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이야기부터 하겠다. 지난해 11~12월 사이 방영한 tvN <계룡선녀전>, 비슷한 시기에 시작해 올해 2월 종영한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는 각각 네이버와 카카오페이지라는 양대 웹툰 플랫폼에서 인기리에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앞서 지난해 7~8월 방영한 역시 동명의 웹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성공하며 웹툰 IP의 드라마화에 힘이 실린 상황에서 두 드라마에 대한 기대치 역시 높았다.
하지만 두 작품은 시청률에서도 평가에서도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는데, 첫 방영부터 어설픈 CG가 논란이 됐던 <계룡선녀전>은 첫 회 시청률 5.6%로 시작했지만 원작 캐릭터들의 개성과 매력, 정합성까지 모두 무너지며 최종회 시청률 3.8%에 그쳤다. 주인공 중 한 명이자 예민하고 이성을 신봉하던 정이현은 한국 드라마 속의 흔한 ‘버럭남’이 되었고, 그런 이현과 적절히 건조하면서도 깊은 우정을 유지하던 이함숙은 드라마에선 이현을 짝사랑하며 선옥남과 이현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만든다.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의 원작 파괴 방식도 <계룡선녀전>의 그것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데, 병적인 결벽증을 지닌 청소업체 CEO 장한결은 원작에서도 예민했지만 드라마 안에선 대놓고 타인에게 까칠하게 군다. 또한 여기서도 원작에 없던 최군 캐릭터가 등장해 주인공 한결과 김오솔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이룬다. 그 결과는? 첫 회 시청률 3.3%로 시작해 최종회 1.6%로 끝났다. 이것은 우리에게 어떤 진실을 말해주는가.
위근우
작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