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LCK(LoL 챔피언스 코리아)와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같은 해 스프링 플레이오프부터 <나 혼자만 레벨업>과 연계 이벤트를 진행 하는 등 함께 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번 스폰서십 계약 체결으로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내보고자 하는 모양이다. 상장을 목전에 두고 다음웹툰을 카카오웹툰으로 개편 하며 등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를 시작한 카카오엔터. 프렌차이즈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담원 기아의 우승으로 2021년 서머 스플릿을 마친 LCK. 오늘은 카카오엔터의 LCK스폰서십 체결에 대한 이야기를 웹툰 업계의 시각에서 바라봐 볼까 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
<나 혼자만 레벨업>을 필두로 웹툰, 웹소설 플랫폼 사업에 주력하던 ‘카카오페이지‘가 지난 3월 ‘카카오M’과 자회사간 합병을 통하여 카카오엔터로 출범하였다. 그 기세를 이어 최근 멜론컴퍼니와도 합병을 진행하며 카카오엔터는 IP, 영상, 공연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2020년 카카오페이지의 매출은 3,592억 원으로 2019년 2,570억 원 대비 70% 매출 상승을 보였고, 다음 웹툰을 카카오 웹툰으로 개편 하며 인기가수 아이유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 웹툰이 카카오 웹툰으로
지난 8월 네이버 웹툰과 쌍벽을 이루던 포털 웹툰의 한축인 다음 웹툰이 카카오웹툰으로 개편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미생>, <이태원 클라쓰>, <나빌레라> 등 드라마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다음 웹툰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개편 되어 우리에게 찾아왔다. 초감각의 디자인과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모토로 개편된 카카오웹툰은, 런칭 초기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었는데 출시 3일만에 양대 앱마켓 1위에 오르며 어느정도 흥행몰이에 성공 한 듯하다.
다만, 혁신적인 변화에 긍정적인 독자들이 있었던 반면, 기존 다음 웹툰 독자들은 급격히 변한 UI에 부정적인 견해를 비추는 의견도 있었다. 이는 카카오웹툰이 가진 숙제라 보여 지는데, 30대 이상의 독자 비율이 높았던 기존 다음 웹툰의 독자들의 잔류를 위해선 기존 독자들이 선호했던 드라마성이 강한 작품개발과 함께, 카카오 웹툰만의 정체성과 개성을 찾는데 노력을 동시에 해야만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 양쪽의 독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LCK 2021 써머: LCK 파트너 계약이 가지는 의미
LCK는 2021년 스프링을 기점으로 프랜차이즈 제도를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LCK는 대규모 자본 유치를 통해 상금 규모 확대, 최저 연봉 인상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며 e스포츠 팬들에게 많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흥행 보증 수표라고 할 수 있는 SK T1과 담원 기아의 결승 매치 성사로 인하여 어느정도 흥행몰이에도 성공한 듯하다. 6개 국어로 중계가 되는 등 전세계 e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LCK는 앞으로 또 어떤 변화로 e스포츠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지 기대 된다.
