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만화의 날 행사가 부천에 자리 잡은 한국만화박물관 상영관에서 진행되었다. 2001년에 만화의 날이 지정된 이후 올해로 열세 번째를 맞이하게 된 이번 행사는 크게 기념행사와 기념식으로 나눠 펼쳐졌다. 기념행사 1부에서는 저작권 관련 컨퍼런스 및 스마트 워크 활성화를 위한 만화영상 콘텐츠 창작 협업시스템(이하 협업시스템) 설명회가 있었고, 2부에서는 만화계 선후배 간 소통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는 동시에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지원 사업 설명회가 이어졌다. 한편, 기념식에서는 오늘의 우리 만화상과 공로상 등에 대한 시상과 함께 한국만화연합 추진 경과보고 및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에 대한 개정안 촉구 성명서 발표 등이 이뤄졌다. ‘만화인들의 소통과 화합’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제 13회 만화의 날의 이모저모를 정리해본다.
기념행사 1부 : 컨퍼런스 및 세미나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까지 진행된 컨퍼런스는 크게 두 파트로 나눠진다. 먼저 ‘건전한 만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저작권 보호 컨퍼런스’가 한 시간여 진행되었고, 이후 협업 시스템에 대한 설명회가 이어졌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하 진흥원), 한국만화가협회(이하 만협), 한국저작권위원회 등이 함께 준비한 이번 저작권 보호 컨퍼런스는 만화가 이종범이 사회를 맡았고, 이영욱 변호사, 강원대학교 로스쿨 정진근 교수 그리고 만화가 정철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 우선, ‘만화 저작권의 보호 관련 침해 현황 및 법적 쟁점’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이영욱 변호사는 “인터넷을 통한 저작권 침해 부분이 단일 주제로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업로더와 다운로더, 그리고 웹하드 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자 등 각각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침해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창작한 공동저작물 관련 쟁점에 있어서는 ‘뽀로로’ 공동제작사의 분열을 예로 들면서 “창작적 표현 방식에 단 1만 기여했더라도 저작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재판결과를 얘기하여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또, 직무상 저작물 관련 쟁점은 스토리작가와 그림작가 혹은 스태프 등 창작에 참여한 이들의 관계설정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음을 언급하면서 특히 작가 간 계약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에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아이디어-표현 이분법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설명함으로써 관객들 가운데 특히 작가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편, 에이전시 및 출판사(매체사)와 작가 사이의 법적 관계는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문제로서 화두에 올렸다. 가령, “잡지에 연재한다고 하면, 잡지에 게재할 권리를 주는 것이지 그 이상의 권리를 넘겨주는 것으로는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출판 등에 따라 지급된 대가, 통상 업계에서의 대가, 만화의 2차적 활용에 대한 기여 정도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타당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면, 매체사의 경우 일정 부분 투자를 해서 작품을 진행한다면 수익에 대한 권리가 있어야 할 것이다.”면서 공생할 수 있는 관계를 강조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롤링의 사례와 구름빵 사례에 대한 비교는 매절 및 저작권 양도 계약을 둘러싼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주요한 예로 제시되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정진근 교수는 ‘만화저작권 보호를 위한 기본상식’에 대해 다루었다. 크게 ‘만화가가 창작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가’라는 문제와 ‘자신의 작품으로 인해 누군가가 권리를 침해받았다는 주장이 나타나게 되는 경우’ 등으로 나눠 설명했다.
