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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내 AI 기술의 적용과 미래 전망 (1부)

첨단 AI 기술이 기술용합형 웹툰 콘텐츠 제작과 웹툰 작가들의 창작 환경 개선을 도와 발전하고 있습니다. 웹툰 산업 AI 기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시다.

2022-09-08 채원석

웹툰 내 AI 기술의 적용과 미래 전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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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스케치와 클릭 몇 번만으로 웹툰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을까?

1. 급성장하는 웹툰 시장과 인공지능 기술의 접목 시도

인공지능 기술은 이제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다. 우리가 매일매일 소비하고 있는 음악, 게임, 만화와 같은 문화콘텐츠 상품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와 달리 모든 콘텐츠가 디지털화되어 제작, 분석, 검색, 추천, 유통 등 콘텐츠 소비환경 전반에 걸쳐 첨단 기술이 활용되고 있고, 현재 그 정점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있다. 최근에는 간편하고 빠른 콘텐츠 소비행태에 따라 스낵컬처로서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웹툰 산업에서도 첨단 AI 기술을 활용하여 제작 생산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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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웹툰 시작 규모 및 웹툰앱 사용자수 (출처_아이지에이웍스)

2020년이 지나면서 국내 웹툰 산업 매출액은 연간 1조 원을 넘어섰다. 소위 K웹툰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규모를 빠르게 키워 가고 있으며, 네이버웹툰의 경우 월간 8천만 명이 넘는 실이용자 중 75%는 해외이용자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엄청난 성장의 이면에는 매우 노동집약적인 웹툰 제작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년 웹툰작가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작가의 창작활동시간은 일주일에 평균 5.8, 매일 평균 10.5시간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웹툰작가들이 법정근로시간을 훨씬 넘긴 주 60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게다가 주단위로 연재를 하기 때문에 늘 마감시한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며, 수년간 연재를 하면서 한주도 쉬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201910월에 총리주재로 만화산업 발전계획을 발표하였다. 여기에는 신기술 융합을 통한 웹툰 산업 발전방안도 담겨 있다. 요지는 웹툰 콘텐츠에 대한 창작 및 제작 지원을 확대하고 인공지능 등 기술융합을 통해 웹툰 산업을 활성화할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작년에는 문체부가 주관하는 문화기술연구개발사업에서도 웹툰 자동생성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R&D 과제를 공모하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관련 기업 및 단체와 더불어 이러한 기술 확보를 위해 전문 웹툰 작가와 비전문가가 모두 쉽고 빠르게 웹툰을 제작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기반의 기술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2. IT기술의 발전과 웹툰 산업

종이에 인쇄된 만화를 스캔하여 PC에서 즐기는 방식이 아닌 처음부터 웹서비스 형태로 만화를 제작하여 보급한 인터넷만화를 2000년도부터 웹툰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현재는 스마트폰 환경에서 웹을 통해 세로 읽기 스타일의 만화를 즐기는 방식이 보편적인 웹툰의 소비행태이다. 물론 2015년경 가상현실의 기술적 부흥기와 맞물려 ‘VR웹툰이라는 기술융합형 웹툰이 등장하였지만 늘 소지하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을 넘어서는 즐길 거리는 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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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융합형 웹툰 콘텐츠 사례: () <옥수역 귀신()>, 호랑 / () <고고고>, 하일권&정은경 (출처_네이버웹툰)

이렇듯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콘텐츠라는 특성 때문에 최근 10여 년 동안 여러가지 스마트 기능과 접목하여 다양한 기술융합형 웹툰 콘텐츠 형식이 소개되었다. VR툰이나 AR툰 이전에도 효과툰, 컷툰, 더빙툰, 무빙툰, 인터랙션툰 등 웹툰에 어떤 기술이 결합했는지에 따라 다양한 형식으로 웹툰 시장에 등장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개발자 중심의 접근 방식은 결국 만화적인 문법을 파괴하게 되고, 특정 기술 또는 기능을 지나치게 강조하게 됨으로써 만화답지 않음이라는 거부감을 주기도 하였다.

