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금 받고 웹툰 그리기 - 한국웹툰의 경쟁력, 작가지원 프로그램 정부 주도 작가지원 사업, 웹툰 작가들의 '공백기'를 연착륙 시키는 방안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 5개 기관이 웹툰 작가 지원 프로그램 기획 실행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경우 매년 1, 2월에 지원사업 설명회 개최
강태진
‘정부지원금 받고 웹툰 그리기’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이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첫 번째 이유는 다양한 정부지원 정책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웹툰작가, 지망생이 그 지원에 대한 인지가 정확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 한국 웹툰 경쟁력의 원천인 정부 및 관련 기관의 헌신적인 노력을 조명하기 위함이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체계적인 지원을 진행해온 정부와 관련기관들의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한국 웹툰의 탄생과 글로벌화를 지원하는 밑거름이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웹툰 작가들은 다양한 데뷔경로를 가지고 있다. 학교나 학원 재학중 데뷔를 하거나, 졸업 후 데뷔, 혹은 인터넷 만화 게시판에 연재하다가 PD의 제안을 받고 데뷔하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연재를 시작한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겪는 경험은 바로 ‘공백기’이다.
△ <작품 수별 연재 작가수 형황 - 치열한 창작 환경을 알 수 있다.>
만화/웹툰 작가의 특성상 연재가 진행 중인 동안은 안정적인 수입이 들어온다. 하지만, 데뷔를 못한 작가들은 작품 준비와 연재 제안을 위한 ‘공백기’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며, 1~2작품의 연재를 마친 작가라 하더라도 후속 작품의 준비와 휴식 기간을 갖게 되면 경제적인 어려움에 바로 직면하게 된다. 모든 작품이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상당수의 작품이 MG를 넘지 못하며 그 수는 플랫폼에 연재되는 작품 전체의 70~80%에 해당하기도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형 플랫폼들의 경우도 이런 콘텐츠 수익의 양극화는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며 작품의 매출과 직결되는 트래픽 그래프롤 보면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일어남을 확인할 수 있다. 상위 60위까지의 작품의 트래픽이 전체의 50% 트래픽을 차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국내 대형 플랫폼의 작품별 트래픽 현황>
한 해에 1,500작품 이상의 많은 만화/웹툰 작품들이 쏟아지지만 적정 수익을 달성하기 위한 작가들의 치열한 노력은 갈수록 더 심화되고 있다. 이런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는 웹툰 콘텐츠 산업계에서 작가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가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작가들을 위한 정부와 관련 기관들의 지원 프로그램을 이번 글에서는 살펴보고자 한다. 작가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은 크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큰 그림을 설계한다. 매 4년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만화중장기 사업계획> 수립하고 있으며 작년인 2019년 제5차 만화중장기 사업계획을 수립하였다.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중장기 사업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만화산업 전체에 꾸준히 적용하고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은 ‘문화강국’으로서의 미래를 바라보고 꾸준히 노력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같은 기관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웹툰의 성장으로 각 지역 콘텐츠진흥원이나, 지역 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같은 진흥 기관에서도 다양한 작가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데뷔를 준비하거나 공백기에 있는 웹툰 작가들은 이런 지원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살펴보고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만화/웹툰 작가들은 이런 지원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기관에 따라 산재하며 시기에 따라 달리 시행되기 때문에 한 곳에서 손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전국의 만화 작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전국 기관들과 그 프로그램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고자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정부 부처로 최상위 기관에 속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직접적인 별도의 지원 사업을 수행하기 보다는 전체 계획과 조율 사회적인 큰 이슈에 대응한다. 예를 들면 ‘밤토끼’로 대변되는 웹툰 불법복제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을 때, 문화체육관광부가 직접 나서서 과기정통부와 통신사,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저작권보호원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모아 대책 회의를 진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대응을 진행하였다. 중장기 만화산업 계획안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예산 확보와 배분 및 조율을 담당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이하 한콘진)은 국내 콘텐츠 산업의 큰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진흥기관이다. 한콘진은 연간 예산이 3,600억이 넘는 초대형 기관이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분야에 걸쳐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만화/웹툰 분야에 있어서 한콘진의 역할은 한국 만화영상진흥원과 함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만화/웹툰 분야에서는 기업지원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원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해외 프로그램과 비즈매칭행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
