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비친 게 너와 내가 본 세상이야
“뇌종양입니다. 길어야 6개월, 유감입니다.” 웹툰 〈라스트 서브 미션〉의 주인공 노희망은 젊은 나이에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다. 설상가상 8년을 함께한 수진에게 환승이별을 당하고, 그녀의 새로 운 남자친구에게 덤벼들다 오히려 목을 졸리고 만다. 제압당한 기술은 서브 미션, 브라질 유술 주짓수의 기술이다. 벗어나기 힘든 목 조름에 노희망은 비로소 진짜 죽음을 실감하게 되는데, 눈에 비친 세상이 정말 현실인가. 잘 타협된 현실 속 과거는 추억이 되었고 미래는 빛으로 가득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를 돌아볼 여유도 없고 미래를 알아볼 시간도 없구나. 멍울진 눈물이 안 멈추는데, 잘살 아라, 수진아. 내 가슴 속에서 널 털면 그뿐.
▲<그림1>〈라스트 서브 미션〉 Ⓒ 이행복
누군가 내게 물어봐 꿈이 뭐냐고
“그래. 앞으로 평생, 네 앞에 나타날 일은 없을거야.” 홀가분한 척, 노희망은 8년이란 시간을 정리한다. 돌아서는 길에 기어이 그녀의 남자친구에게 목을 조른 기술을 묻고는 그 길로 주짓수를 시작한다.
돌고 도는 인생,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고 이별이 있으면 만남이 있는 것이 우리네 인생사. 주짓수 도장에서 만난 영순이는 희망이 없는 노희망에 희망이 되어주지만, 하늘도 무심하지, 유일무이 영순 이를 가로채려는 녀석이 나타났다. 기가 차는 노희망.
길어야 6개월의 시간. 누군가 내게 꿈이 뭐냐고 묻는다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마지막 필생의 꿈, -죽기 전까지 행복하게 사 는 것- 더 이상 안 당해. 난 서브 미션으로 간다.
인생, 이건 한 편의 꿈이란 쇼
“나 전당포 한다. 금이빨은 받아. 금이빨 빼고 모조리 씹어 먹어 줄게.”2 웹툰 〈살어리 랏다〉는 돈이 되는 거라면 뭐든지 낚는 강원랜드 전당포 일당들의 생존법 이야기다. 그 들은 도박장을 넘나드는 고객을 물고기에 비유하며 월척이 낚이기를 꿈꾼다. 돈을 벌어서 뭐 하냐고?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야. 인생은 한 편의 꿈, 쇼란 말이다. 언제든 찾아와 서 돈을 빌려 가라. 단, 담보가 있어야겠지.
▲<그림2>〈살어리랏다〉 Ⓒ 김민소
난 뻔뻔하게 날 속일 수 있어
“많이 따셨나 봐요? 사장님.” 월척이 낚이기를 기다리는 것은 하수들의 이야기고, 김 청산은 계획적으로 접근하여 월척을 낚아대는 고수다. 사장님 몸 안엔 돈이 될 만한 것이 많아서 돈을 빌린 사장님은 누구나 월척이 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그들 앞에 사장님이 도망을 가고, 자, 이제부터 사장님은 월척이다. 수월하게 잡힌 월척 고객님. 이전 고객님이 그랬듯이 이번 고객님도 두 손 두 발로 싹싹 빌어본다. 하지만 월척을 놓아줄 일이 만무한 청산 전당포의 악당, 김청산의 일침. “돈 빌리는 것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거야, 도박할 때처럼.”
오늘 다시 기억난 내 꿈
어떤 감정이든 지나친 감정 뒤엔 결과가 따른다. 〈라스트 서브 미션〉과 〈살어리랏다〉의 격한 몸부림의 감정들을 보면서 내 꿈을 기억해냈고 나는 다시 내 꿈을 향해 목숨을 걸어보려 한다. 그러니 잠 못 이루는 동지들이여. 오늘 밤 두 작품을 보면서 잃어버린 꿈을 살펴보길. 그리고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마음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