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IP와 K-콘텐츠의 흥행 방정식
웹툰 생태계가 일으키는 지각변동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페리컬 인사이트 앤 컨설팅’에 따르면 전 세계 웹툰 시장의 규모는 2021년 47억 달러에서 연평균 40.8%씩 성장을 거듭하여 2030년에는 601억달러(약 80조 6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월 공개한 ‘2023 웹툰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웹툰 산업 총매출은 1조 82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1조 5669억 원) 대비 17% 증가한 수치이다. 전 세계 웹툰 플랫폼 매출 상위 5개 기업 중 4개(1위 카카오픽코마, 2위 라인망가, 3위 네이버웹툰, 4위 카카오페이지)가 국내 업체였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K-웹툰의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은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K-웹툰의 흥행은 원작 IP를 활용한 영화, 드라마, 게임 등 파생 콘텐츠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가 발표한 ‘2023년 전 세계 만화 앱 시장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인앱 구매수익에서 네이버웹툰이 2억 달러(약 2600억원), 카카오 타파스가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기록한 바 있다. 카카오는 일본법인 카카오픽코마의 웹툰 플랫폼 ‘픽코마’를 필두로 콘텐츠와 뮤직, 미디어 세 부문의 해외시장 성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2016년 일본에서 첫 선을 보인 픽코마는 월간 활성 사용자수 1000만명 이상, 누적 앱 다운로드 4000만건 이상을 기록했고 일본 앱 만화시장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해 처음으로 연간 거래액이 1000억엔(약 9024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네이버웹툰이 일본에서 운영하는 디지털 만화플랫폼 라인망가, 이북재팬의 거래 합산액도 지난해 1~11월 누적 기준 1000억엔을 넘어섰다.
지난 해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14개 중 <사냥개들>, <마스크걸> 등 절반이 네이버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된 작품이었다. 공개된 작품들은 모두 넷플릭스 글로벌 TV쇼(비영어권) 상위 10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2024년 상반기 기준 네이버웹툰의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영상 콘텐츠는 총 16개 작품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에 따르면 2021년 이후부터 영상화된 웹툰의 수가 꾸준히 증가해왔다. 네이버웹툰은 2022년 25개, 2023년 29개의 웹툰을 영상 콘텐츠로 제작했다. 2024년에는 <머니게임>, <닭강정>, <중증외상센터> 등 최소 30개 이상의 웹툰이 영상으로 제작되거나 공개될 예정이다. 카카오웹툰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5년간 총 65건의 판권을 판매했다. 반면 2021년부터는 매년 50여 건의 판권을 넘겼다.
성공한 IP, 콘텐츠의 선순환을 이끌다
웹툰의 영상화가 인기를 끌면서 원작 IP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 플랫폼 유입이 늘어나면서 콘텐츠의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지난 5월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The Eight Show)가 전 세계의 호평을 받으며 글로벌 Top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총 68개 국가에서 10위권 안에 들었고, 한국과 홍콩,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1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더 에이트 쇼>가 인기를 끌면서 원작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에 관심도 높아졌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더 에이트 쇼>가 공개된 지 열흘 만에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의 국내 조회수는 각각 31.3배와 11.7배를 기록했고, 국내 거래액도 16.1배, 18.5배 증가했다.
<더 에이트 쇼>에 앞서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o난감>도 공개 열흘 만에 원작 웹툰의 조회 수 10.1배, 거래액은 5.9배 증가한 바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같은 기간 동안 조회수와 거래액이 각각 29.4배, 5.7배 늘어나면서 글로벌 흥행을 이어갔다. 꼬마비 작가의 첫 웹툰 <살인자ㅇ난감>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후 연속 살인을 하게 된 20대 청년과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물로 공개된 이후 11개국에서 시청시간 1위를 기록했다. 한편 외모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마스크걸> 역시 작년 8월 18일 공개된 후 1800만뷰를 기록했다. <마스크걸>의 방영 이후 열흘간 원작 거래액이 전달 대비 166배, 조회수는 121배 증가했다. <마스크걸> 웹툰이 2018년 6월 9일 완결된 점을 고려해보면 역주행의 속도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좌측 - 넷플릭스 <더에이트쇼>, 우측 - 넷플릭스 <마스크걸>
