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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교양 웹툰 플랫폼 ‘노틸러스’로 한국 웹툰의 바다 위를 날다: 이성업 스키퍼(대표), 이정헌 네비게이터, 박종훈 인벤터

<지금, 만화> 14호 인터뷰에 실린 글입니다. 지식 교양 웹툰 플랫폼 노틸러스와 이만배 서비스를 알아봅니다.

2023-04-04 지금, 만화

지난 7월 지식 교양 웹툰 플랫폼 노틸러스가 약 34억 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해서 웹툰계에 뜨거운 화제가 됐다. 또한, 교양 지식을 담은 웹툰으로 꾸며진 이만배 서비스도 815일에 성공적으로 오픈해서 주목받고 있다. 그래서 이성업 선장, 이정헌 항법사, 박종훈 인벤터에게 레진코믹스의 핵심 구성원들과 만화웹툰 콘텐츠의 베테랑들이 노틸러스로 모인 사연과 앞으로 어떻게 전진할 것인지 생생한 목소리로 들었다.

 

안녕하세요. 지금 웹툰계에서 화제를 몰고 있는 지식 교양 웹툰 플랫폼 노틸러스의 핵심 멤버 세 분을 직접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성업 스키퍼(이하 이성업): 안녕하세요. 저는 노틸러스에서 키를 잡고 있는 선장, 이성업 입니다.

이정헌 내비게이터(이하 이정헌): 안녕하세요. 전 내비게이터 이정헌이라고 합니다.

박종훈 인벤터(이하 박종훈): 안녕하세요. 발명가 박종훈입니다.


웹툰 플랫폼 기업답게 직함이 매우 독특하네요. 아무래도 노틸러스라는 이름과 연관이 있을 것 같은데 회사에 대한 설명을 해 주시겠어요?

이성업: 노틸러스는 원래 앵무조개예요. 앵무조개는 우리가 알고 있는 피보나치 수열이나 황금 비율을 설명할 때 단면사진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요. 또한 세계 최초의 잠수함 이름이기도 하며 19세기 말 프랑스 소설가 쥘 베른의 해저 2만 리라는 소설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제가 노틸러스라는 이름을 쓴 이유는 잠수함 속 승무원들의 조직 문화가 너무 멋있다고 느껴서였어요. 바다 속을 항해할 때는 조용히 움직이다가 적을 만나면 수면 위로 올라가 미사일을 쏘고는 다시 조용히 바다 아래로 사라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하면서도 한번 뭉치면 주변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조직 문화를 갖춘 회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박종훈: 일본 애니메이션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에서도 노틸러스 잠수함이 나오는데요. 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 이 발명가여서 제 직함을 인벤터라고 정했습니다.(웃음)


역시 웹툰 플랫폼 기업인만큼 만화나 애니메이션과 연관이 있었군요. 이성업 선장님은 레진코믹스을 만드셨던 구성원 중 한 분이신데 어떻게 만화에 관심을 가지시게 됐나요?

이성업: 지금까지 명확하게 기억하는 제 인생의 첫 만화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봤던 금성 출판사 칼라 과학학습만화였지요. 이걸 가지고 종훈님과 5시간 동안 얘기한 적도 있어요.(웃음) 저도 여느 남자아이처럼 공룡을 거쳐 우주로 나가서 발명과 발견이라는 테마에 꽂혔는데 발명에 한참 꽂혔을 때 어머니한테 가서 엄마, 나는 발명가가 될 거예요.”라고 했어요. 그때, 어머니께서 하신 말이 “3일 전에 우리 집 현관 고장 났을 때, 문 고치러 온 아저씨 있잖아. 발명은 그런 아저씨가 하는 거야.”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 이후로 오랫동안 발명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좀 아이러니하지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인생에서 꿈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첫 번째 의사 결정을 만화책으로 했는데도 이루지 못했으니까요.

