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초기화
글자확대
글자축소

만화 매니지먼트의 현재 ― 작가 관리에서 만화 글로벌화까지

2016-05-30 백은지

최근 웹툰을 필두로 한 만화 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더불어 작가와 작품 매니지먼트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 디지털만화규장각의 스페셜(커버스토리)에서는 <만화 매니지먼트>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만화 매니지먼트의 현재, 과거 그리고 해외 사례를 다뤄볼 이번 스페셜 기사 중에서 그 첫 번째로 현재 작가와 작품 매니지먼트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본다. 활발히 만화 매니지먼트 사업을 계속해 나가고 있는 누룩미디어, 재담미디어를 백은지 필진과 함께 만나보자. <편집자 주>


[인터뷰①] 작가 우선주의 - 누룩미디어 이지은 총괄PD

Q. 2009년에 설립된 누룩미디어는 만화전문 매니지먼트 회사로는 비교적 초창기에 설립되었는데요. 그동안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나요?
A. 초창기 누룩미디어의 미션은 아무래도 만화작품과 만화작가에 대한 인정 및 처우 향상, 저작권자이자 원작자로서의 보호와 그에 합당한 가치 평가를 이끌어내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만화 시장과 작가에 대한 처우가 열악했던 그 때부터 현장에서 다져온 경험들이 있었기에 한국 웹툰 시장이 활성화 된 지금 저희는 훨씬 안정적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현재의 어려운 점이라면 근래 만화 시장의 변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점이랄까요? 이제 좀 적응할 만하면 새로운 형태의 사업 모델과 계약이 생기고 그렇게 또 환경이 변하거든요. 변화무쌍한 시장에서도 중심을 잘 잡고 휘둘리지 않도록 유지하는 점이 어려운 것 같아요.
Q. 룩미디어의 업무 영역과 수익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A. 룩의 업무 형태와 그에 따른 수익구조는 크게 국내외 출판, 연재, 캐릭터 라이선스·광고(브랜드웹툰, TV·온·오프라인 광고, 상품화, 이모티콘 등), 판권(영상화, 공연화, 게임화, 소설화 등) 그 외 협력 업무(저작권 관리, 인터뷰, 강연, 전시 등)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진행 건의 성격에 따라, 작가님과 맺었던 매니지먼트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10~30%의 수수료로 진행이 되고 있고요. ? 누룩미디어는 작가님께서 작품에 온전히 집중하실 수 있도록 작품 외 관련한 모든 비즈니스를 대행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업무 안에는 공정한 계약 체결, 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 저작권자, 원작자로서의 보호 등이 있는 것이죠.?
Q. 매니지먼트 계약 형태를 알 수 있을까요?
A. 저희는 크게 작가 계약과 작품 계약으로 나뉩니다. 작가 계약은 작가님 작품 전체, 그리고 작가님 개인에 대한 모든 매니지먼트이구요. 작품 계약은 해당 작품에 대한 한정적 매니지먼트입니다. 선택은 물론 작가님께서 하실 수 있고요.?
매니지먼트 계약 해지 역시도 작가님께서 원하시면 남은 계약 기간에 상관없이 동의 드리고 있습니다. 누룩미디어는 아시다시피 윤태호, 강풀 작가님을 필두로 만화작가님들께서 직접 만드신 회사이기 때문에 작가님께서 원치 않으시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회사의 기본 방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저희와 하신 계약으로 작가님께서 불편하실 일은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계약 역시도 기본적으로는 독점 계약이지만 작가님께서 원하시면 원하시는 계약은 따로 진행 하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계약금을 드리는 형태로 전속 매니지먼트 계약이 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작가님들께도 선택권을 드리고 있어요. 작가님께서 누룩미디어와 함께 하고자 하시는 건이 있으면 함께 하는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Q. 누룩미디어 홈페이지를 보면 36명의 작가들이 소속되어 있는데요. 현재 몇 명의 담당자가 작가들을 관리하고 있나요?
