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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만화시장의 현황과 2015년의 전망

중국 만화시장은 단행본, 만화잡지와 같은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인 디지털 만화, 웹툰, 모바일 만화가 혼재하며 발전하고 있다. 2014년 기준 스마트폰 보급율이 40에 육박해, 이를 사용하는 인구수가 약 5억여 명으로 추산된다.

2015-01-27 권현진
중국 만화시장은 단행본, 만화잡지와 같은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인 디지털 만화, 웹툰, 모바일 만화가 혼재하며 발전하고 있다. 2014년 기준 스마트폰 보급율이 40에 육박해, 이를 사용하는 인구수가 약 5억여 명으로 추산된다. 3대 이통사 중 하나인 차이나모바일은 만화 콘텐츠의 매출 이 30억 위안(한화 5천 3백억, 2014년)을 넘는 것으로 발표했다. 판타지, 학원, 공포, 일상의 소재를 다룬 웹툰 형태의 명랑 코믹 장르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농익은 스토리와 연출의 내공을 겸비한 작가주의 작품들은 부재한 상황이다. 중국 만화 창작자들은 시대상을 반영한 풍자와 무한한 상상력을 중국 내부의 정책적인 사슬에 막혀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있다. 또 만화잡지는 연령대에서는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편성돼 있고, 내용에선 정형화된 상업용 판타지와 명랑 코믹류 장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만화 정책 특성상 성인물의 표현 등에 대한 보장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저연령층의 장르 편중화가 심하다.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창작 생태계는 준비가 덜 된 것으로 보면 된다. 하지만 최근 전통 단행본 시장의 까다로운 사전심의 검열을 피해 좀더 자유로운 형태의 웹툰 및 모바일 만화가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중국 만화시장의 지각변동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중국 만화시장 규모를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가의 출판인세에 근거한 수입 랭킹 규모를 보면 위에 설명한 내용이 그대로 반영돼 있음을 알 수 있다. 


2014년 만화가 수입 랭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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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중국 만화시장의 현황 

중국 정부의 동만산업(만화와 애니메이션) 발전을 위한 지속적 지원 
중국 문화부는 2015년까지 시행되는 12차 5개년 계획기간의 <국가 동만산업 발전계획>,<국가 동만 브랜드 건설 및 보호계획> 등을 발표했다. 만화 애니메이션 육성책을 내놓고 중국 특색의 창작만화 지원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만화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조우추취(走出去)”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해외 전시 및 해외 수출 지원금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의 창작만화는 동남아시아를 비롯 프랑스, 일본, 한국 등에 수출되고 있다. 중국 문화부 집계로 2014년 만화애니메이션 수출 규모는 약 10억 위안(한화 180억)을 넘어섰다.  중국의 문화산업은 철저한 중앙정부 주도형의 육성책을 통해 나온다. 중앙 정부의 지침을 바탕으로 각 지방 정부별로 세부 진흥책이 나오고, 그에 부합하는 개별 진흥사업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만화산업 분야는 각종 창작지원 사업을 실시하여 작가와 출판사 등에 창작비 지원, 해외수출 장려금 등의 특혜를 준다. 또 해외 기업과 합작을 반긴다. 이와 같은 중국 정부의 문화산업진흥책은 경제산업 발전 방향과 맥을 같이해 만화산업의 전문화와 세분화로 적용될 것이다.       


