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으로 '사이드 허슬'이 가능할까? 교행 공무원 만화
감시와 자극 차원에서 시작
삶의 권태감과 외로움 극복에 도움
목표를 정했으면 노력이 최선
안녕하세요. 저는 인스타그램에서 교행 공무원 만화를 그리고 있는 공그림입니다. 공시생 때 겪었던 일들과 현재 현직에서 겪는 일상을 만화로 그려 올리고 있어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혼자 연습장에 만화를 그려서 친구들이 돌려보는 것을 즐기곤 했어요. 그때는 막연하게 언젠가 커서 그림을 그리는 직업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자라면서 주변 환경의 영향과 현실적인 여건으로 공무원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그때 집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면서 스스로를 감시하고 자극을 위해 인스타그램에 공부시간을 업로드했었고, 주변 지인들과의 연락 대신 인스타그램을 통한 수험생들과 소통만 하며 공부에만 매진해 합격을 했어요. 발령을 받고 일하다 보니 어느새 간절하고 치열했던 수험생활을 잊고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져 가는 시기가 왔어요. 저 스스로도 초심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어 오랜만에 공부기록을 올렸던 인스타그램에 접속했는데 아직까지도 꾸준히 팔로우를 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알고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공시생 때 공부했던 과정들을 올리면 공부기록을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저도 잊고 있었던 그때의 열정이 되살아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요즘 인스타그램에 본업을 만화로 그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 나도 그림을 올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어서 경험을 만화로 그려 올리는 것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본업 외에 SNS를 통해 만화를 올리면서 좋은 점 만화를 그리기 전 일을 할 때는 물론 간절히 원하던 직업이었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있는 것처럼 평생 반복되며 정해진 업무만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권태감을 많이 느꼈어요. 힘들어도 함께 위로하며 지낼 또래가 없는 직장에서 외로움을 많이 느끼기도 하고요. 그런데 만화를 통해 제 상황을 표현하고 공감해주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만으로 많은 위로가 되었어요. 또 정형화된 업무만 하다가 자유롭게 제 자신을 표출하는 작업을 하니 새로운 즐거움을 느꼈어요.
처음 만화를 올릴 때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어요. 세상에 잘 그리고 재미있게 그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누가 내 만화를 봐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또 다른 분들의 그림을 보면서 스스로 비교하게 될 때마다 만화를 업로드할 용기가 사라지기도 했어요. 그래도 꾸준히 제 만화만의 특성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꾸준히 업로드했을 때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어요.
두 번째로는 아무래도 직장을 다니면서 만화를 그리는 게 쉽지 않다는 거예요. 시간이 나지 않거나, 시간이 나더라도 피곤해져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들도 있었어요. 그래도 마감기한 같은 압박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업로드하고 있어요.
만화를 시작하고 만화를 봐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개인적인 인스타그램 메시지가 자주 와요. 대부분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분들이신데 업무환경에 대해 물어보시거나, 수험생활에 힘든 점을 하소연하시기도 하고 조언을 원하시기도 해요. 그런 메시지를 받으면 먼저 저도 같은 상황을 겪어본 사람으로서 불안하고 힘든 마음에 먼저 공감이 되어 안타깝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해요. 그래서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최대한 열심히 답변을 해드리는데 가끔은 저도 바빠서 메시지를 읽지 못하거나 답장을 하지 못할 때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시험을 앞둔 공시생 분들께 해드리고 싶은 말은 자기 자신을 믿고 끝까지 노력하시면 결국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시험을 준비하던 해 저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어디에서도 부끄럽지 않게 말할 수 있을 만큼 공부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그래서 지금 떠올려도 그때처럼 공부하라고 하면 다시 할 자신이 없을 만큼 공부에 방해되는 모든 것들을 포기하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어요. 일단 목표를 정했으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불안해하지 마시고 최선의 노력을 하시고 좋은 결과 얻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