만화라는 건 모든 사람에게 지식과 동기를 부여하고 특정한 분야에 입문하기에 너무나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만화로 교양 웹툰 사업을 하는 건 무척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어린 시절 금성출판의 학습만화가 만화계 입문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일까요?

이성업: 그것 말고도 여러 계기가 있어서 좀 복잡해요. 왜냐면 한예종에서 애니메이션과를 다니는 동생들한테 만화가는 미래가 없다고 여친한테 차였다고 술을 먹는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레진코믹스라는 웹툰 플랫폼이 인상적이었던 게 창작자들한테 어떡하든 수익을 배분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실행한 결과, 2013년과 2014년의 레진코믹스의 스펙트럼이 무척 다양해졌다는 겁니다. 어떤 거대한 비전 아래서 변화를 만든 게 아니라 잉크가 종이에 스며들 듯 자연스럽게 이뤄진 거죠. 전 지금도 그게 자랑스러워요.


그럼 이정헌 내비게이터님은 어떻게 만화계에 첫발을 들이셨나요?

이정헌: 제 첫 직장으로 만화웹진 회사에 다닐 정도로 만화를 정말 좋아 했습니다. 그 후, 웅진씽크빅 단행본 부서에서 학습만화를 담당했었고요. 어린 시절 접한 만화의 재미를 어떻게 담아내어 만화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애니북스에 들어가게 됐지요. 애니북스는 편집자에게 권한을 많이 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당시 제가 인터넷에서 발탁한 작가 때문에 선배 편집자들에게 욕을 많이 얻어먹었어요.(웃음) 그 작가의 그림체나 연출이 기존의 만화 시장에서 히트하기에는 거리가 좀 있다면서요. 그런데 이 작품이 예약 판매 들어간 첫날 바로 중쇄를 찍었는데 그 작품이 굽시니스트 작가의 본격 제2차 세계대전 만화입니다. 그때, 전 한국 교양 웹툰과 교양 만화의 씨를 뿌린 느낌이었어요. 왜냐면 노틸러스에 합류했을 때 만나게 된 작가분들이 굽시니스트 작가님의 만화를 보고 교양 만화를 그리 시게 된 분들이 많았거든요. 저도 모르게 출판사에서 일할 때 교양 만화에 대해 수련을 하고 있었고, 레진코믹스에서 7여 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웹툰 시스템 안에서 작가님과 함께 작품을 기획하고 만드는 훈련을 한 셈이지요.

이제야 비로소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만화 콘텐츠 업계와 출판사, 웹툰 플랫폼을 아우르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교양 만화의 인재가 이렇게 많았구나하고 몸소 느끼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박종훈 인벤터님은 어떻게 만화 인생을 시작하셨나요?

박종훈: 전 어려서부터 만화를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 터 만화를 봤고 성업님이 말씀하셨던 금성출판사 칼라 과학학습 만화도 봤고요. 아버지께서 매달 보물섬, 소년중앙같은 만화책을 사주셨고 아기공룡 둘리연재 첫 회를 봤을 정도였으니까요. 친구들도 만화 보겠다고 우리 집에 찾아오고 어릴 적 꿈도 만화가가 되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미술을 배울 형편은 아니어서 시나리오나 써보자는 생각에 국문과를 들어갔습니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만화학원에서 만화를 배웠고 작가님이 원고를 그리면 그걸 스캔해서 펜선을 따고 말풍선, 식자 작업, 채색 까지 했었습니다. 그 후 성안당 출판사에서 석가의 해부학 노트라는 책을 담당하게 됐고 석정현 작가와 친해졌지요. 그걸 계기로 만화가분들이 특정 분야에 박식하신 것을 알게 됐고 그 아이디어를 캐치해서 교양 만화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빛비즈 출판사 에서 곤충의 진화, 공룡의 생태와 교양 만화 작가님들을 만날 수 있었죠. 그 인연으로 노틸러스에 합류에서 교양 만화·웹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식 교양 웹툰 서비스 이만배(이걸? 만화로 배워?!)’ 론칭