네이버웹툰은 웹툰·웹소설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다양한 방식의 수익원 창출을 고려하고 있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영상 제작뿐만 아니라 게임, 굿즈(MD), OST 등 IP 다각화를 통해 팬덤의 확장과 충성도를 높여가겠다는 전략이다. 2019년에 공개된 네이버웹툰 <화산귀환>은 웹소설로 수백억원의 누적매출을 기록한 슈퍼IP로, 2021년 웹툰으로 제작되어 2023년 기준 글로벌 누적 조회 수가 4억 5000만 뷰를 넘겼다. <화산귀환>은 각종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통해 20억 이상 모금액을 기록한 바 있고, MD 상품도 9억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유미의 세포들>은 웹툰 기반 IP로는 최초로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인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를 지난 4월 개봉했다. <유미의 세포들>은 지난 2021년 tvN 드라마를 통해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으로 신선한 재미를 전달했고, 현재는 애니메이션에 이어 뮤지컬 개발이 한창이다. <유미의 세포들>은 쿠션, 키링, 인형마그넷, 무드등, 퍼즐 등 다양한 형태의 굿즈로 제작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식품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해 대중의 일상 속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 애니메이션 <유미의 세포들>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등을 운영 중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원작 웹툰의 영상화로 글로벌 팬덤 확보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엔터 작품 중 올 상반기 영상화된 콘텐츠는 영화 <선산>,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원작 <내일의 으뜸>) 등이 있고, 필리핀에서 3월 18일 공개된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리메이크 드라마는 3주 연속 1위를 지키며 흥행에 성공했고, 드라마를 보기 위해 Viu 애플리케이션이 필리핀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히는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인기로 카카오페이지 원작 <내일의 으뜸> 웹소설과 웹툰의 조회수도 급격히 상승했다. 특히 드라마 방영기간인 4월 8일~5월 28일을 기준으로 방영 전인 3월 마지막주 대비 4월 셋째 주의 웹소설·웹툰의 조회수는 각각 약 18배,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조회수 143억회에 달하는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애니메이션은 방영(1월 6일~3월 30일) 이전인 지난 해 12월 마지막 주 대비 1월 둘째 주 기준 웹소설은 약 7배, 웹툰은 약 4배의 조회수 증가가 나타났다. 5월 8일에 정식 출시된 넷마블의 <나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한 달만에 전 세계 모바일 액션 게임 중 다운로드 1위, 매출 2위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누적 매출은 7000만 달러로 2024년 상반기에 출시된 국내 모바일 게임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국가별 매출 규모를 살펴보면 한국이 39.4%, 미국 16.9%, 일본 15.6%, 대만 4.8%, 프랑스 3.6% 순으로 약 70%의 누적 매출이 한·미·일 시장에서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센서타워 리뷰에 따르면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출시 후 ‘웹툰’이라는 용어가 가장 많이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게임의 성공 요인으로 3D 애니메이션 아트 스타일과 핵 앤 슬래시 게임플레이, 내러티브 요소 등 원작을 충실하게 반영하면서도 액션 게임의 재미를 더한 게임성을 꼽았다. 막강한 팬덤의 기대감과 호기심을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완성도와 작품의 퀄리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균형감 있게 실현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좌측 - (출처 : 넷마블), 우측 - (출처 : 뉴시스)
IP의 선순환을 통해 유입된 이용자가 꾸준히 작품의 세계관 속에 머무르게 하는 전략으로 이모티콘, 크라우드 펀딩, MD 상품 등이 있다. 콘텐츠 속 아이템을 활용하여 팬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굿즈가 인기를 끌면서 네이버웹툰 MD 상품의 매출은 전년도 대비 약 700%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해 세 차례 진행한 팝업스토어에서도 누적 방문객 약 17만명을 기록했고, 60만개 이상의 상품이 판매되었다. 펀딩 플랫폼 와디즈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캐릭터 굿즈 펀딩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12%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캐릭터 굿즈 펀딩은 전년보다 64% 증가했는데 올해는 더 가파른 성장세다. 와디즈는 국내 최대 콘텐츠 전문회사 대원씨아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8개월 만에 누적 펀딩 8억4000만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대원씨아이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만화 IP를 와디즈의 강소 제조사와 연결하는 협업을 통해서다. 또 다른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도 콘텐츠 IP를 활용한 굿즈 펀딩이 연평균 약 30%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21년 215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357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1월 웹툰 <마법소녀 이세계아이돌> 공식 굿즈 펀딩 모금액이 41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약 한 달간 3만 명 넘게 참여해 세운 기록이다.