우선, 창작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는 주로 캐릭터와 2차적 저작물에 관련해 논의를 진행했다. 저작권의 대전제가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고 표현을 보호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이디어가 연결되는 대표적인 것이 캐릭터이며, 캐릭터에서 핵심적인 것은 ‘아이덴티티’”라고 설명했다. 또한, “저작권에는 저작인격권, 저작재산권 등 다양한 갈래가 있으며, 드라마나 영화 등으로 옮겨진 2차적 저작물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기여가 포함되므로 거기에 대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창작물이 다른 이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주장을 받는 경우에 관해서는 특히 표절과 관련지어 논의하였다. 이에 대해 “유사하다고 모두 표절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게임분야에서 일어난 ‘신야구’와 ‘실황파워풀 프로야구’의 저작권 침해 논란사례를 전했다. 요컨대,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이 보호될 수 있다.”면서 “야구게임을 만들다보면 야구장의 다이아몬드 모습, 관중 등은 비슷할 수밖에 없으며, 그런 부분은 창작성에서 제외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창작 당시에는 몰랐으나 창작 후 자신의 작품과 흡사한 작품이 있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와 관련하여 ‘독자적 창작의 항변’을 언급하면서, “특허권이 우선 특허 출원자에 대해 모든 권리를 부여하는 것과 달리 저작권의 경우 창작물은 공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타인의 것을 베끼지 않았다면 저작권자가 될 수 있다.”고 얘기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만화가 정철은 ‘만화가가 직접 말하는 저작권 침해 사례’에 대한 논의를 펼쳤다. 우선 “동료 작가가 제보해준 사례”라면서 안드로이드마켓에 올라온 앱 가운데 웹툰 이미지를 추출하여 퀴즈 문제 형태로 만든 어플을 예로 들면서 “문제는 여기에서 사용되는 이미지들이 홍보용의 포스터 이미지가 아니라 원고 본문에 있는 이미지들을 추출한 것”이기 때문에 저작권 도용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웹툰 작가 200명의 작품이 버젓이 도용되어, 안드로이드 앱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만화가들이 모두 모여 약식기소라도 해서 사업자에게 책임”을 물어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하지만, “자신의 작품을 도용당한 작가들 모두가 만협이나 기타 단체 등 한 곳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작가 200명을 모으는 게 소송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이런 일은 또 나타날 것이라 생각되며, 여기에는 공동대응 밖에 답이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최근 오픈마켓에 올라와 있는 다수의 사례들을 보여주면서 “자기 작품이 도용되었을 경우, 작가들이 그러한 사실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했으면 좋겠고, 개선하기 위해 뭉쳤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로 논의를 마무리했다.
발제에 이은 질의응답 시간에는 만화가들이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문의가 이어졌다. 전집류를 주로 작업하는 작가의 경우, “통상 매절로 계약을 하는데 이 경우 전자 출판권까지 묶이게 된다.”고 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방법이 없는지 문의가 있었다. 이에 대해 이영욱 변호사는 “일단 계약서에 저작권 양도가 표기되어 있다면, 무효가 될 여지가 있는지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양도가 됐다고 한다면 그 권리를 넘겨준 것이기 때문에 사실 손을 쓰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자신의 그림이 웹사이트에 무단으로 돌아다니는 경우를 접했다는 신문만평 작가의 질문에 대해서는 정진근 교수가 “만평이 무단으로 돌아다니는 것은 복제권과 전송권 침해이기 때문에 당연히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면서 “다만, 그 만평이 신문사의 직원으로 작업이 된 경우라면 저작권자가 신문사이기 때문에 신문사에서 권리주장을 하는 게 맞다.”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트레이싱(tracing)에 대한 문의도 있었다. 이에 대해 정진근 교수는 사진도 일종의 저작물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창작성이 있는 사진을 그대로 그림으로 옮길 경우 저작권 침해의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만화가 정철은 “해당 사진을 그 장소에 가서 본인이 그대로 찍을 수 있다고 한다면 사용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는 얘기와 함께 “참고하는 사진이 CCTV나 포털 사이트의 로드뷰 서비스 등을 통해 자동 생성된 경우라면 차용하셔도 될 것 같다.”는 현실적인 답변도 덧붙였다.
