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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장르의 이용자 패턴은 작품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지금, 만화> 16호에 커버스토리로 실린 글입니다.

2023-06-05 김민태

로맨스 장르의 이용자 패턴은 작품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영상물 이용자의 로맨스장르 시청법

글로벌 OTT 관련 현황을 알 수 있는 플릭스패트롤(Flix Patrol)20221~3분기 현황을 살펴보면, 드라마 장르의 선호도는 평균 20%~30%이다. 국가별로 보편적으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장르가 드라마이다. 대부분 압도적 수치로 1순위이고, 뒤를 이어 코미디, 범죄, 액션 장르가 경쟁하고 있다. 로맨스 장르는 하위권으로 대략 5% 내외 선호도이다. 애니메이션보다 낮고 판타지, SF 장르와 유사한 수치를 보인다. 드라마 장르가 로맨스를 포함하는 장르적 맥락과 로맨스가 분화된 집계자료라는 점에서, 전 세계 시청자들의 로맨스 장르의 선호도를 간접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의 뇌리에는 로맨스 장르가 장르 콘텐츠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느꼈었는데 실제 자료는 달랐다. 기억 속 과거에는 겨울연가, 지금은 사랑의 불시착같은 명작이 등장했기 때문인가? 남녀노 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로맨스 장르 선호도가 정말 이렇게 낮을까? 의외로 로맨스 장르는 매우 제한적 상황을 다루고 있어 장르의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그림1>드라마 〈겨울연가〉 포스터                <그림2>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포스터


로맨스 소설 이용자의 로맨스 장르 사용법

미국 로맨스 작가협회(Romance Writers of America/이하 RWA)는 로맨스 장르의 구성요소로 두 가지를 꼽는다. 첫째, 러브 스토리가 중심이어야 한다. 주요 플롯 이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관계가 진척되면서 다양한 난관에 봉착하고 어려움을 서로의 노력으로 극복하는 상황을 중심으로 한다. 둘째, 감정적으로 만족스럽고 낙관적인 결말에 이르러야 한다. 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서로의 관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연인들은 감정적 성취와 사랑으로 보상을 받는다. 이런 특징 속에서 로맨스 장르는 특정한 어떤 톤이나 스타일을 가질 수 있고, 어떤 장소나 시간을 배경으로 할 수 있으며, 달콤한 사랑부터 극도로 강렬한 자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의 관능을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설정과 플롯의 구분은 로맨스 장르 내에서 특정 하위 장르를 만들게 된다.


현대 로맨스(Contemporary Romance) : 1950년부터 현재까지 주로 낭만적인 관계에 초점을 맞춘 로맨스

에로틱 로맨스(Erotic Romance) : 강력하고 종종 노골적인 성적 상호작용이 러브 스토리, 캐릭터 성장 및 관계 발전의 본질적인 부분이며 스토리를 손상시키지 않고는 제거할 수 없는 로맨스.

역사 로맨스(Historical Romance) : 1950년 이전을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 소설.

패러노말 로맨스(Paranormal Romance) : 판타지 세계 또는 초자연적이거나 SF 요소가 줄거리의 필 수적인 부분인 로맨스.

영적 요소와 로맨스(Romance with Spiritual Elements) : 영적 신념이 중심인 러브 스토리, 캐릭터 성 장 또는 관계 발전의 고유한 일부이며 스토리를 손상시키지 않고는 제거할 수 없는 로맨스로 모든 문화 의 종교적 또는 영적 신념 체계의 맥락에서 설정가능

로맨틱 서스펜스(Romantic Suspense) : 서스펜스, 미스터리 또는 스릴러 요소가 줄거리의 필수적인 부분을 구성하는 로맨스 소설.

영어덜트 로맨스(Young Adult Romance) : 젊은 성인의 삶이 줄거리의 필수적인 부분인 로맨스

<1>미국 로맨스 작가협회자료 인용


로맨스 웹툰 이용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위에서 언급한 로맨스의 하위 장르 구분은 로맨스 소설에 기반한 분류이다. 최근의 웹툰 독자들은 자신의 취향을 투영해 로맨스 장르를 블렌딩 하는 추세이다. 콘텐츠에서 한 차원 더 깊은 하위 범주를 세분화해 소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남자주인공의 외모만 가지고도 안경남주’, ‘흑발’, ‘빨머’, ‘갈발’, ‘키작남’, ‘으른미’, ‘양아치상’, ‘과묵남’, ‘강아지상’, ‘금발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남자 주인공 캐릭터를 소비하고 타인과 공유하면서 작품을 선택하는 주요 요소로 기능한다. 이런 독자의 요구를 창작자들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작품을 구매 또는 구독하기 위한 과정에서 표면적 성과, 홍보성 지표, 작품이 가진 현황 등은 독자들의 작품 선택 길잡이가 된다. 플랫폼에서 작품을 고를 때 프로모션에 노출된 작품을 수용할지 결정해야 하며, 완결작이냐, 연재 중 작품의 판단을 거쳐 별점이라는 빅데이터, 댓글을 통한 독자반응을 살피게 된다. 최근에는 노블코믹스라고 불리는 원작소설 여부, 영상화(드라마, 영화화)로 확장된 사례도 중요해졌다. 독자들은 내가 보는 작품의 분위기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로맨스 장르 특유의 달달함, 러브 스토리를 다루는 진지함, 그 속에서 발현되는 감동, 작품이 이끄는 감정의 결말로서 신파 등의 정서를 사전에 정보로서 취득하길 원한다. 정보 파악한 후에 본격적인 작품의 구독행위가 일어난다. 자연히 작품의 선발하는 과정이 오래 걸리다 보니 해당 과정을 단축하고자 하는 노하우도 생겨나기 마련이다.