노틸러스가 지식 교양 웹툰 플랫폼이란 기치를 내걸고 등장하자마자 약 34억 원이란 엄청난 투 자금을 유치에 성공했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이성업: 그저 감사할 뿐이죠.(웃음) 제가 봤을 때, 투자자들이 노틸러스에게 투자한 건 궁극 적으로 교육 시장을 타겟팅한 우리의 사업목표와 사업적 가능성의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 에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라고 봐요. 투자자 심사위원분들이 직접적으로 이 사업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업이다. 그리고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다라고 하셨을 정도였으니까요.

또 하나는 교양 만화의 교육적인 명분과 사명감에 대해서도 공감대 형성이 굉장히 잘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종훈님이 교양 만화를 만들 때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고 만든다.”라고 하신 적이 있어요. 전 아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만화로 제공한다는 사명감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졌고 투자는 그런 공감대와 시장 방향성, 규모, 그리고 우리의 꿈에 비례해서 얻어낸 것이라고 봅니다.


이전에 몸담으셨던 레진코믹스와 지금 노틸러스의 이만배 서비스가 독자층이나 서비스 웹툰의 장르적 특성이 상충하지는 않나요?

이성업: 다른 점보다 같은 점이 훨씬 많아요. 2013년과 2014년의 레진 코믹스가 가진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공통점이 많고 향후 선발할 웹툰 콘텐츠도 생물학, 해부학과 같은 과학 분야부터 만년필이 만들어 진 역사를 다룬 문구의 역사와 같은 미시사에 속하는 콘텐츠가 있거든요. 아주 다양한 지식들을 작가분들이 열정을 다해서 웹툰으로 만든다는 점이 비슷합니다. 또 이만배의 독자층은 이십 대를 타겟팅하는데, 공룡의 생태나 곤충의 정보를 보다 보면 밈도 많고 최신 인터넷 용어도 있지요. 그래서 독자들이 볼 때 재미를 느끼는 부분들이 많다는 측면에서 그 당시의 레진코믹스와 유사하다고 봅니다.

만화로 보는 곤충의 진화를 그리신 갈로아 작가님을 만나게 된 것과 우리 세 명이 인연을 맺게 된 것도 레진코믹스와 관련이 있어요. 그 당시 제가 지식을 전하는 콘텐츠로 만화에 관심을 가졌던 차에 어린이를 독자층으로 두기엔 내용이 좀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제가 종훈님을 무작정 찾아갔어요. 종훈님이 편집자이셨으니까 찾아가면 궁금증을 해결 할 것 같았는데 알고 보니 갈로아 작가님은 레진코믹스에서 데뷔하셨고 그 당시 레진코믹스의 담당자가 정헌님이셨던 거죠. 그러니까 정헌님은 종훈님을 몰랐는데 누가 내 작가를 데리고 책을 만들겠다는거지?”라고 생각을 하셨을 거예요. 그래서 제가 갈로아 작가님을 통해서 종훈님을 만났고 이십 대를 대상으로 한 교양 웹툰에 대해 이야기했죠. 거기서 이십 대야말로 활발한 영향력과 파급력을 가졌고 어린이보다 콘텐츠 유료 구매결정 도 더 쉬우므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고객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했지요. 그렇게 세 명이 뭉치게 됐지요. 운명인 거죠.


이만배 서비스가 815일에 오픈했는데 대략적으로나마 진행 상태와 콘텐츠 구성에 관해 설명해 주시겠어요?