저작권 보호 컨퍼런스가 마무리 된 후, 진흥원 김대진 팀장이 나와 협업 시스템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먼저 사업의 구축 배경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올해 중점 사업으로 스마트워크 활성화 기반조성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몇몇 기관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에 진흥원이 ‘만화영상콘텐츠 창작 협업시스템’이라는 제목으로 제안을 하였고, 심사를 통과해 시범사업으로 선정”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진행상황에 대해서는 “시스템에 대한 개발은 거의 완료가 되었고, 이에 대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 시스템은 현업 만화가, 예비작가, 지망생 등이 주요한 사용자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본 시스템은 스마트 IT 기술을 만화에 응용하여 창작활동이 보다 편리해질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음을 밝히고, 이에 대해 다시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눠 설명을 이어갔다.
우선, ‘만화콘텐츠 창작협업’ 부분은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작가들이 화상회의, 업무관리 솔루션 등을 이용해서 창작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며, ‘창업지원 멘토링’ 부분은 일종의 헬프데스크 서비스로서 “기존 진흥원 사업으로 오프라인 상에서 진행하던 헬프데스크 사업을 온라인 기반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작가들은 법률, 세무, 변리 등 전문분야의 상담자들로부터 온라인 상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만화콘텐츠 & 재능 거래 지원’ 부분은 “작가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올리고, 그러한 재능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수요자들이 그것을 보고 의뢰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수 있는 프로그램”이며, 동시에 “완성된 콘텐츠를 샘플로 올려놓고 그것을 직접 거래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진 팀장은 “시스템을 설계하기 전에 작가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는데, 그 때 주로 얘기되었던 부분이 창작결과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고정공간이 많이 부족하다는 점이다.”면서 “웹하드 같은 클라우드 기반의 저장 공간에 대한 제공은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올해는 반영이 못되었는데, 추가적으로 예산을 지원받아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고도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내년도 사업에 대한 의견도 함께 내놓았다.
기념행사 2부 : 퀴즈쇼 및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찾아가는 설명회
기념행사 1부가 마무리 되고, 작가들의 직접 참여가 두드러진 2부 행사로 이어졌다. 기념행사 2부는 ‘만화계 신구 화합 퀴즈쇼 만화 퀴즈왕(이하 퀴즈 쇼)’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찾아가는 설명회로 구성됐다.
먼저 기성작가와 신인작가들이 참여해 만화가들의 화합을 다지는 퀴즈쇼에는 모두 여섯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기성작가로는 윤태호, 엄태경, 이종규 등이 참여했고, 신인작가로는 연제원, 정필원, 김인정 등이 나섰는데, 윤태호와 연제원, 엄태경과 정필원 그리고 이종규와 김인정 등이 각각 조를 이뤄 행사가 진행됐다. 초성을 보고 작품명을 맞추는 초성만화퀴즈, 여러 명작들의 연재 순서 맞추기, 특정 단어를 그림으로 그려 알아맞히는 캐치 마인드 등 특히 만화와 관련된 문제들이 출제되어 눈길을 모았다. 퀴즈쇼 말미에 만협 분과 시스템 및 키위툰 사건에 대한 간략한 보고가 이어졌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하 재단)의 찾아가는 설명회는 재단의 기획관리팀 유병희 팀장의 설명으로 진행되었다. 우선 재단의 설립배경에 대해 “예술인복지법에 의해 예술인들의 직업적 지위와 권리를 보호하고 예술인의 복지지원을 통해서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증진시키기 위해” 만들어졌음을 밝히고 내년도 사업을 중심으로 설명을 이어나갔다.
먼저 ‘예술인 긴급복지 지원’은 올해 창작디딤돌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던 사업으로서 “재단의 목적에 가장 부합한 사업 가운데 하나”라고 밝히고, “최저생계비 이하 등 일정 기준에 부합되는 작가들에게 우선 지원”된다고 밝혔다. ‘예술인 교육지원 바우처’ 사업은 예술창작활동을 위해 전문성이 필요할 경우 그에 관한 강의 등을 들을 수 있도록 교육 수강료로 1인당 최대 백만 원까지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졌다.
