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세븐스타 (LUCKY 7 STAR - PLEDGED(약속))
“거리에 나왔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어, 여전히 부모 없는 무력한 꼬마일 뿐, 태어난 순간부터 패배가 정해지다니… 난 인정할 수 없어! 언젠가 반드시 이기는 쪽에 우뚝 서고 말 테야!” 일본의 만화산업이 대단한 이유는, 수십 종의 잡지에서 수백 개의 ...
2009-05-29
유호연
“거리에 나왔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어, 여전히 부모 없는 무력한 꼬마일 뿐, 태어난 순간부터 패배가 정해지다니… 난 인정할 수 없어! 언젠가 반드시 이기는 쪽에 우뚝 서고 말 테야!” 일본의 만화산업이 대단한 이유는, 수십 종의 잡지에서 수백 개의 만화가 매일매일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수백 개가 모두 하나같이 다른, 즉 다양한 소재와 인물들을 다루고 있는 독립적인 것이라는데 있다. 일본만화의 강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매일매일 수백 개의 다양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여기에 소개하는 “럭키세븐스타”도 그 중에 하나다. “도박은 일반인은 건널 수 없는 수라의 길….팔 한 짝 정도야 파칭코 슬롯머신에게 바쳤다고 생각하면 싼 대가죠.” “럭키세븐스타”의 소재는 바로 파칭코다. 일본에 가서 제일 많이 놀랐던 것이 바로 이 파칭코였다. 번화가건 조용한 동네건 어딜 가나 이 파칭코 업소가 성행하고 있었고 밤이건 낮이건 상관없이 사람들이 넘쳐났다. 아침부터 가게가 개장하길 기다려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놀랬고 그 다양한 종류의 게임들에 놀랐다(제일 웃겼던 건 배용준과 최지우가 모델로 나오는 겨울연가 파칭코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게임 고스톱쯤 되려나? 아무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빠져있다는 건 좀 놀라웠고 당연히 이걸 소재로 한 만화가 없을 리 없다. “그냥… 땅바닥에 떨어진 구슬을 줍지 않으면 허기도 달랠 수 없는, 이기지 않고선 내일 당장 살아있을지도 불투명한…그런 꼬맹이의 전락상이지.” “럭키세븐스타”는 고아 출신의 전설적인 겜블러 긴지의 활약상을 다룬 파칭코 만화로 이야기 구조 자체가 매우 단순한 만화다. 대강의 줄거리는 이렇다. 어릴 적 남매처럼 서로 의지하며 자란 고아들인 긴지와 사츠키는, 사츠키가 혼자서 공원에서 기다리면 긴지가 파칭코장을 돌면서 먹을 것을 구해오거나 지갑을 소매치기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고 어느 날 갑자기 고아원의 소개장과 그간 번 돈을 모두 사츠키에게 준 채 긴지는 사라졌다. 15년이 지난 후 사츠키는 파칭코장 점주에게 입양되어 파칭코 업소 점장이 되어있었고 긴지는 전설적인 겜블러가 되어 다시 그 가게에 나타난다는 이야기다. “럭키세븐스타”는 이야기의 구조 자체가 매우 단순하다. 사츠키의 부탁인지 긴지는 망해가는 파칭코 업소에서 숨은 호위를 맡으며 매일매일 가게를 무너뜨리려고 덮쳐오는 다양한 사기꾼들을 물리치는 것이다. 협박을 하는 야쿠자는 힘으로 쫓아내고, 첨단 기술을 이용한 사기꾼들은 게임으로 대결해 증거를 잡아 쫓아낸다. 그렇게 3권 모두를 “대결”이라는 구도로 몰고 가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