이성업: 본격적으로 이만배 서비스 작업을 시작한 건 5월부터였습니다. 그래서 3개월도 안 된 지금 아주 빠르게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세상에 공개할 최소 기능의 미니멈 버전을 발표합니다. 그래서 이날 오픈된 이만배 서비스를 보시면 일반적인 웹툰 플랫폼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고 생각하실지도 몰라요.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만화와 에듀테크의 결합이기 때문에 올해 말이 되면 여타의 웹툰 서비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겁니다. 사실 이 부분은 특허 문제로 조심스럽긴 하지만 간단히 설명드리면 기술적으로 더 잘 기억하게 해주고 동기를 유발한다는 점이 이만배의 특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만배 서비스에는 몇 작품을 볼 수 있나요?

이성업: 오픈일에는 약 10개의 작품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그 후에는 굽시니스트, 갈로아, 압듈라 작가님의 작품들을 순차적으로 오픈할 것입니다. 또 작가와 각 분야 전문가의 협업 시스템을 통해 딱딱한 지식들도 웹툰으로 재미있게 전달할 웹툰도 준비했습니다. 김환타 작가님은 삼성증권 PB 박진영 수석과 고독한 개미 투자자, 샤다라빠 작가님은 지적재산권 전문 이영욱 변호사와 법으로 버업되는 만화를 보여줄 것입니다. 연세대 경제학부 김상현 부교수는 토박 작가님과 짠내나는 경제혁명을 선보이며 경제학 지식을 알리고요. 이 밖에도 의학교수, 음악가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작가들과 손잡고 풍성한 교양지식 콘텐츠를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이렇게 올해 말까지 80편에서 100편까지 넓힐 목표로 준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만배를 알리는 공격적인 마케팅 대신 우리와 함께하는 작가님들의 팬덤이 형성될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집중하려고 합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활동도 활발히 할 계획입니다.

<그림>노틸러스의 이만배 서비스


이만배 서비스의 웹툰은 일반적인 창작·편집 방식으로 만들어지는지 아니면 특별한 방식이 따 로 있나요?

이성업: 똑같아요. 작품도 스크롤 방식으로 보고 작가님도 웹툰 작가님이시기 때문에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에듀테크라고 해서 작품에 특별한 변형을 가하는 게 아니라 작품을 더 잘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기 때문에 보통의 웹툰을 보는 것과 똑같습니다.

 

이만배 서비스에서 볼 수 있는 웹툰을 가지고 2차 콘텐츠 사업과 같은 확장이나 지향점이 있다 면 무엇인가요?

이성업: 일단 우리의 지향점은 지식을 전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정헌님이 생각 하시는 지식의 3단계 분류가 훌륭한데요. 한번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이정헌: 제가 노틸러스와 함께하기 전에 지식을 어떤 식으로 분류할 것인가로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외국에 입국했을 때, 입국 절차를 모르면 아예 입국이 불가능하잖아요. 그 입국 절차가 우리 삶에 필요한 필수 지식이 될 테고요. 그다음에는 모르면 굉장히 곤란하지만 알면 여러모로 편해지는 지식으로 예를 들어 외국 공항에 내려서 지하철로 이동할지, 버스를 탈지 그리고 직통으로 갈 수 있는 버스가 있는지에 대한 지식이 있습니다. 이 지식이 있으면 훨씬 더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겠지요. 마지막은 나를 돋보이게 하는 지식입니다.

이게 젊은 독자층의 지적 허영과도 맞닿아 있는데 제가 노틸러스에 합류하면서 독자층에 대한 고민을 하다보니까 이 지적 허영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아까 예를 든 여행으로 치면 맛집 정보, 특색있는 관광지 정보를 알고 있다면 나중에 자랑할 수 있으니까요.

