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JIMA Interview]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넘는 작품의 힘을 함께 만들어간다
지난 8월 15일(토) 오후 1시, 서울 신촌에 있는 코지모임방에서는 일본 만화출판사인 SORAJIMA가 개최한, 웹툰 PD(만화 편집자) 채용으로 직결되는 ‘1day PD 체험회’가 열렸다.
1차 선발과정을 거친 약 10여 명의 한국 지원자가 참가했던 체험회는 SORAJIMA의 신입사원 채용을 담당하는 하라다 미즈호(原田 瑞穂, はらだ みずほ /人事部 新卒採用担当)씨가 직접 진행하였다.
행사를 진행하고, 또 인사를 담당하고 있는 하라다 미즈호씨에게 이번 행사의 의미와 SORAJIMA의 목표에 대해 들어보았다.

작년 여름 한-일 웹툰산업교류회를 찾은 ‘SORAJIMA’ 직원들과 즐겁게 미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교육과 공모전 등 굉장히 폭넓은 사업 영역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키사이 스튜디오’와 같은 해외 스튜디오에 투자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SORAJIMA는 어떤 회사이며,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SORAJIMA는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라는 믿음(Belief)을 내세우는 만화 출판사입니다. 이야기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힘을 진심으로 믿으며, 이를 사람들에게, 세계에, 그리고 오랫동안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작품을 직접 기획·제작해 일본을 포함한 세계 9개 국가·지역의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작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단행본 출간부터 애니메이션·드라마 제작, 해외 진출까지 일관되게 담당하며 작품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교육기관 및 크리에이터들과 함께하는 인재 육성, 공모전 등의 활동 역시 모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과 재능 있는 작가가 지속적으로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인도네시아의 Kisai를 비롯해 해외 크리에이터 및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것도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최근 한국을 찾는 일본 출판사와 웹툰 기업이 무척 많아졌습니다.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이번 SORAJIMA의 프로그램은 그중에서 상당히 독특하다고 느껴집니다.
이런 행사를 기획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번 행사를 통해 진정 얻고 싶은 목표와 기대는 무엇일까요?
‘웹툰’이라는 표현 방식은 틀림없이 한국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그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웹툰이라는 표현 방식에 대한 깊은 애정과 열정이 살아 숨 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바다를 건너 직접 만나러 온 사람들도 바로 그러한 열정을 가진 분들입니다.
채용 자체는 일본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직접 현지를 찾는 이유는 열정을 가진 분들과 마주 앉아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무엇보다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현직 만화 편집자가 진행하는 실전 워크숍을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단순히 회사 설명을 듣는 자리가 아니라, ‘편집자의 시각으로 작품을 다듬는 과정’ 자체를 직접 경험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저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단기적인 채용 성과만이 아닙니다. 한국의 작가와 편집자, 교육기관 관계자들과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는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 그것이 저희가 생각하는 진정한 목표입니다.
![SORAJIMA logline "누구나 비웃는 큰 꿈을, 이뤄 보이겠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는 SORAJIMA가 내걸고 있는 logline입니다. [사진 = SORAJIMA 제공]](https://www.kmas.or.kr/img/archive/webzine/bbs/images/000084/20260901084240542_A9BV2WWL.jpg)
최근 일본에서 활동 중인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의 회원분이 일본 정부에서 콘텐츠기업을 위한 지원사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이제 일본 만화, 웹툰계 역시 글로벌로의 진출을 준비하고, 또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여주었습니다. 현재 일본 만화, 웹툰계의 현황과 글로벌에 대한 기대는 어떠한가요? 그리고 거기서 한국은 어떤 파트너로서 생각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일본 만화는 스토리와 캐릭터를 만드는 데 있어 오랜 역사와 경험을 축적해 왔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만드는 힘을 새로운 방식의 읽기와 전달 방식에 접목해 세계로 더욱 넓혀가는 환경이 이전보다 갖춰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콘텐츠 산업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한국은 SORAJIMA에 있어 ‘배워야 할 상대’도, ‘경쟁해야 할 상대’도 아닌, 함께 세계 독자들에게 작품을 전달해 나갈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표현 방식을 개척해 온 한국 작가와 편집자들의 역량, 그리고 일본 만화가 오랫동안 축적해 온 이야기 창작의 깊이. 이 두 가지가 결합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작품이 더욱 많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SORAJIMA 단체사진 SORAJIMA 멤버들의 사진입니다. 모두가 "누군가에게 비웃음을 살 만큼 큰 꿈"을 품고, 창작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사진 = SORAJIMA 제공]](https://www.kmas.or.kr/img/archive/webzine/bbs/images/000084/20260901084713246_JANEDIUN.jpg)
이번 프로그램에서 일본 현직 편집자들에 의한 멘토링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재작년 일본 망가주크에서 진행한 칸 만화 편집 교육에 많은 호응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일본이 가지고 있는 편집의 노하우는 대단하고, 또 한국에서도 관심이 많을 듯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현재 웹툰이라는 세로 스크롤 기반의 디지털 만화가 중심입니다. 정확히 이번 멘토링에서 어떤 것들이 교육되는 것인지, 또 그게 한국 예비 작가나 편집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전하고 싶은 것은 특정 포맷에 국한된 기술이라기보다 그 근간에 있는 ‘재미를 어떻게 설계하고, 그것을 어떻게 독자에게 전달할 것인가’라는 편집자의 관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캐릭터를 만드는 방법, 독자가 다음 이야기를 계속 읽고 싶게 만드는 서사의 구조, 기획을 발전시키고 다듬는 방법, 그리고 독자의 반응을 어떻게 분석해 작품을 더욱 발전시킬 것인지 등을 다룹니다.