그동안 ‘가장 인기있는 e스포츠 종목’, 즉 프라임타임에 방영되는 e스포츠 종목의 메인 스폰서십은 대부분 금융사를 위시한 대기업들의 몫이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소위 ‘1금융권’으로 꼽히는 은행, 대한항공, CJENM 등이 그렇다. 그 외 종목들에는 다양한 스타트업이나 성장중인 산업들이 스폰서십을 맺기도했다. 현금 융통이 원활하고, 미래의 고객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목적으로 젊은층이 감상하는 e스포츠에 투자하는 셈이다. 웹툰 기업의 경우 웹툰의 소비자와 시청자가 일치하지만, 스폰서십을 체결할 수 있을 만큼의 현금을 융통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 지난 10여년의 역사에서 웹툰 기업이 e스포츠를 후원한 것은 손에 꼽는다. 지난 2015년 레진코믹스가 “하스스톤 마스터즈 코리아”의 시즌2, 3을 후원했던 것이나, 리그 오브 레전드의 2부리그 팀을 후원했던 배틀코믹스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제는 웹툰·웹소설 플랫폼이 어느덧 e스포츠에도 파트너십을 체결할 정도로 성장 해 대기업, 금융사 등 기존 산업들 위주였던 e스포츠 파트너십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었다. 기성세대가 평가하길 ‘오락 좋아하고, 만화 보며 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이 이제는 당당히 문화 소비 주체가 되어 거대 기업들이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변화를 하려고 한다는 점에 이번 파트너십 계약은 큰 의미가 있다.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며 박종철 카카오엔터 플랫폼 사업부문장은 "LCK는 세계 e스포츠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리그이자, 글로벌 MZ 세대가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LCK, 이 두 회사의 협업이 양사의 글로벌 행보에 무궁무진한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하며, 전 세계 MZ세대를 겨냥하여 카카오웹툰의 독자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고, 이는 카카오엔터가 자신들의 고객이 누구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대목으로 보인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지는 <나 혼자만 레벨업>을 필두로 일본, 북미를 비롯하여 전 세계에 K-웹툰을 알리며 선전을 해 나가고 있는데, MZ세대의 대표 문화인 e스포츠와 융합은 그 기세에 박차를 가해 줄 것이다.
또, 카카오엔터는 북미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미디어’와 ‘래디쉬’를 인수 하는 등 북미 시장에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 이번 LCK와 스폰서십 체결도 이러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이미지와 카카오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리기 좋은 기회로 국내 보다는 해외를 노린 한 수로 평가 할 수 있다. 최근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주가를 높이고 있는 K-POP과 K-WEBTOON을 앞세워 세계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힘 셈이다.
목표는 미 증시 상장?
카카오엔터의 상장 전략은 국내 보다는 해외시장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올해 4월 이진수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쿠팡의 미증시 상장 성공사례 언급을 통해, 글로벌 잠재력을 가진 기업이 더 높은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하며, 카카오엔터의 미국 증시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대표는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가 20조원을 넘어 설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글로벌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기업이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근거에서 이다.
대한민국은 물론 글로벌에서도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LCK를 통해 해외에도 카카오 브랜드를 홍보하고, e스포츠 팬들을 카카오의 콘텐츠로 유입시키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전량이지 않을 수 없다. 이진수 대표는 올해만 1조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는데, 앞서 언급했든 카카오 엔터는 IPO를 앞두고 기업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기업가치 향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까지는 역량 있는 제작사, 출판사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IP확보와 몸집 불리기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일례로, 8월 1일 카카오웹툰을 론칭하며 진행했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주주를 모십니다’라는 이벤트는, 최근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주식에 대한 높은 대중의 관심을 반영 한 이벤트라 할 수 있고, 남은 하반기동안 또 어떤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을지 심히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여담으로, 카카오엔터가 미증시 상장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자, 네이버웹툰도 미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기사를 경쟁적으로 내보냈는데, 대한민국의 웹툰 컨텐츠가 어느새 이렇게 성장을 했는지, 업계인으로서 가슴이 벅차다. 카카오와 네이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양대 플랫폼으로써 건강한 경쟁을 통해 독자들에게 신선하고 행복한 즐거움을 안겨주길 기대해본다.
끝으로….
정리하자면 카카오엔터와 LCK 파트너 계약 체결은 표면적으로는 잠재적인 독자층의 확보와 글로벌 진출이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카카오엔터의 상장에 맞춘 기업가치 상승효과를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카오엔터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의 모든 초점은 상장에 맞춰져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부디 카카오엔터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이 단발성 이벤트에 끝나지 않고, 성공적인 상장이라는 목표 달성 이후에도 글로벌 인기 스포츠리그인 LCK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면 한다. MZ세대를 대표하는 컨텐츠 웹툰과 게임 두 분야에서 더욱 적극적이고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나아가 대한민국 문화 컨텐츠의 선봉으로서의 역할을 다 해 주길 바래본다.
마지막으로, 파트너십 계약 체결식 때 박종철 카카오엔터 대표의 말대로 앞으로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LCK, 이 두 회사의 협업이 양사의 글로벌 행보에 무궁무진한 동력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