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오늘하루 그만보기
아카이브
만화아카이브
작가인물정보
역사관
구술채록
연구자료
전시도록
복간도서
지식총서
통계
수상작 아카이브
웹진
웹진아카이브
기획기사
칼럼
만화리뷰
기획칼럼
인터뷰
추천만화
지금만화(디지털)
만화계소식
행사소식
카드뉴스
소장품
주요소장품
소장자료 연구
소장품 열람·복제
소장품 디지털 파일 제공
소장품 대여 안내
이용안내
만화규장각 소개
만화도서관 안내
오시는 길
자료기증
FAQ
아카이브
만화아카이브
작가인물정보
역사관
구술채록
연구자료
전시도록
복간도서
지식총서
통계
수상작 아카이브
웹진
웹진아카이브
기획기사
칼럼
만화리뷰
기획칼럼
인터뷰
추천만화
지금만화(디지털)
만화계소식
행사소식
카드뉴스
소장품
주요소장품
소장자료 연구
소장품 열람·복제
소장품 디지털 파일 제공
소장품 대여 안내
이용안내
만화규장각 소개
만화도서관 안내
오시는 길
자료기증
FAQ
로그인
전체메뉴열기
기획기사
만화와 식욕 : (1)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먹는가-만화 속의 식욕을 헤집다
우선 무조건적으로 제 0순위에 오르는 생물적 욕구는 바로 식욕이다. 간혹 도시문명에 둘러싸인 현대인은 종종 잊어버리고는 하지만, 도덕이니 사회니 예술이니, 전부 다 ‘등 따시고 배 부른’ 조건 위에야 성립하는 것...
2007-10-09
김혜신
0
URL 복사
[연중기획 Comic & Culture ⑦] 만화와 식욕
가계지출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백분비로 나타낸 계수를 엥겔지수라고 부르지요. 가계소득이 올라감에 따라 엥겔지수는 내려가야 한다는데, 국민소득이 나날이 올라간다는 요즘 주위를 돌아보면 나날이 늘어나는 식비지출에 모두들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현실과 학문의 괴리일까요? 아니면 멈추지 않는 인간의 식욕을 학문으로는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일까요? 이번호 매거진에서는 학문에서도 제대로 지수화 할 수 없는
인간의 원시적인 욕망 - 식욕
을 따라가봤습니다! (편집부)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바야흐로 가을이 찾아왔다. 춘하추동의 혜택을 받은 지역이라면 동서고금 가을은 추수와 수확의 계절, 즉 먹을 것이 가장 풍족한 시기로 여겨진다. 한민족의 명절 추석이나, 미국, 캐나다의 추수감사절 역시 그러한 수확 축제의 맥락에 있으며, 풍족하지 않았던 시절에도 적어도 이 날만은 배터지게 먹어도 좋다는, 아니 먹고야 말겠다는 묵언의 집념이 있었다. 또한 고사성어에서 가을을 천고마비-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비록 이민족의 약탈을 염려하는 숨겨진 의미는 있지만, 어쨌든 말이 살찔 정도니 사람은 오죽하랴. 그런 의미에서 이 계절에 ‘식욕’에 관해 논함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식욕은 본능
인간을 비롯한 모든 살아있는 생물들이 태어나자마자 가지고 있는 본능, 그것이 바로 식욕이다. 갓난아기나 어린 동물의 하루를 지켜보면 금방 알 수 있지만, 말 그대로 먹고 자고 배설하는 것이 전부다. 생물의 본능은 ‘생존과 번식,’ 즉 욕구로 말하자면 식욕과 성욕인데, 성욕도 웬만큼 성장하고 나서의 얘기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우선 무조건적으로 제 0순위에 오르는 생물적 욕구는 바로 식욕이다. 간혹 도시문명에 둘러싸인 현대인은 종종 잊어버리고는 하지만, 도덕이니 사회니 예술이니, 전부 다 ‘등 따시고 배 부른’ 조건 위에야 성립하는 것이다.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지만 인간도 결국은 먹는 것, 생존이 최우선인 생물이라는 근본적인 진실을 깨우쳐 주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아니 어쩌면 지극히 당연하게도 인간의 유일한 천적인 식인 기생 생물이다. 자연 상태에서는 인간 위에 포식자가 없으니 인간은 스스로가 동물이라는 점을, 생태계에 차지하는 위치와 절대적인 영향력을 잊고 살거나 당연시하며, [기생수]의 주인공 신이치 역시 다분히 인간 위주의 사고방식으로 인간을 잡아먹는 기생 생물들에 대해 혐오감과 공포감을 느낀다. 하지만 인간이 다른 동식물을 먹으며 연명하듯이, 기생수들도 살기 위해 먹을 뿐이다. 하필 그 식욕의 대상, 먹이가 인간인 것이 조금 색다르지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 아닌가? 식인 호랑이에서 식인 기생 생물에 이르기까지 온갖 식인 생명체의 이야기가 끊기지 않는 것은, 가축의 고기를 먹는 인간 역시 누군가에게 먹히는 고기가 될 수 있다는 식욕과 생존에 담긴 보편적인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억압된 식욕
물론 어떤 생물이라도 시도 때도 없이 식욕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배가 부른 사자는 사냥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던가. 배가 부를 때는 먹지 않고, 반면 배는 고프지만 먹을 것이 없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식욕을 자제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문제는, 이 본능이 ‘자제’를 넘어 ‘억압’으로 갔을 경우다. 특히나 식욕을 억압당하는 것은 젊은 여성들이다. 사실 다이어트 열풍이 아니라도 근대 이전에도 적게 먹는 여성, 가냘픈 여성이 인기가 있었던 시대는 많았다. 앞서 식욕과 성욕을 생물의 본능이라고 함께 엮었지만, 실제로 이 두 가지는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 때문에 식욕이 왕성한 여성은 곧 성욕도 왕성한, 즉 조신하지 못한 여성으로 보여 업신여김을 당할 수 있었다. (물론 남성의 경우는 대체로 호걸스럽다고 칭송 받았으니, 어디까지나 이중 잣대였다.)