한편, 예술활동이 계약된 상태에서 계약 기간 동안 일어나는 사고나 재해를 보상해 주는 ‘예술인 산재보험료 지원’ 및 만 60세 이상 예술인에게 1인 최대 5백만 원까지 지원되는 ‘원로예술인 의료비 지원’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러한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예술활동 증명이 필요한데, 이와 관련하여 “만화까지 합쳐서 예술분야를 전부 11개 분야로 나눴으며, 만화의 구체적인 기준은 현재 미술에 맞춰져 있다.”면서 “최근 5년 동안 1권 이상 작품을 출간하거나 예술활동으로 얻은 1년간 수입이 120만원이거나 3년 합계 360만원 혹은 보조금 지원을 받은 예술프로젝트에 참여한 경우” 등에 대해 예술활동 증명을 받을 수 있음을 얘기했다.
기념식
만화의 날 기념식은 오후 5시 경, 방송인이면서 만화 마니아로 알려진 김형규와 아나운서 정효진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국민의례에 이어 김경협 국회의원, 김만수 부천시장, 한선재 부천시의회 의장 등 내빈들이 차례로 소개되었다. 이어 만협 조관제 회장, 우리만화연대 차성진 회장, 한국원로만화가협회 권영섭 회장, 한국카툰협회 신명환 회장, 한국여성만화가협회 김기혜 회장,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 최재봉 회장, 진흥원 이희재 이사장 등 만화계 주요단체 대표들에 대한 소개가 있었고, 신동헌, 박기정, 신문수, 사이로 등 만화계 원로작가들에 대한 소개도 이뤄졌다. 내빈 소개가 마무리된 후 조관제 회장은 “우리 만화가들 모두가 많으면 많은대로 적으면 적은대로 적절한 수입을 안정되게 오랫동안 얻을 수 있고, 젊었을 때나 나이가 들어서도 붓을 놓지 않고 좋아하는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고, 인기작가일 때나 무명작가로 살 때도 이웃에게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하면서 살 수 있기를 기원”한다는 이야기로 개회를 선언했다.
주요내빈들 또한 축사를 통해 열세 번째 맞은 만화의 날을 축하했다. 김경협 국회의원은 “만사모(만화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 회원으로서 부천시와 진흥원, 협회 등이 힘을 합쳐 산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으며, 김만수 부천시장은 “부천시가 문화특별시로 자리 잡게 된 데에는 만화와 맺은 인연이 주요한 역할”을 했음을 밝히고 “앞으로도 부천시가 문화도시로 발전해 나가는데 있어서 만화를 동력으로 하는 것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또한, 한선재 부천시의회 의장은 “한꺼번에 유명만화가 분들을 뵐 수 있어서 너무나 반갑고 행복하다.”면서 “부천시의회도 부천시와 함께 만화가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축사에 이어 오늘의 우리 만화상에 대한 시상이 있었다. 올해는 <검둥이 이야기>의 윤필, <나라의 숲에는>의 류승희, <미슐랭 스타>의 김송, <밤을 걷는 선비>의 조주희와 한승희, 그리고 <방과 후 전쟁활동>의 하일권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와 함께 도종환 국회의원과 만화가 이동욱에게 공로패가 수여되었다. 도종환 국회의원은 “문화예술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여 문화예술로서 만화의 위상을 높이고 만화인들의 복지를 향상”시킨 공로를, 그리고 이동욱 작가는 “만화가들의 저작권 보호를 위해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활동을 통해 만화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도종환 국회의원은 소감을 통해 “어려서 특히 김종래, 박기정 선생님의 작품을 좋아했고, 박기정 선생님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 훈이처럼 되고 싶었다. 어려운 시대 박재동 화백의 만화를 보며 용기를 얻었고, 최근에는 강풀의 작품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 싶었고 만화가가 되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좌절이 시를 쓰게 만들었다.”고 하여 행사에 참석한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한편, 동료작가들의 권리 보호에 앞장선 만화가 이동욱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신인작가를 포함해 다음 세대를 위한 정책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로 소감을 대신했다.