이성업: 이렇게 지식을 분류할 때 저희가 접근하는 건 세 번째 지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보통 지식이라면 밑에서부터 쌓아 올라가는 거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전하는 지식은 , 너 거기 그 식당 가서 그걸 안 먹었어? 거기 얼마나 맛있는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지식부터 시작하는 게 목표예요. 이런 지식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 웹툰은 매우 적절한 콘텐츠고 이걸 표현하는 방법도 굉장히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갈로아 작가님의 공룡, 곤충 삽화를 보면 기가 막히게 그리시죠. 반면에 맹기완 작가님의 야밤의 공대생을 보면 대충 그린 듯 하지만 지식의 깊이도 좋고 인기도 어마어마해요. 그래서 일반 웹툰에 비해서 지식 교양 웹툰의 표현에 대한 다양성이 훨씬 더 많다고 봐요. 완벽한 작화에 대한 성공 사례가 늘어나면서 일종의 획일화·일원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는데 지식 교양 웹툰은 그걸 해석하는데 매우 자유로운 스펙트럼이 있는 거죠. 그래서 작가님들의 자유로운 표현을 가장 중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식 교양 웹툰의 기획할 때 오리지널한 순수 창작물이 아닌 만 큼 새로운 주제, 흥행에 대한 부담감 등이 있을텐데 노틸러스에서는 좀 덜한 편인가요?

박종훈: 예전에 한빛비즈에 있을 때부터 그런 검열을 하지 말자 주의였습니다. 창작자의 상상을 많이 펼쳐서 집어넣어야 하는 분야인 만큼 편집 자나 외부에서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월권이라고 보고요. 여기서도 마찬가지예요. 과거에 어떤 주제를 다룬 기획이었어도 전 일단 지금이 처음이라고 보고 도전해봐야 한다고 봐요.


815일에 오픈할 이만배 서비스는 유료인가요? 무료인가요?

이성업: 유료입니다. 레진코믹스 출신이잖아요.(웃음) 저는 콘텐츠는 유료로 판매하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왜냐면 레진코믹스 초 창기부터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있는데 네이버는 공짜인데 네이버로 가면 너희는 어떻게 할 거야?”입니다. 결국 우리만의 특장점을 찾아서 돌파하는 수밖에 없거든요. 오히려 그때보다 지금 유료 콘텐츠에 대한 인식이 굳건해졌습니다. 이제 돈을 주고 콘텐츠를 사는 건 당연하고 그로 인해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에게 수익이 생겨서 내 취향의 웹툰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는 것을 더 퍼트려야 한다고 봅니다.


그럼 2차 콘텐츠 사업을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나요?

이성업: 현재 2차 콘텐츠 사업에 대한 구상은 아직 미정입니다. 개인적으로 웹툰의 2차 산업의 수익이 굉장히 부풀려졌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비롯한 영상화에 성공한다 해도 절대 다수는 실패하니까요. 전 우리가 서비스하는 작품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2차 사업으로 만들게 되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처 럼 만들고 싶은 꿈은 있어요. 사실 여기서 노틸러스라는 이름의 또 다른 이면이 나오는데 세계 최초의 핵잠수함이 노틸러스지요. 핵잠수함은 원자력 에너지를 한 번 넣으면 30년을 가거든요. 지식 교양 콘텐츠의 특징도 마찬가지로 30년 이상을 갑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 모스1980년대에 TV 프로그램으로 방송됐고 8억 명이 넘게 봤잖아요. 책으로 40년 동 안 베스트셀러가 됐다가 2015년에 다큐멘터리로 리부트가 됐고요. 이렇게 지식 교양 콘텐츠가 다큐멘터리와 같은 영상화 작업으로 확장되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 아요. 제가 과거 인터뷰에서도 말했는데 지금 넷플릭스가 엄청나게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디스커버리 채널이 넷플릭스의 매출 총이익을 뛰어넘은 지 훨씬 오래됐어요. 물론 매 출 자체만 보면 넷플릭스가 높지만 매출 대비한 콘텐츠 제작비용과 같은 측면에서 봤을 때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또 오랫동안 사람들이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식 교양 콘텐츠는 꾸준히 팔리고 있고 가치가 있습니다.

