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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꽃을 피우다 (2) : 꽃만화들

꽃이 중요한 모티브로 사용하는 작품이 무엇이 있을까?

2007-05-07 만 편집부


                                                                  [연중기획 Comic & Culture ③] 만화, 꽃을 피우다
동경 바빌론

동경 바빌론
클램프 /전 3권(애장판), 완결 / 대원문화사

이제는 대중적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창작집단 「클램프」. 그녀들의 초기 명작인 「도쿄 바빌론」에서 주인공「스메라기 스바루」를 항상 지켜주지만 실은 사악한 음모를 품고 있던 「사쿠라즈카 세이시로우」를 상징하는 꽃은 바로 그의 이름에도 나와 있듯이 “벚꽃”이다.
세이시로우가 등장하는 컷을 보면 알수 있겠지만 배경에는 벚꽃이 난무한다. 피어있을때는 아름답지만 이내 빨리 지고 마는 것이 바로 벚꽃. 특정인의 생명을 노리고 있다가 결국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바로 세이시로우의 사명인 암살자인데 겉으로 보기엔 아름다울지 모르나 그 결말은 비장한 것이 벚꽃과 세이시로우의 공통점일지도 모른다. 결국 스바루는 쌍둥이 누이인「호쿠토」의 희생으로 세이시로우의 마수에서 벗어나지만 누이에 대한 복수의 집념은 클램프의 미완 장편「X」에서 이어지고 세이시로우의 벚꽃은 계속 휘날린다. _강정구(cyrus)

언밸런스

언밸런스×2
임달영 & 이수현 / 현재 단행본 6권까지 발매 / 대원씨아이

파격적인 설정과 밀도높은 작화로 독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언밸런스×2」이 작품 자체에서 꽃은 비중 있게 그려지지 않고 있지만 바로 단행본 표지에서 꽃은 등장 캐릭터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 6권의「나혜영」선생님은 "장미",2권의「하지수」는 "해바라기", 3권의「박재경」선배는 "난초", 4권의「은아미」는 "백합", 5권의「캐롤라인 나 / 나혜은」 선생님은 "시에라리아"로 각각 대변되는데 해당하는 꽃말은 다음과 같다.

   *장미: 아름다움, 애정, 미덕
   *해바라기: 동경. 기막힘
   *난초: 청초한 아름다움
   *백합: 순결, 깨끗한 마음
   *시네라리아: 쾌활, 항상 기쁨이 충만하다

이상의 꽃말들을 각 캐릭터에 대입하면 무언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냥 만화를 읽는것보다 이렇게 세세한 부분을 발견하며 또다른 재미를 느끼는 것 또한 독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바이다. _강정구(cyrus)

 

 
아마릴리스

아마릴리스
이와다테 마리코/ 5권 완결 / 학산문화사

모모타는 잡지사를 그만 두고 가족의 오랜 염원이었던 꽃집을 차리게 된다. 하지만 아버지는 병으로 입원하고, 꽃에 대한 것은 잘 알아도 건방진 아르바이트생 교육 시키기나 형이상항적인 주문을 하는 손님에 대처하는 법은 전혀 모르는 모모타.
그리고 꽃집을 위해 그만 둔 회사에는 아직 미련이 남아 있는데,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의 미남 아카이. 여자에게 인기는 많지만, 진득하게 오래 간 관계는 한번도 없어 사실 나름대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아카이와 일에 쫓기며 사랑에 전념하는 것도,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모모타의 가슴 저리게 맹하며 웃기는 사랑이야기. _김혜신(시바우치)

스위트 오아시스

스위트 오아시스
와쿠니 아키사토/ 현재 단행본 3권까지 발매 / 학산문화사

빚을 갚기 위해 스튜어디스 일을 그만 두고 호스티스로 전업한 불면증 환자 이즈미. 우연히 만난 중년의 수의 (樹醫) 이리에 코준과의 인연을 통해 그녀는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꿈과 생전의 아버지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떠올리며, 현재의 자신에게 가장 절실한 평안한 안식처-오아시스를 찾게 된다.
코준과 두 아들, 그리고 여전히 그림자를 드리우는 코준의 죽은 아내의 그림자가 어리는 이리에 집안은 과연 이즈미의 오아시스가 될 수 있는가, 아니면 신기루로 위장한 함정인가. 오아시스와 나무, 꽃이라는 주제가 서로 깊게 연관이 되어 있고, 작가 본인이 수의 자격증이 있는 만큼 매 화의 제목과 말미에는 꽃나무와 꽃의 이름과 주제를 담은 특징이 있다. _김혜신(시바우치)

비천무

 

비천무
김혜린/ 총6권 완결/ 도서출판 대원

80년대 후반 국내 순정만화가들은 곧잘 꽃에 여인을 비유하거나 꽃을 작품의 상징으로 삼곤 했다. 김혜린도 작품 속에 꽃과 여인을 묶곤 했는데 비천무에서 말리꽃과 설리가 그 예가 된다.
말리꽃이란 자스민꽃을 가르킨다. 지금이야 자스민 차가 흔해져 그 향에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들 있지만 이 차를 맛보는 일이 흔치 않던 90년대만 해도 만화계에선 자스민 차를 접할 때면 코를 킁킁거리며 비천무를 떠올리곤 했다. 피의 복수귀가 되어 돌아온 자하랑 유진하는 설리와의 추억이 깃든 말리꽃을 보고는 단 칼에 나무가지 채 베어버린다. 여신처럼 여기던 설리에의 배신감이 엿보이는 장면이다. 그러나 복수가 또 다른 복수를 낫고 설리가 자신의 아이를 나았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는 마음 속에 응어리를 품는 일이 무의미함을 깨닫는다.
시간이 흘러 어느 날 만신창이의 몸을 쉬던 자하랑이 정원에 핀 말리꽃을 보며 그리운 마음에 손을 내밀었다가 거두는 장면이 나온다. 그의 얼굴에는 흐릿한 미소가 깃들어 있다. 인생무상을 느끼며 마음을 바람에 흘려보내는 그에게는 말리꽃에 얽힌 추억조차도 회한 그 이상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꽃 한 송이를 꺽지 않고 거두는 그 손길과 매섭게 꽃가지를 쳐내던 검의 간극이 인상적이다.
참고로 자스민 차가 처음 전해졌을 때면 우아하고 매혹적인 향 때문에 최음제로도 썼다고 한다. 진여진이 진하를 유혹할 때 자스민 향을 가득 피워냈더라면 쉬웠을 지도 모른다. _유혜영(chococh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