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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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님과 나

“고대 이집트인들은 동물을 숭배해서 여러 동물들을 신으로 모셨지, 신전도 있고, 성스러운 동물들은 미라로 만들곤 했어.”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 “아름다운 영국 시리즈”의 작가 하츠 아키코가 월간 “flowers”에 연재하고 있는 신작 “여신님과 나”가 한국어...

2010-08-03 김진수
“고대 이집트인들은 동물을 숭배해서 여러 동물들을 신으로 모셨지, 신전도 있고, 성스러운 동물들은 미라로 만들곤 했어.”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 “아름다운 영국 시리즈”의 작가 하츠 아키코가 월간 “flowers”에 연재하고 있는 신작 “여신님과 나”가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 역시 영국이 주 무대이지만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이집트와 신화에 관한 것이다. 전작에서도 아름답고 신비로운 판타지로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은 하츠 아키코의 필력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하다. 특히 주인공의 꿈속에서 등장하는 이집트의 신비로운 신들은 작품의 매력을 배가시키는데, 매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어딘지 모를 신비한 여운을 남기는 진행방식은 아직도 많은 독자들이 이 작가를 지지하는 이유인 것 같다. “이디스, 이디스, 나의 무녀여, 나는 부바스티스의 여신 바스테트, 충실한 나의 무녀여, 나를 숭배하고 기도하며 소원을 말하라, 내 너를 어둠의 뱀 아포피스로부터 지켜줄지니, 내게 기도하라.” 작품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이집트의 유물을 모으고 탐사하며 발굴하는 것이 가장 큰 낙이었던 영국의 귀족 올프드 경은 살아있을 당시 불법적으로 유출된 이집트의 유물이나 미라를 자신의 사재를 털어서라도 힘 닿는데까지 사모아 죽기 직전 한 대학의 고고학과에 ‘비밀의 방’을 만들어 모든 소장품을 기증했다. 고고학자들에게는 ‘올포드 경의 보물’로 불리는 수많은 이집트 유물은 올포드 경의 손자 마커스와 손녀 이디스가 일하는 고고학 연구실 한 구석에 비밀리에 보관되어 있다. 손자 마커스는 유년 시절 할아버지를 따라 여행한 이집트에 매력을 느껴 전문적인 고고학자의 길을 가게 되었고 손녀 이디스는 이집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싫어하는,(특히 미라) 오빠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다 죽어가는 새끼 고양이를 얻어와 지극정성으로 간호해 고양이의 생명을 구한 이디스에게 꿈속에서 고양이의 모습을 한 이집트의 신(神) 바스테트가 나타나 ‘나의 무녀여...’라며 말을 걸어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후부터 이디스의 주변에서 신비로운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무녀가 원한다면 내 힘을 발휘할 것이야, 기대해도 좋다. 나는 바스테트, 탄생과 풍요의 여신이니까.” 이 작품의 매력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바스테트의 무녀로 간택된 주인공 이디스와 그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신비한 이야기들에 있다. 이집트에 관련된 것이라면 심할 정도의 거부감을 보였던 이디스가 집안의 재산과 지위를 노리고 접근한 약혼자에게 배신을 당하고 나서부터 사회경험을 쌓아야 되겠다고 생각, 오빠의 연구실에 취직한 후부터 벌어지는 많은 이야기들이 이 작품의 큰 줄기다. 매 회마다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의 판타지를 맛볼 수 있으며 이 작가의 팬이라면 아주 높은 만족감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