A. 실제 관리하는 작가님은 약 40여분이에요. 특정 이슈 때 저희가 제안을 드려서 건 건으로 계약하시고 진행하시는 작가님도 계시고 저희와 계약은 하셨지만 작가님께서 노출을 원치 않으셔서 프로필이 홈페이지에 올라가있지 않으신 작가님들도 있으시거든요. 직원은 대표님을 제외하고 총 5명으로 그 중에서 작가 관리는 4명, 1명은 회사 운영을 담당합니다. 담당자는 업무별로 나뉩니다. 처음에는 담당자 별로 작가님을 나누어 관리했는데 보시다시피 업무의 영역이 다양해서요. 한 사람이 모든 영역의 업무를 다 잘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담당자의 경력과 재능에 따라 파트를 나누어 관리하고 있습니다.
Q. 그럼, 작가관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A. 누룩미디어에서 진행되는 일은 모두 각 진행 건에 해당되시는 작가님의 동의와 컨펌으로 진행됩니다. 즉, 작가님을 배제하고 회사 차원에서 결정되고 진행되는 일은 없다고 보시면 되세요. 저희의 비즈니스는 각 작가님의 작품 혹은 작가님 개인과 관련한 건이기 때문에 진행 전 의사 결정권, 조건, 계약서, 수수료 등 모두 투명하게 오픈하고 작가님 동의하에 진행하구요. 계약이 체결되면 작가님께 날인이 완료된 최종 계약서도 반드시 공유 드립니다. 작가님께서 모르시는 계약이 없도록 말이죠.
Q. 몇몇 에이전시나 매니지먼트사의 경우에 대형 작가들만 적극적으로 관리를 하고, 신인 작가나 지명도가 낮은 작가는 소홀히 관리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간혹 들리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그렇게 오해하실 수 있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저희는 모든 작가님들과 똑같이 일하고 똑같은 공을 들이지만 보이는 것은 그렇지 않을 수 있거든요. 예를 들면 평균적으로 작가님 당 월에 1~2건의 제안이 들어온다고 하면 유명 작가님은 10건 이상 제안이 들어온다고 보시면 되요. 제안 건수가 많다보니까 성사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이름이 알려지신 작가님들은 이슈가 조금 더 되고 하다 보니 그렇게 보일 수 있겠지만 일을 하는 직원들의 마음가짐은 그렇지 않아요. 한분이라도 더 좋은 계약 하실 수 있도록 애쓰지만 클라이언트들을 설득하는데 있어 저희도 어느 부분 한계가 있다 보니 그럴 때마다 저희도 속상합니다.
Q. 작가 영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저희에게 먼저 제안을 주시는 작가님도 있으시고, 저희가 작가님께 먼저 연락드리는 경우도 있고요. 소개 받는 경우도 있어요. 다만 보시다시피 규모가 소박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작가님들을 매니지먼트 할 수가 없어 새로운 작가님을 영입하는데 늘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만 누룩미디어는 늘 열려있습니다.(웃음)?
Q. 말씀을 들어보면, 누룩미디어는 다른 곳에 비해 작가 중심이라는 느낌이 강해요. 작가가 주주이기 때문에 장점이나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A. 저는 장점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해요. 누룩미디어는 만화 작가님들께서 직접 만드신 만화 전문 매니지먼트사이니까요. 윤태호 대표님을 비롯하여 강풀, 주호민, 이호준 작가님 등 이사님들이 모두 만화가이시기 때문에 만화 창작에 대한 존중과 이해, 배려가 많아요. 창작자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시니까요. 회의를 하다보면 ‘이 일은 작가의 입장에서는 이런 지점에서 불편할 것 같아. 좋을 것 같아.‘ 그런 의견을 주세요. 큰 도움이 되죠.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대표님과 이사님들이 선구자 역할을 해주신다는 거예요. 만화계에서 의미 있는 위치에 계시기 때문에 늘 조금 더 좋은 환경과 조건을 가질 수 있도록 애써주세요. 저희도 그런 경험을 함께 하면서 다른 작가님들께도 이전보다 더 나은, 더욱 유리한 조건을 적용하실 수 있도록 할 수 있죠.