공룡에 대한 흥미와 트렌드는 바뀔 수 있지만 공룡에 대한 지식은 지금이나 20년 뒤에나 항상 필요할 테니까요. 이것을 영상, 다큐멘터리 혹은 숏폼 콘텐츠로 만들어 미디어적 확장을 서비스 초반부터 계획하고 있습니다.

 

먼나라 이웃나라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시리즈처럼 출판제작 계획도 있으신가요?

이성업: 만약 필요하다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출판사들도 많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동부터 성인까지 즐길 수 있는 평생학습을 이만배 서비스로 이룬다


지금 이만배 서비스의 타겟층으로 이십 대로 겨냥하고 있는데 홍보와 마케팅 면에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박종훈: 지금의 이십, 삼십 대 독자들은 십대 때 살아남기마법 천자문시리즈를 읽고 자란 세대입니다. 어릴 땐 부모가 책과 조금이라도 가깝게 하려고 만화라도 보게 했지만 중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만화책을 못 보게 했잖아요. 그렇게 대학을 진학하거나 성인이 되면 글밥이 많은 난해한 텍스트는 읽기 어려워합니다. 전 그런 이십 대 성인 독자들을 위해서 지식을 전달할 만한 매개체로 만화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여겨서 책을 만들었는데 성공했고 노틸러스도 그런 점 때문에 이십 대 성인 독자층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가님들의 오타쿠 팬덤층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십 대 독자가 콘텐츠를 퍼트리면 사십 대 독자가 보고, 그 사십 대 독자들이 자녀들한테 사주거든요. 그렇게 성업님이 말씀하셨던 교육사업으로 확장한다면 결국 부모세대부터 자녀세대까지 아우르는 궁극적인 모델을 실현할 수 있는 거죠.

 

그렇다면 노틸러스의 본질은 교육사업이라고 봐도 될까요?

이성업: 지향점이자 방향성 측면에서는 맞아요. 덧붙여 시리어스하지 않는 교육사업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종훈님이 철학을 다룬 책을 만든 적이 있었는데 그 책에 대한 댓글 중에 임용고시 준비하는 고시생이 이 책을 보면서 공부도 하고 쉬면서 본다는 거예요. 재미로 보지만 공부에도 도움이 되는 웹툰 콘텐츠를 통해서 시리어스하지 않는 교육시장으로 접근하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노틸러스이 이만배 서비스의 철학이기도 하겠네요?

이성업: 맞습니다. 사실 스타트업이라는 특징 때문이기도 해요. 남들이 봤을 때 매력적인 시장은 작은 회사가 진입하기 어렵습니다. 작은 회사가 접근하려면 그들만의 관점을 가지 고 그들만의 시장에서 최대한 빠르게 1등이 되는 게 현명한 스타트업의 성장 방식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이만배 서비스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어떻게 만드시겠어요?

이성업: 원래 이만배라는 단어가 이걸? 만화로 배워?!’를 줄인 말이긴 합니다.

 

이정헌: 저는 이토록 만족스러운 배움이라고 하고 싶어 요. 배움이라는 게 사실 만족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리고 전 작가가 아니지만 작가님들을 도와서 어떤 작품을 남길 수 있을까 했을 때, 만든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 만족하는 콘텐츠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랬을 때 아까 말씀드린 지식의 3단계에서 첫 단계의 지식을 전하는 작품을 보일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굉장히 심오한 지식도 한 번에 배울 수 있는 만화도 만들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스토리텔링과 함께 지식을 전달하는 형태가 굉장히 잘 만들어진 교양 만화로 마스터 키튼을 꼽습니 다. 언젠가는 저도 작가님들과 함께 그런 작업을 해서 만족스러운 배움을 만들고 싶습니다. 박종훈: 전 가장 궁극적이고 근본적으로 만화는 재미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노틸러스의 이만배 서비스가 교육사업을 지향하는 교양 웹툰을 선보이지만 그냥 깔깔거리면서 보는데도 지식 하나만 얻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교육이라는 게 대학을 가기 위한 교육이 대부분이잖아요. 하지만 노틸러스의 이만배 서비스 웹툰을 보면서 재미를 느끼고 계속 보면 지식이 한두 개 꽂히는 그런 웹툰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만배 서비스를 준비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과 가장 보람있었던 점을 소개해 주세요.

