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웹툰포럼으로 바라본 웹툰의 현재와 미래 1부 - 웹툰의 미디어믹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세계웹툰포럼이 11월 11일 총 300여명의 만화·웹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포럼에는 <K-웹툰 산업의 초 격차, 미래를 보다> 내용에 맞추어 △국내외 웹툰 생태계와 웹툰 산업의 다원화, △웹툰 신기술의 진화에 따른 창작환경의 변화라는 주제로 섹션이 진행되었다.
이번 시간에는 큰 관심 속에 진행된 세계웹툰포럼에 대한 내용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해 보았다.
1부 <국내외 웹툰 생태계와 웹툰 산업의 다원화>에서는 미디어, 특히 OTT를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는 웹툰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오프라인에서 독자들이 즐길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 국내외 웹툰 생태계와 웹툰 산업의 다원화 토론화 전경
<국내 외 웹툰 생태계와 웹툰 산업의 다원화>
* 웹툰이 미디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전망
'웹툰이 미디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전망'이라는 주제의 첫 발제자로 나선 유건식 KBS공영미디어연구소 소장은 위키피디아 등록 기준으로 드라마가 120편, 영화화가 42편, 애니메이션이 39편 그리고 13개의 게임으로 웹툰의 미디어 믹스가 진행되었다고 운을 띄었다.
△ <CHAKHO>, HYBE (출처_네이버웹툰)
자신이 참여했던 드라마 '거상 김만덕'을 예시로 영상 제작과 함께 웹툰이 동시 추진된 사례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굿닥터'와 같이 방송 중 또는 이후 진행된 사례도 소개하였다. 이어 최근에는 BTS의 '7FATES: CHAKHO'을 예시로 '셀러브리티(Celebrity)' 캐릭터의 웹툰화 시도에 대해 언급하였다.
이처럼 웹툰의 미디어 믹스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이유로 원작의 △원작의 후광효과와 리스크 회피, △영상화 작업의 용이성, △다양한 스토리, △OTT 플랫폼 증가, △높은 성공 확률의 선순환을 이유로 꼽았다.
- '원작의 후광효과와 리스크 회피: 웹툰을 즐겨 보았던 독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이 미디어 믹스가 되었을 때 큰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상대적으로 자금이 많이 필요한 드라마 및 영상 제작 시장에서 인기 있는 원작 확보는 자금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 영상화 작업의 용이성: 영상화 작업에는 필수적으로 콘티 작업이 들어간다. 이때 대사를 기반으로 어떻게 보여질 것인지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업이 들어가는데, 이미 이미지화되어 있는 웹툰은 작업 단축과 작업자들이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 다양한 스토리와 OTT 플랫폼 증가: OTT 플랫폼의 증가로 기존 공중파에서는 보여 줄 수 없었던 다양한 스토리와 이를 기반으로 한 영상작품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웹툰의 IP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 높은 성공 확률의 선순환: '미생', '김비서가 왜 그럴까', '킹덤' 등 이미 웹툰 원작의 영상화의 성공 사례가 많이 확보되어 있으며, 이와 같은 성공 사례들이 다시금 웹툰 원작 기반의 영상화가 진행되는 선순환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 (좌) 웹툰 <이태원 클라쓰>, 출처(카카오웹툰) / (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출처(JTBC)
미디어 믹스 기반으로 웹툰 생태계 성장을 위해 △크로스 플랫폼 전략, △영상화 협력, △적극적 글로벌 확장, △웹툰 IP 관리 시스템, △체계적 자료 관리(추억의 만화영화 사례), △신인 및 스토리 발굴, △웹툰 제작 생태계의 변화 대응 등의 전략을 제언하였다.
- 크로스 플랫폼 전략: 웹툰 기획 단계에서부터 영상화가 가능하도록 제작하면 미디어 믹스가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제언하였다.
- 영상화 협력: 성공적인 미디어 믹스를 위해 각 콘텐츠의 다름을 인정하고, 해당 콘텐츠 제작사들을 좀 더 인정해 주고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하였다.
- 적극적 글로벌 확장: 플랫폼과 콘텐츠가 같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콘텐츠는 웹툰이 유일하다. 플랫폼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노력하는 만큼 웹툰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 웹툰 IP 관리 시스템과 체계적 자료 관리: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사례를 통해 원작 정보에 대해 좀 더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유사한 내용으로 한 영상에 시대별 작품들의 정보를 볼 수 있게 정리되어 있는 추억의 만화영화 사례를 꼽았다.
△ 출판만화, 웹툰 작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만화규장각>
- 신인 및 스토리 발굴: 글로벌화가 진행됨에 따라 더욱 많은 웹툰 콘텐츠가 필요해진 만큼 국내외의 다양한 신인 작가와 스토리 발굴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였다.
- 웹툰 제작 생태계의 변화 대응: 웹툰이 성장함에 따라 제작되는 컷 수가 2010년 60컷에서, 현재 100컷으로 증가하였다. 이와 같은 환경 변화에 따라 노동강도가 증가되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작업의 분업화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이는 레드아이스 스튜디오, 스튜디오 리코 같이 웹툰 스튜디오의 발달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웹툰 AI 페인터'와 같이 기술 발전 또한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할 것이다.
* 만화, 웹툰에서 OTT콘텐츠의 확장과 변화
두 번째 발제를 진행한 고창남 티빙 대외협력국장은 첫 발제가 웹툰과 미디어 믹스의 개론적인 부분이라면 이번 발제는 실제 OTT 플랫폼 종사자로서 웹툰이 OTT를 만나 어떻게 확장 및 변화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OTT는 'SVOD(Subscription Video On Demand)' 구독형 모델로, 즉 매달 돈을 내며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의 VOD 서비스를 말한다. 이는 즉 대중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제작되고 공개되어야 한다.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원작으로 제작된 '술꾼도시여자들'은 21년 1월부터 22년 10월까지 티빙 유료가입기여(서비스를 가입한 유저가 처음으로 감상한 영상) 1위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가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시청하는 영상을 나타내는 티빙 시청 UV에 대한 1위의 기록 또한 가지고 있다.