이어서 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형규에게 만화의 날 홍보대사 위촉패 수여가 있었다. 소장한 만화책이 7천권이 넘을 만큼 만화 마니아로 알려진 그는 “방송인으로서 평소 만화를 사랑하고 만화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기에 홍보대사로 위촉”되었고, 소감을 통해 “제가 어릴 적부터 즐겨보았던 만화의 작가들을 직접 뵐 수 있는 것이 꿈만 같다.”면서 “저는 제 인생에 가장 큰 스승이 만화라고 생각하며, 제가 만화를 사랑하는 만큼 우리나라 만화가 더욱더 발전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각종 상패 전달이 마무리 된 후 한국만화연합의 추진경과 및 향후 사업계획 보고가 있었다. 한국만화연합 이사이자 목원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김병수 교수가 발표자로 나와 “만화연합은 만화계의 협회, 단체 등이 힘을 모은 것으로서 작년 만화의 날 기념식에서 발족식을 가지고, 그 이후 약 1년간 진행”해왔음을 전했다. 특히, 만화계 각 단체들이 그동안 각자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개별적으로 활동해왔는데, “만화진흥법을 계기로 만화계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일이 생기게 되었고, 또한 대외적으로 만화계 의견을 한 목소리로 모아 피력하기 위함”이 한국만화연합의 주요한 탄생 배경이 되었음을 설명하였다. 이에 따라 “한국만화연합은 새롭게 만들어진 단체가 아니라 각 단체가 회원인 만화계단체 연합”임을 강조하면서 “개별 협회나 단체의 상위기구가 아니라 그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앞으로의 지향점을 알렸다.
뒤이어 아청법 개정안 통과 촉구를 위한 한국만화연합 성명서 발표가 있었다. 만화계 주요 단체 대표들이 단상에 올라 한 목소리로 만화계의 의지를 알렸다.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 최재봉 회장이 대표로 낭독한 성명서에서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의 아동청소년 이용음란물 조항은 2011년 9월 15일 개정 이래 법의 본래 취지와는 전혀 관련 없는 방식으로 적용되어 왔다.”고 밝힌 후 “법이 지정하는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은 말 그대로 아동이나 청소년을 이용해서 제작한 음란물에 한정해야 함에도, 가상 세계의 표현에까지 같은 잣대를 적용함으로써 가상 표현을 세상에 내놓는 창작자에게까지 범죄 혐의를 들이미는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우리 만화계는 현행 아청법이 적용 대상을 명확하게 제공해, 아동과 청소년의 성을 보호한다는 본래 취지에 맞게 시행될 수 있도록 문제의 소지를 없앤 개정안을 국회가 이번 회기 내에 반드시 통과시킬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어서 올해 만화의 날 핵심 테마인 ‘만화인 세대간 소통과 화합’을 보여주는 세레머니가 펼쳐졌다. 여기에는 선배작가를 대표하여 만화가 윤승운이, 후배작가를 대표하여 만화가 소노수정이 참석했다. 이들은 단상에 올라 덕담을 나눈 후, 신구 만화가의 화합을 의미하는 퍼즐 맞추기 퍼포먼스를 펼쳤으며, 특히 윤승운은 “우리 시대에는 지면이 많았는데, 젊은 작가들의 앞날이 잘 풀렸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로 후배작가들에게 선배작가들의 마음을 전했다.
부대행사
컨퍼런스와 설명회, 기념식 등이 박물관 상영관에서 진행되는 동안 박물관 로비에서는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렸다. 만화의 날에 박물관을 방문한 시민들을 위해 포토존 등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고,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사인회도 준비되었다. 또한, 협업시스템 부스에서는 즉석에서 작가들로부터 회원가입을 받고 시연도 해보는 자리가 준비되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도 작가들을 위한 상담부스를 만들어 예술활동 증명 신청을 받았다. 한편, 한국만화의 선구자 이도영이 <대한민보> 창간호에 처음 만화를 발표했던 6월 2일로 만화의 날을 이전할 것인지 혹은 1996년 ‘만화심의 철폐를 위한 범만화인 결의대회’가 열렸던 11월 3일로 계속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게시판도 보여 시민들과 만화가들의 눈길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