로맨스 장르 웹툰을 이해하는 치트키, 키워드

로맨스 장르는 하위의 하위 장르를 생성한다고 전술했다. 키워드는 하위 장르 보다 구체적이고, 취향이 세분화 된 상징이자 독자들이 원하는 작품을 찾기 위 한 절차로서 색인의 쓰임이 있다. 독자들은 키워드를 해시태그적 검색과 유사한 분류체계로 이용하고 있다. 로맨스 장르 콘텐츠는 오랜 창작과 소비의 역사 속 에서 항목별로 구분되어 있는 대분류도 있으나 독자들의 요구에 의해 선별되어 올라온 세부 항목 즉, 키워드가 독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바로 찾게 만드는 특 별한 기능을 가진다. 그리고 작품의 내용과 캐릭터의 성격별로 키워드를 붙여 독자들이 작품을 찾는 과정을 신속하게 이끈다.(null)(null)(null)(null)(null)(null)(null)

 

웹툰/웹소설 플랫폼 리디에서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작품을 독자들에게 알리지만 키워드로 검색하기라는 항목을 보면 키워드로 마음에 드는 책을 찾아보세요!’라는 항목이 있다. 항목별로 제시된 키워드를 독자가 선택하면 원하는 작품을 찾아주는 큐레이션 과정이다. 아래 표는 리디 플랫폼, 봄툰 플랫폼에서 제시된 키워드를 기반으로 로맨스 장르에서 통용되는 키워드를 분류해 정리한 것이다. 분류상 키워드의 분류 규모에 경중이 있는 만큼 적확한 정리보다 망라적으로 정리로 사용하고자 한다.

가장 큰 분류로 이야기의 장르와 이야기가 전개되는 배경 뒤를 이어 로맨스의 소재와 남녀 간의 관계 및 설정, 남자 캐릭터와 여자 캐릭터의 성향 순으로 체계화가 가능하다.

<표2>로맨스장르에서의 키워드 분류(리디, 봄툰 키워드 참조)


키워드를 이용한 콘텐츠 창작과 소비는 양 진영 모두에게 신속한 구독 결정이라는 장점을 제공한다. 특히 해당 키워드는 장르 콘텐츠의 헤비 유저들에게 더욱 적합한 서비스라는 측면도 있다. 양과 질적으로 자신의 취향이 확실해진 헤비유저는 선호하는 키워드의 작품만 집중 구독하길 원하고 변화의 범위가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표 외에 BL 분류체계 내에는 위와 같은 분류체계가 별도로 존재할 정도로 방대하다.


로맨스 장르 웹툰의 숨겨진 패스워드, 캐릭터

위 표에서 몇몇 장르 특정 용어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워 검색을 통해야 한다. 자신이 볼 장르와 배경, 소재를 특정하고 캐릭터를 골라보거나 역순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결국 독자들의 취향에 의해 작품에 노출될 것이며, 취향은 시장의 흐름을 영향을 준다. 그 속에서 히트작의 출현은 시장 내에 창작자와 독자 생태계를 조직하게 하고, 히트작에서 사용된 선호 요소들은 키워드화 되어 다시 재생산되고 순환된다.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캐릭터이다. 과거 콘텐츠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다각적 모습이었다면, 최근의 경향은 독자들이 좋아하는 행위와 언어를 구사하는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즉 캐릭터가 활동하는 세상 속에서도 독자의 인식을 기반으로 한 규범이 정해져 있는 셈이다. 캐릭터가 독자의 규범을 벗어나면 읽기를 멈추고 떠나는 하차가 발생한다. 비견한 예로 남성향 판타지/ 무협 장르 중 레벨-을 중심으로 하는 소재물에서는 의례 등장하는 히로인 캐릭터가 없다. 과거의 독자라면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이며, 주인공과 러브라인 이 얽히는 여성 캐릭터의 출현을 기다리지만, 지금의 독자 취향에서 보면 내가 좋아하는 주인공이 연애에 빠져 레벨업의 속도를 맞추지 못하면 이것 역시 하차 각이다.

키워드를 중심으로 로맨스 장르의 이용자 패턴을 보는 시각은 단선적이며 간접적이다. 장르 콘텐츠의 특성상, 유료 서비스가 일상화된 지금 독자의 취향과 구매에 이르게 하는 요건으로 분명 눈여겨봐야 할 지점이다. 영상의 길이가 짧아지고, 공중파 방송 시간이 무의미해지듯, 로맨스 장르 콘텐츠 이용자의 행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연구되고 공유되어야 할 것이다.

 


필진이미지

김민태

만화평론가 및 기획자, 씨엔씨레볼루션 이사
前 한국영상대학교 만화웹툰콘텐츠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