플랫폼을 횡단하는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다
K-웹툰 시장의 선순환이 영상화를 통해 본격화되고 있는 것과 동시에 로컬 문화를 존중하고, 지역민의 감수성을 저격하는 현지화 전략으로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해외 아마추어 플랫폼을 통해 웹툰을 발굴하거나 현지 공모전을 통해 가능성 있는 작품을 발굴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네이버웹툰의 <로어 올림푸스>(Lore Olympus)이다. 뉴질랜드 출신 레이첼 스마이스 작가의 <로어 올림푸스>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재해석한 판타지 로맨스 장르로,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네이버웹툰이 해외판 도전만화 시스템인 아마추어 작가플랫폼 캔버스(Canvas)에서 발굴한 후 2018년부터 영어 홈페이지에서 정식 연재되고 있다. 현재 영어, 한국어, 프랑스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독일어 등 7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고, 누적 조회수는 13억 회를 넘겼다. <로어 올림푸스>는 지난 해 7월 만화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윌 아이스너 어워드(Will Eisner Comic Industy Awards)’ 최우수 웹코믹(Best Webcomic) 부문에서 2년 연속 수상한 데 이어 10월에는 미국 ‘하비상(The Harvey Awards)’ 시상식에서 ‘올해의 디지털 도서’ 부문 3년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하비상은 미국 만화가이자 편집자인 하비 커츠먼(Harvey Kurtzman)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88년 제정한 상으로, ‘윌 아이스너 상(Will Eisner Comic Industry Awards)’과 함께 전세계 권위를 인정받은 만화 시상식이다. 그동안 일반 만화 작품 중심이었으나 처음으로 세로 스크롤 형식의 웹툰이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같은 달에 열리는 링고상(Ringo Awards) ‘최고의 웹코믹’ 부문에서도 2년 연속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미국 3대 만화상을 석권했다. ‘링고상’은 마블코믹스의 <스파이더맨>, <판타스틱 포>, DC 코믹스의 <플래시> 등을 그린 만화가 故 마이크 위링고(Mike Wieringo)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하비상, 윌 아이스너상과 함께 미국 3대 만화상으로 꼽힌다. 글로벌 만화시상식 3관왕을 2년 연속 달성한 웹툰 콘텐츠는 <로어 올림푸스>가 최초이다.

△ 출처 : 네이버웹툰
올해로 글로벌 진출 10주년을 맞은 네이버웹툰은 각국에서 선호하는 문화나 정서를 작품에 담을 수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로컬의 역사와 이야기, 동시대성을 담아내는 방식으로 현지화를 시도해왔다. 현지 구독자의 취향을 사로잡는 IP의 개발을 통해 네이버웹툰의 이용자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다수의 창작자가 모일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집중해왔다. 자유로운 창작과 수익 구조를 만들고, 일정 조건을 달성한 작가에게 창작 지원금을 제공하거나 개인 후원, 광고비 정산 등으로 수익을 공유한다. 네이버웹툰이 현지에서 발굴·제작한 작품을 또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멀티웨이 크로스보더(Multi-way cross border)’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한국어 작품을 번역해 수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글로벌 플랫폼끼리 작품을 수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웹툰 멀티웨이 크로스 보더 콘텐츠 수는 2021년 대비 약 60% 증가했다. 올 2월부터 네이버웹툰 인도네시아 서비스에서 한국 웹소설 <연애보다 결혼>을 인도네시아 스토리 작가·그림작가가 웹툰으로 각색한 <아워 시크릿 매리지(Our Secret Marriage)>가 출시 직후 목요웹툰 1위를 기록했다. <아워 시크릿 메시지>는 현지 로맨스 웹툰 <조이풀 딜라이트(JOYful Delight)>의 작가 카이루니사가 각색하고, 브이비아이(VBi)가 작화를 맡았다. 한국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의 흥행은 선례가 있었지만 한국 웹소설을 현지 작가가 웹툰으로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24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웹툰 이용자들의 한국 웹툰에 대한 호감 요인은 ‘다양한 소재 또는 장르’, ‘그림 묘사가 사실적이고 섬세함’ 등이 전체의 33.5%를 차지했다. 반면 웹툰 번역이 미흡해서 호감이 저해된다는 응답이 20.3%를 차지했다. 인도네시아 독자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각색 작가와 작화 전문 작가를 모집했으나 웹소설의 웹툰화가 생소한 인니에서는 작가풀이 전무했다. 결국 한국어 웹소설을 인니어로 번역한 후 인도네시아 PD가 현지화에 맞는 각색에 중점을 두고, 한국 PD가 웹소설 웹툰화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해서 로컬화를 진행하여 성공한 사례이다.
한편 현지 플랫폼을 활용하여 국내 원작 IP를 다양한 콘텐츠로 각색·제작하여 수출하는 방식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2018년 JTBC 드라마로 방영된 네이버웹툰 <내 ID는 강남미인!>을 원작으로 한 태국 현지 드라마 <뷰티 뉴비>(Beauty Newbie)는 지난 4월 종영 전까지 동남아 대표 OTT ‘뷰(Viu)’에서 방영 기간 중 4주 연속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네이버 웹툰의 해외 진출은 잠재적 창작자와 이용자 확보에 교두보가 되었다. 국내 작품을 글로벌 시장에 서비스하면서 856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으로 성장한 것이다. 캔버스를 통한 국가별 현지 창작자 양성과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 ‘태피툰’ 등을 투자 및 인수하면서 10억개 이상의 IP를 보유한 거대 콘텐츠 기업이 되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북미 자회사 타파스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타파스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플랫폼 타파스의 일 거래액은 2억원을 돌파한 수준이다. 1월 기준 타파스 일 거래액은 2억원을 돌파했으며 95%는 한국 IP가 견인했다. 카카오엔터는 올해 한국 IP 약 1000개를 타파스에 더 공급해 거래액을 늘릴 계획이다.