박종훈: 진흙 속에 진주를 발견할 때 처럼 작가분들을 발굴했을 때 그 떨림이 너무 좋아요. 어려운 점은 많은 작가님과 함께 일하다보니까 일일이 다 보살펴드리지 못하는 점이랄까요.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정말 엄청 성장할 것 같은 그런 작가님들을 만나면 노틸러스도 함께 성장할 게 보이거든요. 그런 작가님들을 발굴했을 때의 쾌감이 있습니다.

이정헌: 제가 레진코믹스에서 작가분 들을 많이 만나면서 얻은 스킬 중 하나 가 글 작가님과 그림 작가님과 함께 협업 체제를 만드는 것인데 교양 웹툰 쪽으로 넘어오니까 글 작가님들이 전문가 그룹인 경우가 굉장히 많았어요. 예 를 들면 지금 준비 중인 작품을 만드는 전문 인력 중에는 경제학과 교수님도 계시고, 변호사님도 계시거든요. 또 본인들의 콘텐츠를 만화로 굉장히 만들길 원하세요. 그런데 이런 작가님들의 작화를 맡아주시는 그림 작가님들은 글 작가님들이 원하는 지식량에 따라 작화의 작업량도 늘어나니까 부담스러워하시죠. 그렇게 양측을 중 재하는 게 제일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굉장히 완성도가 높은 원고들이 나오고 지식의 퀄리티와 만화적 재미가 모두 확보된 작품들이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만배 서비스를 오픈하면 그런 작품들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낍니다.

이성업: 전 힘들었던 점보다는 우리 구성원들이 늘어나고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볼 때 제 일 행복해요. 이번에 보도자료를 배포했을 때 3개의 이미지를 배포했는데 그 중 우리 구성원들의 단체 사진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사진의 얼굴에 웃음이 찐인 거예요. 실제로 보도가 됐을 때 제일 많이 쓰였던 사진도 그 사진이었고요. 진짜 너무나 밝게 웃는 모습 그리고 즐겁게 일하는 모습이 노틸러스라는 잠수함에 함께 타고 있는 우리들의 반응이라고 생각할 때, 저는 가장 즐거운 것 같아요.


이정헌 항해사님에게 이성업 선장님은 어떤 선장이신가요?

이정헌: 선장인 것도 중요하지만 저에겐 아는 선장이라는 게 더 중요했습니다. 같이 일했던 기간 동안 선장의 자질을 확실하게 갖고 있다는 걸 목도한 시간이기도 했지요. 이제 그 선장이 날 불러서 항해사로 배를 띄우지 않겠냐고 제안했을 때, 날 신뢰하고 있다는 생각에 굉장히 큰 힘이 됐어요. 콘텐츠 업계에 종사하면서 훨씬 뛰어난 사람들이 있었을 텐데도 절 선택해줬고 저 또한 인생의 선택을 한 셈이니까요.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에서 노틸러스호가 잠수함이었다가 우주선이 되어 하늘을 날게 되는데 저 또한 항해사에서 항법사가 되어서 지식 교양 웹툰 플랫폼 노틸러스를 성공적으로 운항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노틸러스와 이만배 서비스의 계획과 포부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이성업: 교양 웹툰으로 학습의 목표를 넘어 지식교양 콘텐츠를 익히는 즐거움을 느끼도록 앞장서는 게 노틸러스의 목표입니다. 그래서 남녀노소 모두 재미있게 평생학습을 즐길 수 있는 교육사업으로 확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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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전문 비평지 <지금, 만화> 의 편집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