINGLE 규격이 더 인기를 끌어, 1990년대 이후 8cm CD는 주로 일본에서만 발매되는 CD의 형태가 되었다. 이 8cm CD SINGLE 규격은 초기에 EP 레코드용 진열장을 유용해서 진열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고안되었으나, 차츰 레코드 판매점의 주력이 CD로 옮겨가면서 CD전용 진열장이 늘어나게 되어 반대로 8cm CD는 진열하기 불편해졌다. 또한 곡 수록 분량이 제한적인 8cm CD로는 여러 가지 불편한 점도 많아, 2000년을 기준으로 일본의 싱글CD의 형태도 12cm의 맥시싱글 규격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참조:Wikipedia>}  |
▲『원더풀 데이즈』 일본판 |
이 앨범에는 『RUN=DIM(런딤)』의 음악을 맡은 일본인 스태프이자 「Runn Dimn Dong Dang」의 작곡자이기도 한 하이시마 쿠니아키
{*주2}의 글이 들어 있는데, 이런 내용이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처음으로 『RUN=DIM』의 CG를 접했다. 침수된 도시와 우주로 진출한 일본과 한국이 싸우고 있는 내용이었다. 대체 뭐지? 이 스토리는? 나는 이것이 무슨 내용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이 왠지 모르게 대뇌피질을 전해와 마음을 흔드는 느낌이 있었다. 그로부터 1년. 『RUN=DIM』 작업을 하는 데에 있어서 그때 느낀 사랑이라는 감정을 삽입곡에 집어넣었다. 「Runn Dimn Dong Dang」이 그것이다. (중략) 한국에서 18세의 CHA, HO-SOK군, 일본에서는 20세의 아가씨 MIKI의 듀오가 탄생한 것이다. (하략)"
{*주2 - 하이시마 쿠니아키는 『RUN=DIM(런딤)』 이외에 도 『마스터 키튼』, 『스프리건』 등의 애니메이션에서 음악을 담당.} 『RUN=DIM(런딤)』은 한일 합작의 애니메이션인데, 당초에는 작중에서 한국과 일본이 적대하는 세력으로 등장한다는 설정이었다는 점이 독특하다. 결국 실제 방영 시에는 적대 세력의 이름을 바꾸어 방영했지만, 이런 기획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자체가 오히려 한일 양국의 평범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당초의 『RUN=DIM(런딤)』에서는 주인공 팀이 한국측, 적대 세력이 일본측이어서 아무래도 문제가 있었으나, 그런 단순한 선악 관계가 아니라 보다 깊이 있는 고민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RUN=DIM(런딤)』 공식 사이트: (일본 방영판)
http://www.tv-tokyo.co.jp/run/dim.html)
이상, 최신작 『장금이의 꿈』을 필두로 『원더풀 데이즈』『RUN=DIM(런딤)』 등의 주로 2000년 이후의 작품에 대해 일본에서의 DVD 및 CD 출시 정보를 정리해보았다. 다음 번 기사에서는 이번에 다루지 못한 작품을 위주로 몇 작품 더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본문에 실린 이미지는 전부 필자 본인의 소장품을 촬영한 것으로서, 보도 목적의 인용에 해당하므로 유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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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vol. 40호
글 선정우[mirugi.com]
(만화칼럼니스트, 만화기획사 코믹팝 엔터테인먼트 대표)
2006년 6월 vol. 40호
글 선정우[mirugi.com]
(만화칼럼니스트, 만화기획사 코믹팝 엔터테인먼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