△ 좌측 - <아워 시크릿 매리지> 포스터, 우측 - <뷰티 뉴비> 포스터
카카오의 일본 현지 전략은 더욱 공격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지난 해 일본에서 사상 최대 거래액을 기록한 픽코마는 올 1분기 매출은 1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성장했지만, 일본 인포컴의 만화 웹사이트·앱 ‘메챠코믹’의 매출(1335억원)보다는 적은 수치이다. 인포컴의 전자 만화 사업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했다. 인포컴은 한국 웹툰 플랫폼 ‘피너툰’을 인수하여 국내에도 진출한 상황이다. 일본 전국출판협회·출판과학연구소의 ‘2023년 일본 만화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디지털만화(웹툰 및 전자책 만화) 판매 추정 금액은 지난해보다 7.8% 증가한 4830억엔(약 4조 2100억원) 집계되었다.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 규모가 4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연간 판매액이 887억엔에 그치며 전체 만화 시장의 20%에 불과했던 일본 디지털 만화시장은 10년 만에 70%에 육박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출처 :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5200344i)
카카오픽코마는 지난 5월 13일 프랑스 진출 3년 만에 ‘픽코마 유럽’의 현지 법인 철수를 발표했다. 프랑스는 세계 3대 만화 소비국으로 꼽히지만, 출판만화 중심의 문화가 공고하여 디지털 만화시장의 성장세는 전세계 평균(5.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픽코마의 유럽 법인 철수는 일본 웹툰 시장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라고 할 수 있다.
콘텐츠 영토 전쟁, ‘상생’이 답이다
도전하고 확장하는 웹툰의 글로벌 지형은 지금 이 순간에도 꾸준히 영토를 확장하며 새로운 포맷과 감성으로 수용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창작자들과 공생하는 생태계 구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대형 플랫폼과 인기 작가들에게만 치중된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더 많은 창작자들이 고유한 스토리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장르와 포맷 지원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3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기를 거치면서 4대 웹툰 플랫폼의 월간 이용시간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2022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플랫폼에 웹툰을 공급하는 제작사들의 매출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한국콘텐트진흥원은 국내 전체 웹툰 제작사의 2022년 매출 규모를 7013억원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5% 감소한 수치이다. 데이터플랫폼 ‘혁신의숲’에 따르면 지난 해 국내 웹툰 시장에서 매출 상위 10개 제작사(웹툰 플랫폼 업체 제외) 중 9곳의 실적이 전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웹툰 공급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틱톡, 유튜브 등 숏폼 콘텐츠의 인기로 웹툰 이용이 감소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국내 웹툰 소비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한 새로운 이용층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글로벌 플랫폼 업체가 아닌 제작사들은 해외 시장 개척에도 어려움이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웹툰 수출을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통역 및 번역 지원’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53.2%(복수응답)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중소기업과 개인 창작자들이 해외 시장에서 K-웹툰을 사랑하는 이용자들과 만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다각화될수록 영상화, 현지화는 물론이고 웹툰의 세계관을 확장한 캐릭터비즈니스와 IP 선순환 구조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또한 글로벌 OTT에 의존한 성장세 속에서 국내 플랫폼과 사업자들의 새로운 시도가 이어져야 할 시기이다. IP의 특성에 맞는 플랫폼이나 어플리케이션 구축을 통한 이용자 확보와 팬덤 관리, 세계관 확장 등을 시도하면서 K-콘텐츠에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이 출시되는 날도 기대해본다. 이미 형성된 국내외 K-콘텐츠 팬덤뿐만 아니라 잠재적 고객으로 남아있는 여러 지역의 이용자들을 위해 문화다양성과 동시대적 감수성을 반영한 좋은 스토리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팬, 블로거, 게이머 등 입체적인 정체성으로 유동하는 디지털 콘텐츠 이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이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활동하면서 콘텐츠의 의미와 가치를 확장시킬 수 있는 소소하지만 꾸준한 문화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유일한 콘텐츠나 비즈니스 모델은 없다.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미디어 환경과 시간적 여유, 로컬문화의 전통을 배려하고, 반영하는 노력과 기술이야말로 슈퍼IP를 만들어내는 글로벌 팬덤 구축의 열쇠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