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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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슬러거 린 (Little Slugger Rin)

“나는 반드시 일본 제일의 투수가 될 거다! 너도 일본 제일의 타자가 돼라! 그렇게 되면 우리 함께 일본 제일을 꿈꿔보자!!” 전학을 너무 자주 다녀서 가는 곳마다 외톨이에 왕따를 당하던 조그마한 소년이 있었다. 친구를 만들고 싶지만 다가서는 법을 모른 채 그저 ...

2009-05-26 안경엽
“나는 반드시 일본 제일의 투수가 될 거다! 너도 일본 제일의 타자가 돼라! 그렇게 되면 우리 함께 일본 제일을 꿈꿔보자!!” 전학을 너무 자주 다녀서 가는 곳마다 외톨이에 왕따를 당하던 조그마한 소년이 있었다. 친구를 만들고 싶지만 다가서는 법을 모른 채 그저 아이들의 야구시합을 멀찍이서 바라만 보던 외로운 소년, 그런 그에게 우정의 첫 손길을 내밀어주는 한 소년이 있었고, 그 소년은 그 동네 야구팀의 에이스였다. 생애 첫 시합에서 소년은 자신을 끼워준 은인과도 같은 첫 친구의 공을 홈런으로 날려버리고 서로간에 강한 임팩트를 받은 두 소년은 “일본 최고”가 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진다. 외톨이였던 소년은 다시 전학을 가게 되고 6년이 흐른 뒤, 두 소년은 중학생이 되어 그 장소에서 다시 만난다. “그 날부터….매일같이…비 오는 날도…눈 오는 날도…언제나…얏칭이 준 이 방망이를 끊임없이 휘둘렀다. 일본 제일이 되기 위해! 여기서…함께… 야구를 하기 위해!!” “리틀 슬러거 린”은 전형적인 소년 만화다. 주인공인 린은 가정환경상 어렸을 때부터 외톨이일수밖에 없는 아이였고, 그런 린에게 생애 첫 친구, 첫 시합, 첫 홈런이라는 거대한 추억을 만들어 준 소년 하야토는 거의 신앙과도 같은 존재가 된다. 하룻동안의 짧은 꿈처럼 지나가버린 첫 시합의 추억을 안고 아버지를 따라 또 다시 전국을 떠돌아다녀야 했던 외톨이 린은 예전처럼 홀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하야토가 선물해 준 배트를 들고 혼자서 티배팅을 하며 6년의 시간을 하루도 빼먹지 않고 야구 연습을 한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하야토를 만났을 때 린은 황금의 축족을 가진 슬러거가 되어 돌아왔던 것이다. 린은 절망에 빠져있는 하야토에게 자신에겐 거의 신앙과도 같았던 둘만의 약속을 상기시킨다. 함께 야구하자고, 둘이서 일본 최고의 투수와 타자가 되자고, 이 만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은 2백만 번 이상의 티 배팅 타격에 의해 태어난 명실상부한 작은 타격왕…!!” “리틀 슬러거 린”은 주인공의 성격처럼 너무 정직한 만화다. 산전수전 다 겪은 어른들이 보기엔 솔직히 너무 황당하고 재미가 없는 야구만화라 할 수 있다. 그래도 “리틀 슬러기 린”은 “전통의 미학”이 있다. 우정, 끈기, 노력이라는 3가지 요소를 적절히 배합해 탄생시킨 주인공에게 엄청나게 작은 체격이라는 핸디캡을 심어주고 최강의 라이벌들을 등장시킨다. 그리고 그들과 혈투에 가까운 대결을 벌이면서 주인공은 차츰차츰 성장해 간다. 13권에 접어들어서 중학생 편이 끝나고 갑자원을 노리는 고등학생 편이 시작되면 조금은 현실적인 만화가 된다. 그리고 그 때부터는 “청춘 야구 만화”의 미학을 따라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