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만화(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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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불이행 웹툰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2022년 9월에 발간된 <지금, 만화> 15호 Issue에 실린 글입니다. 기고 이후 해당 이슈와 관련된 여러 상황들은 변화하였을 수 있습니다.

2023-05-19 서범강


구글에 의해 인앱결제 강제라는 비정상적인 행위가 행해지고 난 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지금쯤이면 상당 부분 문제가 해결되고 무엇인가는 달라져 있을 것이라 기대해도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우리의 기대였을 뿐이었나 보다. 구글은 눈치를 보던 과거에 비해 이제는 더욱 자신감이 넘쳐 당당해지고 구글 인앱결제 강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하기 위해 애쓰던 창작자들과 콘텐츠 관련 협단체들은 독점적 우월한 지위라는 것이 무엇인지 실감하며 거대한 구글의 그림자 안에 갇혀 허우적대고 있다. 과거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구글의 문제 행위를 실감하지 못하던 소비자들이 서서히 체감하기 시작하여 이제는 함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 도 이상 현상은 여전하다. 분명 앱스토어가 생태계로서의 생명력을 유지하도록 이끄는 주 체는 앱을 제공하는 개발자들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창작자들이며 그것을 사용하는 소비자임이 분명한데 그들의 입장은 철저하게 외면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에 대한 시행의 주체인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어쩐 일에서인지 납득이 될 만한 입장 표명도 일을 해결하는 실행의 모습도 보이고 있지 않아 오랜 시간 믿고 지켜봐 왔던 이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2020년 7월 10일에 한국방송통신위원회와 구글의 닐 모한 수석부사장, 마크 리퍼트 유튜브 아태지역 정책총괄의 영상회의 장면(사진 출처:한국방송통신위원회)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불이행이 웹툰산업에 미치는 영향

애초에 구글이 인앱결제 강제를 발표했을 때, 많은 이들이 발 벗고 나서 반대를 했던 이유는 이미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강제적 행위의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구글의 앱마켓 명칭은 플레이 스토어이다. 그것은 앱마켓 초기 구글이 내세웠던 오픈 정책과 맞물린 일환으로 앱마켓이라는 플레이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뛰어놀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플레이 그라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대상은 그 위를 직접 뛰며 플레이를 하는 플레이어임이 분명하다. 또한 대한민국 콘텐츠 마켓의 플레이어들은 수많은 콘텐츠 공급자들이자 창작자들임은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구글은 앱마켓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콘텐츠 공급자들과 창작자들을 위해 무엇을 해왔는가? 애석하게도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것이 없다고 할 만하다. 오히려 초기에는 플레이 그라운드 하나를 내어주고 플레이어들에게 의존을 하는 형태가 더욱 강했으니 말이다.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것은 시장을 지배하는 독점적 지위를 악용하는 것임은 확실 하나 사실 구글이 자신들의 인앱결제를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그것에 대해 딱히 반대를 해야 할 이유를 느끼지는 않는다. 나아가 구글이 인앱결제를 권장하기 위해 그에 대한 혜택을 특별히 더 부여하는 것까지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본인들의 서비스 이용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다른 선택지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강제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물며 그것이 자신들이 개발하고 공급하는 앱이 아닌 플레이어들이 직접 개발하고 공급하는 앱이자 서비스인 경우에는 말이다. 그럼에도 구글은 그런 비정상적 행위를 당연하게 실행하고 있으며 오히려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앱마켓에서 퇴출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기까지 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먼저 구글의 인앱결제에 대한 수수료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구글은 현재 구글 인앱결제에 대한 30%의 과도한 수수료에 대해서는 어떠한 명분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수수료가 통행세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해명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그 어떤 점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본인들의 서비스가 아닌 제3 자 결제에 대해 26%를 부과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지금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자신들이 스스로 그 어떤 혜택도 제공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제3 자 결제에 대해 26%의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것은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의 30% 26%에 대한 비중이 과연 어떤 의미로 반영이 되었을지를 진지하게 들여다봐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게 만든다.

 

구글이 적용하고 있는 인앱결제에 대한 강제적 조항,

콘텐츠 생태계의 성장을 가로막는 중대한 문제

웹툰을 만들기 위해서는 웹툰 제작에 사용되는 그래픽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런데 만약 대한민국 웹툰 플랫폼이 작품을 제공하는 창작자들에게 포토샵이나 클립 스튜디오 이 외에 웹툰 플랫폼에서 자체 개발한 그래픽 툴을 강제적으로 사용하라고 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겠는가? 웹툰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그래픽 툴을 사용할 경우에는 30%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포토샵이나 클립 스튜디오를 허용하되 26%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면 그것이 과연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질지 진지하게 생각을 해봐야 한다. 그러한 상태를 과연 공정거래위원회나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지금의 구글 사태처럼 지켜보겠다고만 했을까 궁금하다. 물론 위의 이야기를 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할 것임을 잘 안다. 또한 그러한 반응이 정상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구글의 말도 안 되는 소리이자 상황이 마치 정상적인 것처럼 실행이 되고 있으니 답답하고 미칠 노릇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구글은 인앱결제 수수료 30%에 대해 명확한 명분을 제시하여야 한다. 더불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 제3 자 결제에 대해서는 강제적인 행 위를 취소하고 자율적인 선택의 권리가 보장된 정상적인 상태를 가져가야 한다. 구글이 이야기하는 제3 자 결제 허용이란 말 그대로 꼼수이고 좋게 설명해도 우회전략이다. 3 자 결제를 제대로 허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제3 자 결제만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도 허용이 되어야 하며, 아웃링크를 막는 행위에 대해서도 존재해서는 안 된다. 당연히 아무런 혜택을 제공하지도 책임을 지지도 않는 제3 자 결제에 대해서는 26%는 물론이요 그 어떤 수수료를 가질 만한 명분이 없다. 명문이 없으면 수수료 또한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이에 대한 근거와 명분을 반드시 제시해야만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콘텐츠 공급자들과 창작자 그리고 소비자들은 아직까지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믿음과 기대를 지켜내고 있다. 그 선마저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콘텐츠 공급자들과 창작자들은 창작 의욕의 상실감과 함께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믿음에 대한 붕괴는 결국 소비자들의 분노로 이어질 만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 남은 선이 붕괴되지 않도록 이제 대한민국 방송통신위원회는 믿고 따를 수 있는 눈에 보이는 액션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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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아이나무 이사, 만화가
前 스토리숲 대표, 前 만화잡지 코믹테크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