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준의 한국만화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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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13) 스토리작가 4인방(1) - 김민기

한국만화사에 큰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되는 걸작 ‘공포의 외인구단’이 이현세를 대중문화의 스타로 만들었지만, 이 인기만화의 원작이 김민기 씨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이 만화의 성공으로 만화 스토리가 그림 못지 않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두들 잘 알게 되었다.

2009-03-19 박기준


                                        제7장 개화기

               (13) 스토리작가 4인방(1) - 김민기

한국만화사에 큰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되는 걸작 ‘공포의 외인구단’이 이현세를 대중문화의 스타로 만들었지만, 이 인기만화의 원작이 김민기 씨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이 만화의 성공으로 만화 스토리가 그림 못지 않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두들 잘 알게 되었다.
오늘날 수많은 장편만화들이 연이어 쏟아져 나오고, 또 외국 것들도 다량 들어오게 되다 보니, 독자들은 더 재미있는 내용을 요구하며 선별해 읽게 되었다. 결국 만화가 입장에서 생각하자면 혼자서 줄거리와 그림연출을 하던 시대는 지나가 버린 것이다. 똑똑해진 독자들의 요구에 따르기 위해서는 장편만화도 영화처럼 분업화해서, 아이디어 좋게 짜여진 스토리를 구입하여 적절한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상황에 맞게 연출시켜 멋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쪽이 유리하다. 그것이 국제적인 추세요 흐름이다.

공포의 외인구단 이미지
공포의 외인구단

공포의 외인구단’의 원작자 김민기 씨는 처음부터 만화스토리작가였던 것은 아니다. 그는 초 중학교 시절에는 만화에 미쳐 살다시피 하였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부터는 한 차원 높은 체계적인 만화 수업을 위해 그림과 극본에 관한 많은 연구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한다. 그는 1977년 소년한국일보에 ‘누나는 농구선수’라는 작품으로 입선하면서 본격적으로 만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오랜 고생끝에 대 장편 스포츠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 스토리를 완성하게 된다. 그러나 본인의 그림은 단순해서 작품으로 만들기에는 마땅치 않았다. 그 과정에서 사실적인 화풍의 이현세씨를 만나게 되었다. 이 작품이 대본소용 만화시리즈로 출간되자 대 환영을 받게 된다. 이에 다시 서점용 만화로 으로 제작 판매되었고, 애니메이션 및 영화로 재 탄생하여 크게 히트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렇게 되자 김민기씨는 스토리가 만화로 만들어졌을때에는 만화가의 재능이 앞서는 일이겠지만 영화로 만들어졌을 경우에는 원작자의 몫이라고 주장하게 되었고, 이현세씨와의 사이의 골이 깊어지게 되었다.
결국 이 일로 인해 두 사람은 ‘지옥의 링’이란 작품을 끝으로 결별하고 말았다. 그 후 김민기 씨는 ‘불청객 구영탄’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고행석 씨와 콤비가 되어 일하게 되었다. 만화스토리 작가라는 새로운 직업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이 즈음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