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의 목적은 한국의 디지털 만화인 웹툰의 SF 장르를 주요 분석 대상으로 삼아 사회적 발언의 함의를 발견하고, 그 의미와 가치에 대해 분석하는 것이다.
한국만화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미디어의 다양함과 편리함, 문화산업적 성공을 이룩하면서 사회문화적, 예술적 표현을 나타내는 대중문화로 자리잡았다. 또한 한국 특유의 서사적 표현 방식과 시각적인 예술성, 대중의 삶을 투영하는 특징을 나타내면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발전하고 있다.
미디어의 변화와 전이의 과정 속에서 한국만화는 수용자의 능동성, 적극성, 표현의 자유를 특징으로 하는 트랜스미디어 시대의 만화로 성장하는 기로에 접어들었다. 미디어 컨버전스 현상의 중심에 있는 한국만화는 향유 방식의 변화로 인해 미디어를 종횡무진하는 수용자를 중심으로 트랜스미디어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21세기 한국만화의 주미디어인 웹툰은 동시대의 사회를 비판하고 성찰하는 특징으로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공감과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타 미디어로 확장되는 원천 서사의 가능성으로 인해 웹툰은 트랜스미디어 시대의 문화 콘텐츠로의 역량을 드러내고 있다.
SF 장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창작하고 있는 웹툰은 21세기 한국 사회의 현실을 조명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기후 위기로 인한 암울한 미래상, 과학 기술의 발전과 물질 문명 속에 나타나는 사회적 격차와 그에 대한 갈등, 인간 정체성에 대한 질문, 미래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주제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 SF 만화는 2010년 이후 웹툰을 중심으로 한 발전을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으며 양적 성장을 이루고 있다. SF 장르적 상상력과 웹툰의 표현 방식을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SF 웹툰은 과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합리적으로 추론하고 있다. 또한 미래 사회를 상상하면서도 지금의 한국 사회의 모습을 투영하며 사회적 발언을 나타내고 있다.
SF 웹툰의 사회적 발언을 분석하기 위해 대표적인 사례들에 나타난 사회적 발언을 주제별로 분류했다. 사회적 발언의 첫 번째 주제는 기후 위기에 대한 것이다. 기후 위기를 나타낸 사례들은 기후 위기로 인해 디스토피아 사회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협력과 질서가 사라진 종말론적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종말이 지나간 후에 한국 사회가 폐허가 된 모습을 제시하며 현실에 대한 비판과 성찰, 재건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두 번째는 사회 구조에 대한 문제이다. 사회 구조에 대한 문제를 다룬 SF 웹툰은 현실을 토대로 부조리한 사회를 비판적으로 표현했다. 그러한 내용을 토대로 SF 장르적 상상력을 더하며 미래 사회의 불평등과 사회적 격차로 인한 소외된 약자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세 번째는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다루고 있다. 인공지능, 포스트휴먼, 디지털 기술이 미래의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며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 가치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더 나아가 새로운 정체성과 가치에 대한 담론의 형성을 촉구하고 있다.
네 번째는 과학이 발달한 미래 사회의 모습이다. 과학 기술이 발전한 미래상을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하며 과학 기술 발전의 합리성만을 쫓는 기술 중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한국 과학 기술의 희망적 미래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처럼 SF 웹툰에서 사회적 발언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중심에는 능동적인 수용자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로 인해 SF 웹툰은 역동성, 전복성을 특징적으로 드러내며 트랜스미디어 환경으로 조성되고 있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생산과 수용 방식이 나타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와 같이 SF 웹툰은 21세기 현대 사회에 나타나는 중요한 문제점들을 조명하며 사회적 기능을 감당하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를 전망하며 현재에 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또한 시대 상황을 상세히 묘사하며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있어서 사회문화적, 예술적, 문화사적으로 우리의 시야를 넓혀주고 있다. 앞으로 이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SF 장르의 웹툰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으로의 확장성과 능동적인 수용, 향유의 변화 과정에 대해서도 더욱 집중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SF 만화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작품이 지속적으로 창작되고 비평의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