[엽기소녀姬]의 첫번째 이야기인 [닥치는 대로 먹는 여자]에 나오는 여성은 그러한 여성스러움, 조신함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자신의 식욕을 억압하고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소개팅, 남편 될 사람의 친구들, 시어머니 될 사람 앞에서는 보리차나 홀짝이고 그것 때문에 얌전하고 여성스러운 ‘좋은 인상’을 주지면 그 반동으로 아무도 보지 않는 밤에는 미친 듯이 냉장고를 비우는 극과 극의 식욕을 드러낸다. 공적인 공간에서는 거식증, 사적인 공간에서는 폭식증이 있다고 할까. 결국은 지나치게 게걸스럽고 흉하게 먹는 그녀의 모습에 질린 (어떻게 보면 폭식할 때의 모습과 평소의 가녀린 모습과의 갭을 견딜 수 없어서) 약혼자가 ‘인간이 그렇게 먹을 수 없어!’라며 과도로 찔러 죽이지만, 그보다는 식욕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치료를 받도록 도와주는 것이 (비록 호러만화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결말이지만) 좀더 이해심 있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내일을 위한 식욕
식욕 조절은 억압과는 다른 것이니까. 맛있는 것은 아껴 먹는다는 말이 있듯이, 맛있는 저녁식사를 앞두고 낮에는 굶듯이, 오히려 더욱 더 맛있는 것을 좀더 맛있게 먹기 위해 식욕을 조절하는 매우 플러스적인 경우도 있다. 지독하게 맛없는 인간을 100년 키우면 최고의 진미로 거듭난다는 말을 믿고, 너무나 맛이 없는 소년 치키타 구구를 성심 성의껏 사육하고 있는 식인요괴, 라 라므 데라르처럼 말이다.
비록 (치키타가 심각하게 맛이 없는 나머지) 몇 년 동안 입맛을 버리기는 했지만, 100년 뒤의 진미를 상상하며 그야말로 물심양면으로 치키타를 보살피고, 치키타의 강력한 요구로 100년이 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다른 인간은 잡아먹지 않겠다는 금식 맹세까지 하게 되니, 진정 미식가의 귀감이 아닐 수 없다. 이슬람의 금식기간 라마단의 끝에 3일간 마음껏 먹고 마시는 축제가 기다리듯이, 내일이든, 100년 후든, 진정으로 맛난 것을 마음껏 먹기 위해 식욕을 참고 조절하는 것이라면, 단지 남에게 보이기 위한 다이어트나 식욕을 부정하는 단식 습관보다는 훨씬 더 긍정적이고 미학적이지 않은가? 반면, 다른 방식의 식욕 조절로 또 다른 상극에 존재하는 ‘도’를 추구하는 전사들도 있다.
불태워라! 식욕
미국의 어떤 먹기 대회에서 12분만에 닭날개 173개를 먹은 한인 여성 이선경씨를 기억하는가? 그녀와 같은 빨리 먹기, 많이 먹기의 고수들을 ‘푸드 파이터’라고 부른다. [먹짱!]은 바로 그런 푸드 파이터들의 이야기를 다룬, 일반적으로 요리를 주로 다루는 음식만화와는 조금 다른 맥락의 음식만화다. 음식을 모독한다는 오명을 쓰기도 하는 푸드 파이터지만 의외로 만화에서 그들의 단련법과 활약은 제법 과학적으로 그려진다. 많이 먹고, 빨리 먹기 위해 근성으로 식욕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평소에는 보통 사람의 몇 배나 되는 밥을 먹고 위장 사이즈를 늘린다. 또한 그냥 많이 먹는 게 아니라 ‘맛있게 많이 먹기’라는 철저한 철학 위에 대결을 펼치며, 그 원칙을 부정하고 지저분해도 일단 많이 먹고 보는 (만두의 속과 겉을 분리해 물에 말아서 마신다는 등의) 푸드 파이터들은 ‘사도’로 격퇴의 대상이다.
먹는 데에 이렇게까지 집착하는 것은 사실상 어처구니 없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먹는 것이 철학이자 인생이요, 식욕이 최대의 무기이자 자산인 그들이 부럽고 살짝 존경스럽지 않다면 거짓일 것이다. 사실 음식을 맛있게 많이 먹어 주는 것이 요리를 만든 사람으로써도 기쁘고, 보는 사람도 식욕을 느끼며 감동도 받는다. ‘복스럽게 잘 먹는다.’ 먹는 것에 관한 우리말 표현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한다. 맛있게 잘 먹는 사람은, 보는 이의 마음에도 훈훈한 포만감을 전해주는 법이다. 현실적으로는 푸드 파이터만큼 경의로운 소화력, 위장팽창력, 그리고 식욕을 갖춘 이는 얼마 되지 않겠지만, 그들의 밥풀 튀기는 싸움을 지켜보며 원 없이 식욕을 불태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전글
만화와 성(性)역할 : (1) 같으면서 다른, 다르면서 같은
2007-09-07
다음글
만화와 게임 : (2)게임 원작 만화들
2007-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