어려운 점이요? 어려운 점까지는 아니지만 저희는 철저하게 작가님을 알리고 작가님의 브랜드를 알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회사에서 한 일들이 보도 자료를 통해서든 겉으로는 잘 티가 나지 않아요. 예를 들어 윤태호 작가님의 ‘미생’의 경우 관련한 모든 비즈니스- 출판, 연재, 국내외 영상화, 상품화, 관련 광고 등 모든 영역에서 저희가 일을 해오고 있지만 누룩미디어가 무엇을 했다. 어떤 계약을 체결했다. 그렇게 보도하지 않거든요. 저희는 철저하게 작가님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Q. 현재 20~30개의 만화사이트에서 웹툰을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플랫폼의 증가는 매니지먼트사 입장에서는 호재로 보이지만, 상위 10여 개의 플랫폼 외에는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플랫폼의 수가 증가함으로 해서 더 많은 작가님들께 기회가 생기고 경쟁을 통해 더 좋은 조건과 환경이 갖추어진다면 좋죠. 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에요. 다양한 계약들이 생겨나는데 그 모든 계약이 공정하리라는 보장은 없고요. 매니지먼트사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작가님들께는 불리한 일들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거든요. 그리고 플랫폼이 늘어난 만큼, 비례하여 좋은 작품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만화를 상업적으로만 보는 시선도 문제라고 생각해요. 예술성 외에 대중성과 상업성과 물론 필요하지만 요즘은 상업적인 것의 경계가 너무도 극명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 씁쓸합니다. 단순히 만화가 돈이 된다는 논리 말고 의미 있는 성취를 함께 할 수 있는 시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걸 시장이 창작자들의 환경을 어느 정도 받혀주지 않고 창작자에게만 의미와 의무를 부여하며 강요해서는 안 되죠. 마땅히 상업적이지만 다양한 작품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어느 정도는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대형 포털사이트까지 만화 에이전시와 매니지먼트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연재 매체를 가지고 있다 보면, 외부에서 계속 제안이 들어오기 때문에 포털 사이트가(에이전시나 매니지먼트) 사업에 뛰어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추세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희가 그렇다고 세상 모든 작가님들의 매니지먼트를 할 수 있는 여력은 되지 않으니까요. 저희 사업 영역이라고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상생하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것 역시 작가님들께 기회가 되신다면 좋다고 생각해요. 포털은 포털만의 장점이 있고, 저희는 저희만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저희는 그래도 나름 소수정예이기 때문에(웃음) 조금 더 집중 케어가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피드백이나 진행 속도가 빠르겠죠. 이미 다양한 계약 형태를 경험한 노하우도 많고요.
Q. 웹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만화 에이전시와 매니지먼트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와 함께 에이전시와 매니지먼트사가 계속 생겨나고 있고, 최근에는 드라마 제작부터 자체 플랫폼 운영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데요. 마지막으로 누룩미디어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A. 사실 플랫폼에 대한 제안은 많아요. 투자에 대한 제안도 많고요. 하지만 저희는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 순수하게 작가 매니지먼트 역할에 집중하려고 해요. 자체 플랫폼을 만들 계획도 없어요. 작가님들께서 모두 인연이 있는 연재처가 있으신데 누룩미디어와 함께하신다는 이유만으로 그 관계를 깨면서 무리하게 작가님들을 동원하길 원치 않거든요. 사업 확장 역시 그렇습니다. 저희가 가진 건 콘텐츠이고 작가님들이신데 채우기 위해서 혹여 라도 작가님들께 무리한 요구를 하길 원치 않거든요. 앞으로도 누룩미디어는 매니지먼트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물론 새로운 시도를 할 계획은 있어요. 하지만 진행 하더라도 누룩미디어는 지금처럼 온전히 두고 새로운 사업은 확실히 분리해서 하려고 합니다. 그 성패여부가 누룩미디어에, 그리고 작가님들께는 미치지 않도록요.


