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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가족을 그리는 만화(3) : 색다른 형태의 가족 구성원을 보여주는 만화
사회가 복잡해 지면서 더이상 전통적인 가족 뿐만이 아니라 편모가, 혹은 이웃끼리, 혹은 동성끼리- 이루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색다른 형태의 가족 구성원을 보여주는 만화를 몇편 추천합니다.
2007-06-07
만 편집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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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Comic & Culture ④] 가족을 그리는 만화
와우!!
이유정 / 단행본 전 2권 완결 / 서울문화사
작가 「이유정」 씨가 1990년대 후반 <서울문화사>의 순정만화잡지 『윙크』의 지면을 통해 발표했던 「와우!!」 는 일종의 대안가족을 등장시킨 작품이다. 각자의 사정 때문에 학교 기숙사를 나온 다섯 남자 (유리 / 조안 / 크리스 / 렌스 / 싱클레어)가 공동 거처를 마련하려고 동분서주하지만 좀처럼 조건에 맞는 곳을 찾지 못한다. 그러던 와중 흉가에 살고 있던 퓨와 레이 일행을 만나면서 의기투합하게 되고 이들과 기묘한 동거 생활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이들에게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게 됐으니 바로 흡혈귀와 인간의 혼혈아인 스노우 화이트가 나타난것이다!!
만약 7명의 대학생들 앞에 스노우 화이트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야기는 그저그런 청춘물로 흘러갔을지도 모르지만 아무 연고도 없는 아이를 대신 맡아 키우게 되면서 좌충우돌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모습들이 진짜 가족보다 더 정겨운 느낌을 주게 된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흡혈귀로 살아가느냐, 인간으로 살아가느냐의 문제를 놓고 갈등하는 스노우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희생할 각오를 보여주는 싱클레어의 행동은 이들이 가족이란 이름으로 얼마나 결속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수 있겠다.
_강정구(cyrus)
마멀레이드 보이
요시즈미 와타루 / 서울문화사
예쁘장한 그림체와 순정 연애물의 왕도를 걷는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요시즈미 와타루의 대표작. 소년이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처음엔 사이가 안 좋았는데 만나다보니 연심이 생긴다는 이야기, 엄마(나 아빠)의 새 상대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각기 따로 떼어놓고 보면 진부하기 이를 데 없는 소재다. 하지만 이 「마멀레이드 보이」는 합법 스와핑(?)이라는 무시무시한 전제를 깔고 들어감으로써 이 진부한 소재들을 단숨에 두근두근 흥미진진한 볼거리로 바꾸어놓는다.
합법 스와핑이라 함은 두 부모들이 서로 짝을 맞바꾸어 재혼을 했기 때문. 비상식적이라며 혼란스러워 하는 주인공 미키 앞에 상대 부모의 아들인 유우가 나타나고, 결국 한 지붕 아래에서 두 부부와 두 아이 도합 여섯 명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하지만 졸지에 남매가 된 유우에게 미키는 그만 조금씩 두근거리기 시작하는데….
이 작품의 주요 축인 연애 이야기는 요시즈미 와타루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쥐략펴락하는 완급 조절에 힘입어 즐거운 기조로 진행되지만 문득 정신 차리고 보면 상당히 무시무시한 기분이 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작품이야 밝고 기운차게 진행되는 편이지만, 고교생씩이나 된 자녀를 둔 부모가 짝을 바꿔 재혼을 하고 아예 같이 살기까지 한다는 건 ‘보통의 가정’이라는 테두리로 보기가 쉽지 않은 구석이 있다. 게다가 법적으론 남매 관계인 둘의 감정이 연애감정으로까지 발전한 순간, 혈연관계냐 아니냐 맺어질 수 있느냐 없느냐로 줄다리기를 시키는 게 독자들 간을 내다 넣었다 하며 스와핑보다 더 위험천만한 근친상간 소재까지 넘나드니 예쁜 그림에 혹해 집어든 독자들은 심장에 무리가 올 정도.
작품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미키와 유우, 그리고 그 주변을 함께 하는 아이들이다. 하지만 미키와 유우를 만나게 한 바로 그 사건 - 스와핑(?)은 알게 모르게 작품의 전면을 지배하고 있다. 원작자는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 「마멀레이드 보이」는 보기에 따라선 가족 관계란 무엇일까, 그 사이를 이어주는 끈의 내구력은 어느 정도일까라는 의문을 품게 하는 작품이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_서찬휘(seochnh)
순애보 단편 - 소원이 내리는 나날
윤지운 / 서울문화사 / 이슈 게재작
「시니컬 오렌지」에 이어 「파한집」으로 주가를 한껏 올리고 있는 윤지운 씨가 순정지 이슈의 기획 단편 시리즈 『순애보』의 첫 타자로 나서 그려낸 작품. 2005년 15호(7월 10일 발행)에 실려 시리즈 주제와 사뭇 다른 인상을 주는 내용으로 주목받았다. 극단성을 달리는 인물과 설정을 곧잘 배치하는 작가의 습성이 짧은 장수 안에 잘 드러나 있다.
주인공 재인이는 어린 시절의 어느 날, ‘엄마’가 다른 남자랑 결혼해 외국으로 가겠다면서 예전에 사귀었던 한 남자에게 맡겨진다. 당신 딸이니 키우라는 것. 실로 억지스레 설정된 부녀관계 속에서 고3 나이가 된 재인이는 대학 같은 건 필요 없이 자기 명의의 집 한 채를 얻는 것을 목표로 삼는 소녀로 성장(?)한다.
비록 아빠는 하루하루 막노동으로 먹고 사는 낙관주의자고, 하루하루가 빠듯한 일상이지만 재인이는 그런 아빠를 바라보는 게 그저 행복하다. 비록 그 행복도, “아빠”가 아닌 “아저씨”라는 장난스레 부르는 이유도 실은 가슴 속 깊숙한 곳에 감춰놓은 한 자락 진실에 기인하기 때문이지만 - 전셋집 여주인이 아빠에게 다가서면서부터 불편해진 마음은 응어리진 마음에 그만 불을 당기고 만다.
재인이와 아빠의 관계는 이미 만남부터가 일반적인 가족과는 거리가 멀다. 시쳇말로 된장녀(?)의 표본이라 할 법한 애엄마가 정말 떠맡기고 도망간 아이, 게다가 밑도 끝도 없이 네 아이라 해서 맡겨놓긴 했는데 근거니 뭐니 할 거 없이 그럼 자기 아이겠거니 하면서 데려 온 아빠. 모든 상황을 다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자신을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준 아빠에게 연심을 품은 소녀. 여기에 재인이가 아빠를 고집스레 “아저씨”라 부르는 이유에 이르러서는 정말 한끗 차이로 졸지에 근친이니 불륜이니 하는 소재가 오갈 법도 하다. 하지만 작가는 이 부조리함과 괴로움으로 점철된 소재에서도 생활의 여유와 개그를 끌어냄으로써 유사 가족의 행복한 이야기로 완성을 해 낸다. 어떤 면에서는 참 순수한 이들이다. 상황이 좀 극단적이어서 그렇지. _서찬휘(seochn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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