웹툰은 기존 출판만화 시장을 잠식했고 종이에 인쇄된 흑백 위주의 만화는 이제 천연색 풀컬러 방식으로 제작된다. 지면의 한계로 인한 제약 없이 세로 방향으로 무한이 연장할 수 있는 웹툰의 형식 때문에 이제 웹툰 작가들은 컴퓨터나 태블릿PC에 설치하는 저작도구 앱을 사용하여 웹툰을 제작한다. 2020년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국내 웹툰 작가들은 클립스튜디오를 90% 이상, 스케치업은 50% 이상, 포토샵은 30%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융합형 웹툰은 여기에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전용 저작도구를 더 사용하여 특수한 효과나 기능을 구현해 내야 한다. 이러한 작업환경과 일주일 단위의 마감이라는 틀 안에서 웹툰 작가들의 노동집약적인 삶은 점점 더 고단해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은 웹툰 작가들의 창작 환경을 개선하고 과거에 작가 자신이 직접 그린 작품들을 AI로 학습하여 제작 생산성을 높여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 웹툰 생태계와 딥러닝 기술

인공지능 분야에서 기계학습의 일종인 딥러닝은 불과 10년 전부터 재조명을 받기 시작한 기술이다. 딥러닝은 빅데이터 시대와 함께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우리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으며 2016년에 이세돌 9단과 바둑대결에서 승리한 알파고의 근간이 되는 핵심 기술이다. 자율주행, 의료진단기기, 컴퓨터 게임, AI 스피커 등 이미 일상생활에 널리 확산되어 사용되고 있어 일반인들에게도 이제 생소하지 않은 단어가 되었다.

여타 다른 디지털콘텐츠와 마찬가지로 웹툰 생태계도 불법복제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때는 무료 콘텐츠라는 인식이 강했던 웹툰이 현재와 같이 유료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게 되면서 불법적으로 배포되는 웹사이트를 발견하고 최초 유포자를 추적하는 시스템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또 이러한 기술이 실현 가능하려면 웹툰 이미지의 크기를 줄일 수 있도록 데이터를 압축하고 이렇게 부호화된 데이터를 다시 쉽게 탐색하여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획득할 수 있어야 한다. 웹툰은 그림 속에 문자가 포함된 영상데이터라는 특징이 있는데, 그림 영역과 문자 영역은 서로 다른 방식의 압축 알고리즘을 사용해야 효과적이다. 명시적으로 두 영역을 구분하지 않더라도 딥러닝 기술은 대규모 학습을 통해 웹툰 이미지에 대한 효율적인 압축 알고리즘을 제공해 준다. 이렇게 압축된 웹툰 이미지 데이터는 용량이 작아서 빠른 전송이 가능하고 불법복제 시도를 줄일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로도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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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웹툰 작업 제작 공정

웹툰 제작 공정은 대체로 콘티, 스케치, 라인(펜선), 채색, 배경, 출판 작업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첫 단계는 정해진 시나리오에 대해 콘티를 그리는 것이다. 콘티는 연출과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해 간단히 그린 설계도라 할 수 있으며 작가마다 그리는 방식이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면, 펜선을 그리기 전에 예비 디자인을 나타내는 스케치 작업은 시간을 줄이기 위해 작가에 따라 생략하기도 한다. 펜선이 완성되면 그래픽 디자인 소프트웨어의 페인트통 기능이나 붓과 같은 브러시 도구로 색을 칠하고 명암을 입혀 조명 효과를 낸다. 마지막으로 배경을 넣어 웹툰 컷을 완성하게 된다.

딥러닝 기술이 현재 가장 많이 시도되고 있는 제작 공정은 채색 단계이다. 일본의 Pixiv는 인공지능 기반 자동 채색을 제공하는 Petalica Paint 서비스를 선보였고, 도쿄대에서는 cGAN(conditional-GAN)이라는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기존 만화에서 선화를 자동 추출하여 색을 입히는 기술을 발표하였다. 고려대에서는 1장의 타깃 학습 이미지만으로도 색을 입히는 것이 가능한 채색 기술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국내에 가장 많이 알려진 자동 채색 기술은 네이버웹툰의 웹툰 AI 페인터이다.

콘티나 스케치를 입력 영상으로 사용하여 펜선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술도 CVPR, SIGGRAPPH, ICCV 등 주요 유명한 학회에 발표되고 있으며, 스케치 단순화(Sketch Simplification)라는 기술 분야를 이루고 있다. 일본 와세다대학과 한국 네이버웹툰은 거칠게 그려진 연필선 스케치를 정리된 펜선으로 추출하는 기술들을 발표하고 있다. 구글의 Autodraw 서비스와 같이 Sketch-RNN 기법을 활용하면 대상의 일부만 그려도 완성된 그림을 예측하거나 이어서 그릴 그림을 자동으로 그려줄 수도 있다. StyleGAN, FreezeD, GANSpace 등 다양한 딥러닝 기법을 시도하여 이말년 작가의 화풍을 자동으로 모방하는 기술을 서울대에서 발표한 사례도 있다.


필진이미지

채원석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