 [인터뷰②] 만화 전문 프로듀싱부터 글로벌화까지 - 재담미디어 황남용 대표
Q. 대표이신 황남용 대표님은 서울문화사에 몸담으셨고, 웹진 ‘만끽’을 오픈하시는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약하셨습니다. 어떻게 재담미디어를 설립하게 되셨나요?
A. 저는 서울문화사 편집자 출신으로 오프라인도 경험하고, 국내 최초 웹툰 유료 서비스 사이트 만끽을 오픈했었습니다. 그 후에 (주)한국데이타하우스라는 모바일 회사에서 만화산업본부장을 한 4년 정도 일했습니다. 그 후에 제가 잘할 수 있는 게 만화고, 가지고 있는 작가풀을 활용해, 유무선 경험하면서 네트워크를 많이 쌓아놓은 상태에서 재담미디어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만화 플랫폼들이 많이 늘어나지 않을까 전망했는데, 그럼 작품 기획 제작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지요. 저는 만화판의 YG엔터테이먼트를 모델로 했어요. 창작자들이 살아 움직이는 그런 곳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지요. 기존의 음악기획사처럼 작가 발굴부터 관리, 기획, 제작, 2차 판권, 해외 수출 등 수익 다변화를 시킬 수 있는.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웃음)
Q. 재담미디어는 매니지먼트와 에이전시 역할을 같이 하나요?
A.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실 에이전시와 매니지먼트 개념이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작가들도 많이 헛갈려해요. 작가님이 단순히 플랫폼 연결을 원하시면 플랫폼을 연결해 드리고, 영화나 드라마 2차 판권 계약할 때 에이전트 역할을 원하시면 그렇게 해드리고 있습니다.
Q. 재담미디어의 수익구조랄까, 대행 수수료는 어떻게 되나요?
A. 에이전트의 기본적인 수수료는 10~15%예요. case-by-case로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평균이 그렇죠. 그런데 매니지먼트는 아무래도 저희가 직접 제작 투자를 한다든지 기획 단계부터 개입한 작품들은 좀 더 관리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에이전시 수수료보다는 수익배분이 조금 높은 편이예요.
Q. 그럼 작가 입장에서 조금 예민한 이야기를 해도 될까요? 신인작가들 사이에서 “에이전시는 신인 작가들에게는 수수료를 많이 가져가고, 대형 작가들은 관리를 적극적으로 해주는데 신인 작가들은 소외되어 있다”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그건 회사마다 다를 거예요. 저는 먼저 에이전트와 매니지먼트가 필요성과 역할을 작가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가가 직접 플랫폼을 알아보고, 매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계약 조건 협의 등등을 알아보고 협의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과 기회비용이 들거든요. 에이전트는 작품에 맞는 플랫폼을 다이렉트로 연결해 줄 수 있으니까 (작가가 창작에만 집중할 수 있죠.) 또, 무작정 신인 작가가 뛰어드는 거 보다, 어느 정도 사업적 안목을 가지고 작품에 대한 프로듀싱을 할 수 있는 멤버들이 있다면, 신인 작가를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거죠. 거기에 대한 %가 10~15%는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Q. 대표님은 예전에 출판사 편집부 출신인데요. 그 때와 같이 트레이닝 개념의 신인 작가 트레이닝도 하시나요?
A.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예전 방식으로 신인작가들을 다뤄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최근 2~3년 사이에 플랫폼이 많이 늘어나서 예전에는 쉽게 연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미 매체에 작가들이 다 찼거든요. 이제 웬만한 수준이 아니면 연재가 힘들어진 상황이죠. 신인을 트레이닝 할 수 있는 교육 기관도 중요한 거고, 연재할 수 있는 퀄을 올릴 수 있는 프로듀싱도 중요한 거고요. 이제는 (과거의) 트레이닝 개념보다는 프로듀싱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는 거죠. 그렇지만 강요는 하지 않아요. 매체의 성향, 트렌드에 맞게 의견을 제시해서 그것을 받아드리면 함께 가는 거고. 현재 다수의 에이전트가 있는데요. 작품을 프로듀싱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부분에서 재담미디어가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Q. 재담미디어는 현재 몇 명의 작가들이 소속되어 있나요? 작가 영입은 어떻게 하시나요?