일본 만화 제작 현장에서 오랫동안 축적해 온 이러한 사고방식은 가로 읽기든 세로 읽기든 변함없이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이를 세로 읽기라는 표현 방식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50년 뒤에도 남아 있을 한 편의 이야기가 되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자세입니다.
이번 프로그램 역시 저희가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가르치는 자리가 아니라, 한국의 신인 작가와 편집자들의 감각과 저희의 관점을 서로 공유하며 함께 작품을 발전시키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에서의 경험이 각자의 다음 작품을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SORAJIMA 제작 현장 웹툰을 중심으로 만화를 제작하고 있는 저희 회사의 평소 제작 현장 일부입니다. 실제 업무 분위기가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첨부 드렸습니다. [사진 = SORAJIMA 제공]](https://www.kmas.or.kr/img/archive/webzine/bbs/images/000084/20260901085001427_Q4JL4W4R.jpg)
웹툰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교육, 유통의 경로, 미디어 환경이나 접근 방식, 또는 공모전이나 다양한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창작공동체 등 다양한 조건들 중에 SORAJIMA가 생각하는 우선순위와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굳이 하나만을 가장 우선순위에 둔다면 SORAJIMA는 ‘진정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과 그것을 만들어 내는 작가와 편집자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교육·유통·공모전·창작 커뮤니티 등의 요소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고정된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느 하나도 빠질 수 없는 요소이며, 작품과 상황에 따라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희는 우선순위를 미리 정해 두기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를 그때그때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순서를 잘못 설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제도나 유통만 앞서 나가더라도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이 없다면 지속적인 발전으로 이어질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SORAJIMA는 우선 작가와 편집자가 최고의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편집부의 경계를 넘어 진행하는 네임(콘티) 회의와 피드백 회의를 통해 개인의 재능에만 의존하지 않고 조직의 집단지성을 활용해 작품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자체 개발한 도구와 데이터 기반, 나아가 경영 정보까지 공개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환경을 마련함으로써 작가와 편집자가 오직 ‘작품과 독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하나하나의 노력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과 새로운 재능이 지속적으로 탄생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믿습니다.
한국 웹툰계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글로벌 진출을 모색해왔습니다. 그렇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나 활발한 진출을 이뤄냈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고 내부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SORAJIMA에서 보기에 웹툰의 글로벌화는 어느 정도 진행되었을까요? 또 글로벌화를 위해 꼭 필요한 게 무엇일까요?
그동안 소라지마가 한국과의 교류를 위한 노력과 그 아쉬움은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웹툰의 글로벌화는 시장이라는 측면에서는 분명 크게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독자가 국가와 언어의 경계를 넘어 빠져들 수 있는 작품이 얼마나 탄생했는가’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아직 가능성은 훨씬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SORAJIMA 역시 작품을 9개 언어로 글로벌 전개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드라마·단행본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가 실감한 것은 두 가지가 함께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하나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작품 자체의 힘, 다른 하나는 그 작품을 현지 독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한국과의 교류에서도 체험 프로그램과 멘토링, 교육기관과의 협력 등에 힘써 왔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욱 깊고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아쉬움은 한국의 여러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저희 스스로에게 남아 있는 과제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함께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한국의 작가와 기업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SORAJIMA 가 만들고 싶은 교류의 관계와 사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또는 향후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국에는 웹툰이라는 새로운 표현 방식을 개척해 온 훌륭한 작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희는 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심으로 존경을 표합니다.
저희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함께 세계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만들어 갑시다.”
저희는 작가의 개성과 세계관을 최대한 끌어내고, 그 작품을 일본을 넘어 세계에 전달하는 동반자가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구축하고 싶은 것은 채용과 인재 육성에서의 협력뿐 아니라 공동 작품 제작까지 포함하는 장기적인 관계입니다. 이번 서울에서의 활동은 그 첫걸음에 불과합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한국을 방문해 작가·기업·교육기관 관계자들과 신뢰를 쌓아가겠습니다.
이야기의 힘을 국경 너머로 함께 전달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만화웹툰 작가로의 취업과 등단은 최근 한국 웹툰계가 고민하는 현실적인 문제이다. 그리고 ‘글로벌’은 가장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때 일본기업의 채용담당자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채용이 연계되는 체험회를 열었다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SORAJIMA에서는 체험회 이후 몇 명의 한국인 에디터와 채용 심사와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후반 전형에 여러 명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한 네이버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신 웹툰 PD 경력자분들의 지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전해왔다. 어쩌면 이번 채용 연계 채험회와 교류는 한국 및 일본 만화웹툰계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첫 출발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하라다 미즈호 (原田 瑞穂) / 인사부 한국 채용·신입 채용 책임자
현재 국내에서는 대학생 대상 인턴 프로그램의 기획·운영, 예술/미술/디자인/크리에이티브 계열 학교와의 제휴 등, 만화 편집자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기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시장에서 큰 가능성을 느끼고, 현재는 직접 한국을 방문하여 자사 주최 이벤트와 해외 채용 마케팅 등도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