△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포스터, (출처_티빙)
원천 IP로써 높은 가치를 가진 웹툰의 영상화 시도는 이전부터 있었던 케이스이다. 하지만 OTT 시장의 확대로 지금은 다른 양상을 보여 주고 있다. 케이블은 지상파와 다르게 시청률이 초기에 1% 이하로 형상되는 등 높지 않은 수치를 보여 주었다. 하지만 드라마 '미생'이 케이블 역사상 처음으로 최고시청률 8.2%를 보여 주며 굉장히 큰 인기를 끌게 된다. 뒤를 이어 '이태원 클라쓰'는 무려 최고시청률 16.5%의 기록을 보여 주었다. 이처럼 웹툰 원작의 영상화는 '보장된 화제성'을 보여 준다. 이는 인기 웹툰의 드라마화 계약 발표 이후 웹툰의 댓글과 SNS 페이지 그리고 유튜브 등의 뜨거운 반응으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웹툰과 OTT의 관계는 선순환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퀄리티 높은 웹툰은 OTT 영상화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금 웹툰 원작 Needs 증대로 이어진다. 이는 다시금 높은 퀄리티의 웹툰 증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금 OTT 영상화 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 웹툰과 OTT의 선순환
웹툰과 OTT의 또 다른 시너지로 퀼리티 있고 몰입감이 높은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 공중파의 드라마들은 포맷화되어 있다. 하지만 OTT는 시간, 분량, 소재 제한을 두지 않는다. 원작 '술꾼도시처녀들'에서 '술'과 '음주'는 작품의 중요한 키워드이지만 이런 요소는 기존 공중파에서는 '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28조'에 따라 상영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제약에서 벗어나 있는 OTT는 가능성 높은 원작 IP로 바뀌게 된다. 또한 지상파는 PPL의 영향력이 강할 수밖에 없어 진행에 있어서 제약 사항이 많이 있다면, OTT 영상은 그런 제약에서 벗어나 있어 다양한 스토리의 웹툰을 잘 담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OTT 시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오리지널 콘텐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투자 또한 확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 당연히 보장된 콘텐츠를 선호할 수밖에 없으며, 웹툰 원작 IP의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 21 ~ 22년 제작된 티빙 영상의 오리지널 작품의 41%가 출판만화, 웹툰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 웹툰산업의 다원화와 2차 콘텐츠로서의 확장
세 번째 발제는 웹툰 스튜디오 툰플러스 이훈영 대표가 진행하였다. 21년 '나 혼자만 레벨업'이 일본 픽코마에서 300억 이상의 매출을, 발제자가 제작한 작품인 '보스 인 스쿨'이 100억 이상의 매출을 거두며 해외 시장에서 큰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이 가운데 웹툰의 확장성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메타버스' 등은 어른들의 관점에서 선호하는 것이며, 어린 학생에서부터 중고등학생들의 경우는 야외에서의 활동을 더욱 선호한다고 이야기하며 해당 분야의 확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웹툰 독자 선호도에 대해 트래픽을 올려 주는 작품과 유료 매출을 올려 주는 작품의 차이를 구분할 필요가 있으며, 단순 트래픽을 올려 주는 작품을 기반으로 영상화를 시도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였다.
웹툰 시장은 글로벌적으로 매우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지만, 국내 웹툰 업체들의 경우 앞으로 2~3년간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특히 거대 제작사들의 경우 국내 업체의 반 이상이 큰 위기를 겪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런 시장의 어려움 속에서 돌파구로 더 많은 작품의 영상화와 글로벌의 가속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였다. 또한 외부 활동을 원하는 어린 독자들을 위해 'K-웹툰 테마파트 조성'을 제안하였다. 또한 젊은 독자들이 외부 활동을 적게 한다는 인식은 결국 놀 수 있을 만한 외부 행사 및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금년에 진행된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를 예시로 들며, 더욱 많은 오프라인 행사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 제6회 경기국제코스프레
'K-웹툰 테마파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근거로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일명 '코스튬의 성지' 전략의 가능성과 단순 볼거리 제공이 아닌 즐길 수 있는 '익스트림 어트랙션'과 '부대행사'를 통해 외부 활동을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기존 온라인에서 진행된 창작자와 팬들 간의 소통 공간을 오프라인으로 이끌어내 상시 소통이 가능한 웹툰 체험관 구축의 필요성을 어필하였다.
웹툰이 글로벌화됨에 따라 국내 방문하는 독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에 방문하면 들르는 장소'로 큰 메리트를 제공해 줄 것이라는 점 또한 언급하였다.
△ 스튜디오 지브리 테마파크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
성공 사례 중 하나로 2022년 11월 1일 오픈한 스튜디오 지브리 테마파크를 보며 더욱 많은 원천 IP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에서 'K-웹툰 테마파트'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웹툰 원작 영상화의 성공과 OTT의 확장으로 웹툰과 OTT는 선순환을 그리며 발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웹툰은 더욱 퀄리티 높은 작품들이 더욱 제작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며, 확장되는 콘텐츠 제작자들은 서로 다른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존경과 함께 서로 간의 협력을 통해 좀 더 성공적인 미디어믹스가 가능하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웹툰 시장을 포함하여 다양한 콘텐츠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AI)에 대한 내용과 이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변화와 관련 저작권 이슈들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