전통미디어의 쇠퇴와 뉴미디어 시장의 활성화 (모바일 만화 중심)
전세계 출판시장의 불황은 중국 만화시장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 중국 만화시장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한 만화 잡지시장 성적을 보면, 2014년에 반토막이 났다. 매월 발행부수가 천만, 백만 단위를 자랑하던 만우사의 <만화세계>, 지음사의 <지음만객> 등의 잡지들은 예전만 못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 자리를 뉴미디어가 발빠르게 차지하고 있다. 중국 만화시장은 과거 폐쇄된 출판 유통시장으로 만화의 발전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했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의 발달과 맞물려 수 많은 창작자들은 디지털 창작공간으로 몰려들고 있다. 한국에 비해 늦었지만, 중국의 3대 이통사는 4G시대를 개막하고, 스마트폰 전용 마켓에 플랫폼을 내보이며 콘텐츠 경쟁에 돌입했다. 현재는 뉴미디어 플랫폼이 주류를 이루며 전통의 단행본 시장을 탈피해, 디지털 공간에서 신작 발표가 이뤄지고 있다. 한편 중국의 디지털 만화시장은 정산시스템의 불공평성과 유통의 특수성으로 인해 다수의 중국 플랫폼 사업자가 횡포를 부리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콘텐츠의 정식 계약을 통한 창작자들의 권익보장은 어려운 형편이다. 이런 과도기를 잘 거쳐 내고, 정확한 정보의 소통과 경험이 바탕이 되면, 중국과 한국의 만화시장은 동반성장의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ACG(Animation,Comics,Game) 산업의 융합형 발전
중국의 만화는 과거 정부의 선전선동형 시사만화, 전통의 선(?)화의 표현을 강조한 연환화, 일본의 해적판 만화의 영향을 듬뿍 받은 신(新)만화 세대를 거치며 발전해 왔다. 중국 정부가 만화를 산업적으로 인식하게 된 배경에는 애니메이션과 게임의 발전과 떼어 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중국의 만화시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애니메이션 시장에 기반을 둔 만화 시장, 즉 동만(?漫)시장으로 통칭해 불렸다. 최근 중국은 게임시장의 엄청난 성장세에 힘입어 전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거기에 모바일 게임 시장은 마치 블랙홀처럼 만화와 애니메이션 시장을 융합형 성장세로 이끌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ACG 산업을 자국산 융합 발전의 모델로, 소위 다채널 다방향성 콘텐츠로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창작만화의 OSMU와 우수 IP선점 경쟁
2014년 한해 중국 만화시장은 인쇄출판을 벗어나 정부의 각종 진흥 정책과 민간의 원활한 자본 유입으로 흡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만화의 OSMU화가 그 증거이다. 플랫폼별로 다양한 프로젝트가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천만이 넘는 유저를 자랑하는 웹툰 인터넷사이트 요야오치의 <십만개 썰렁개그>, 텐센트의 인기 웹툰 <스슝> 등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시나웨이 만화의 대표 만화가 딩이천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요>는 100만부 판매를 이뤘다. 이밖에도 한스의 <아리>와 아구이 <아바오>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반면에 모바일 게임 <후궁>과 TV시트콤 <애정 아파트>는 만화로 만들어졌다. 만화가 출판, 영화, 게임 시장을 넘나들며 대륙형 콘텐츠 비즈니스 성공 모델을 실험하며, 콘텐츠의 브랜드 활성화를 구축한 한해였다. 
 
십만개썰렁개그1.jpg
웹툰 <십만개 썰렁개그> 포스터


 
《尸兄 - 송장 형》.jpg
웹툰 <스슝> 포스터

 
아구이2《구이보우가 미쳤어요!》.png
웹툰 <아구이> 


 
후궁.png
모바일 게임 <후궁>의 만화 이미지


2015년 중국 만화시장의 전망  

첫째 중국 뉴미디어 플랫폼의 범람 속 융합형 만화 콘텐츠 부상

둘째 만화 콘텐츠의 극장용 애니메이션화 성공의 원년

셋째 독자와 시장에 부합하는 만화 개발과 질적 성장 

넷째 만화잡지 시장의 존패 기로

올해 중국 만화를 전망하는 핵심 키워드이다. 2015년 중국의 뉴미디어 콘텐츠 시장은 플랫폼의 범람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보급률에 비례해 만화의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본다. 스마트폰 중심의 만화가 모바일 게임, 모바일 노블 등의 만화화로 더욱 심도 있는 콘텐츠 융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 외 작년 말 1억 위안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거둬들인 웹툰 <십만개 썰렁개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흥행 성적에 힘입어 2015년 약 10여 개의 굵직한 중국 만화원작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는 중국 만화 시장에 유례 없는 대이변으로 영화 관객들의 기대와 냉철한 심판을 기대해볼 만하다. 반면 중국의 만화는 텐센트와 각종 대형 미디어 자본이 투입된 홍보 마케팅 경쟁 속에 성장한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는 안목이 높아질 데로 높아졌고, 점차 질적인 변화에 대한 요구를 하고 있다. 한편 만화를 즐기는 주류 소비자층은 이미 전통 만화잡지 시장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만화잡지나 모바일 만화, 모두 콘텐츠 본질의 재미와 질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결국 시장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음을 콘텐츠 관계자들 누구나 인지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만화잡지는 2015년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 전체와 비교해도 훨씬 규모가 큰 전국의 중소 도시들을 대상으로 잡지유통 시장의 명맥을 유도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모바일 만화, 웹툰, 기타 다양한 장르의 플랫폼들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