A. 재담미디어는 전속작가가 31명, 직간접적으로 건별로 일하는 작가는 대략 150명 정도 됩니다. 전속 작가 계약은 3~5년 독점 계약으로 계약금도 있어요. 전속작가들 대부분이 오랫동안 저희와 일했던 분들이라, 기본적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요.
작가 영입 방법은 기존의 작가 풀이 있었기 때문에. 그 네트워크에서 작가들이 소개시켜 주기도 하고요. 공모전과 대학 강의를 통해서, 여러 통로로 영입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에이전트가 흔하지 않다보니 덜했는데, 요즘에는 작가분들이 원해서 먼저 찾아오시는 경우도 있어요. 저는 이게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Q. 작가풀이 180명 정도면 우리나라 최대인데요. 그럼, 작가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A. 180명 정도라 해도 구작 판권을 맡기는 작가님들도 계시고요. 실질적으로 연재를 하는 작품은 60~70 작품이거든요. 그래서 현재 6명의 PD들이 10작품 내외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작가 관리는 작가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품 내외적으로 꾸준히 관리 및 관심을 받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같은 회사는 작가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곳이니까요. 작가와의 상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죠.
Q. 최근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만화 에이전시와 매니지먼트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산업이 선순환 되려면 작가가 있고, 그들을 관리하는 매니지먼트도 있고, 작품을 기획 제작하는 제작사도 있고, 타깃에 맞는 플랫폼 등, 이렇게 다양한 영역이 하나의 산업이 되어야 하거든요. 안정적인 플랫품이 많으면 작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니까요.
Q. 현재 25~30개의 만화사이트에서 만화와 웹툰을 서비스 하는 등 과도한 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현재 과포화 상태라고 할 수 있죠. (우리나라 인구수로 봤을 때, 유지 가능한 만화사이트 수는) 10개 내외가 적정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 생각입니다. 공급과 수량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콘텐츠 질 저하가 생길 수도 있고요. 그래서 글로벌이 필요한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해외 시장을 염두해 두고 기획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글로벌한 히어로물이나 판타지, 로맨스 같은 장르를 집중 기획해서 전 세계적으로 던져보고, 노력도 해야 한다는 거죠.
Q. 그럼, 재담미디어는 웹툰 해외 진출을 위해 따로 전략을 가지고 계신지요?
A. 저희는 글로벌 사업팀을 따로 두고 있어요. 아마 에이전시에서는 유일할 겁니다. 가능한 언어권이 영어, 일본어, 프랑스, 중국어 이렇게 자체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자체적으로 유럽 및 중국 만화도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저희만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죠.
Q. 웹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만화 에이전시와 매니지먼트사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자체 플랫폼을 만들기도 하고, 드라마도 만들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재담미디어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A. 저는 자연스럽게 제작사의 역할과 필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아티스트에 대한 이해와, 만화 산업도 이해해야 하고, 플랫폼과의 관계도 중요하고요. 또 자본도 중요합니다. 이런 게 있으면 제작사가 파워를 가지고, 오랜 시간 웰메이드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되고. 좋은 작품을 가지고 있으면 역으로 플랫폼이 먼저 찾아와서 작품을 선점하려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거죠.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한 만화 생태계가 기반이 되어야 하고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도 본질은 콘텐츠거든요.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시대가 변해도 유통채널 환경만 바뀌는 거지, 결국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필진이미지

백은지

서원대학교 웹툰콘텐츠학과 교수
만화 비평가
만화 스토리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