△ <2020년 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관련 작가 참여 가능 주요 지원 사업>
한국만화영상진흥원(KOMACON; 이하 만영진)은 한국 만화/웹툰 지원의 대표적인 기관이다. 부천시에서 출연한 시 산하 기관이지만 만화산업에서 가지는 영향력과 특수성을 인정받아 만화/웹툰관련 정부 예산을 한콘진과 함께 양분하여 집행하고 있다. 만영진의 경우 기업지원 프로그램도 있지만, 좀 더 작가 중심적인 지원 사업을 많이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2020년의 경우 사업의 재조정을 통해 좀 더 많은 작가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지원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 <2020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관련 작가 참여 가능 주요 지원사업>
서울산업진흥원(SBA; 이하 SBA)은 서울시 산하 출연기관으로 서울시의 중소기업 지원을 담당하는 진흥기관이다. 특히 SBA는 애니메이션 산업 육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SBA는 남산과 명동 일대에 재미로/재미랑을 운영하는 등 ‘남산 애니타운’을 조성하였고, 2025년을 목표로 남산의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만화/웹툰 지원사업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데, 남산 소방재난본부 1층에 SBA ‘웹툰파트너스’라는 작가 창작 지원 공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작가와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버프툰과 ‘버프툰 글로벌 웹툰스타 오디션 공모전’을 중국 콘텐츠 기업인 텐센트와 ‘글로벌 웹툰 제작 지원 공모’사업도 진행하는 등 다양한 공모전과 오디션을 수행하고 있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은 부천시 춘의역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경기도 콘텐츠관련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쪽에 많은 지원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웹툰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같은 부천시에 소재하고 있어서 비교적 적은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춘의역 인근에 있는 춘의테크노파크 2단지에 입주하고 있으며, 게임사/애니메이션사/웹소설사/웹툰에이전시 등 다양한 콘텐츠 업체들의 입주 지원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상기에서 보여준 각 기관별 지원사업들은 작가 중심의 지원사업과 기업중심의 지원사업 2가지로 크게 나누어진다. 또 작가들을 위한 지원사업은 창작공간을 지원해주는 입주지원 프로그램, 작가들의 창작지원을 위한 지원금, 영상화나 전시 등 작가가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지원사업 등으로 크게 나누어진다. 이런 지원 프로그램은 정부 및 진흥기관들의 예산 수립 및 준비 기간을 거쳐 대게 2월부터 6월사이에 집중적으로 신청 및 심사 절차가 진행된다. 이 사이에 작가들은 해당 기관의 지원사업 공고를 확인하여 본인에게 맞는 사업에 신청할 수 있다.
다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신청을 위한 제안서와 선정 이후에 e-나라도움이라고 부르는 지원사업 집행을 위한 시스템의 활용과 비용정산 부분이다.
먼저 지원사업 신청을 위한 제안서의 경우 개인작가들의 경우 신청서 작성이 상당히 생소하거나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에이전시나 제작스튜디오에 소속된 작가들의 경우 이런 제안서 작성을 간접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지만 아닌 경우 상당히 막막한 경우가 많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제안서 작업은 마케팅 문서와는 또 다른 형태의 문서로 개조식으로 작성하여야 하며, 도식을 첨부하여 이해하기 쉽게 작성해야 한다. 이런 제안 문서의 경우 어떻게 잘 작성하느냐가 심사위원들의 선정요인에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이전에 선정된 작가 동료들의 문서를 구해서 본다던지, 주변에 기획서/제안서 작업을 많이 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제안서 작성이 어려운 작가들을 위한 지원사업 제안서 작성을 지원하거나 샘플 문서를 제공하는 것도 만화/웹툰 작가들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주요 지원기관에서 고려해봄직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또한 사업에 선정된 이후 비용 정산을 위해 주요 기관들에서는 대개 e-나라도움이라는 기재부의 정부 예산 처리를 위한 시스템을 활용하게 된다. 이 시스템은 사용에 있어 쉽지 않다는 민원과 불만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예산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정부가 제시한 엄격한 가이드라인에 익숙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작가 본인의 몫으로 남게 된다. 다만 e-나라도움 콜센터의 상담원들이 매우 친절하여 쉽게 안내받을 수 있으며, 예전에는 오프라인 문서로 모두 보관했던 증빙 서류들을 스캔하여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행정 업무가 매우 간소화된 측면이 있다.
한콘진과 만영진의 경우 지원사업에 대한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매년 1월 혹은 2월에 제시하며, 지원사업 설명회를 대규모로 개최한다. 특히 만영진의 경우 한콘진과 함께 지원사업 설명회를 개최하며, 이후에 별도로 만화업계를 위해 지원사업 설명회를 추가로 매년 진행하고 있다. 만영진의 지원사업 설명회에 참여하면 설명회가 끝나고 사업 담당자들이 상세한 내용을 1:1로 안내하는 별도 시간이 준비되어 있으므로 반드시 참여하여 상담받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