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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보다 더 유쾌한 만화 비평을 위해
- 지금만화 20호 발간 기념 대담
서울웹툰아카데미 이사장, 만화평론가 박인하
한국만화웹툰학회 만화정책연구소 소장 김종옥
중부대학교 만화학과 교수 김신
KAC 한국예술원 웹툰콘텐츠 계열 전임교수 조익상
《지금, 만화》 책임 편집 박세현
박세현 《지금, 만화》 책임 편집(이하 박세현): 먼저 바쁘신 와중에 대담 회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로 《지금, 만화》가 20호를 발간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20호까지 발행하는 데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발간위원회를 이끄셨던 위원장님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이번 대담회를 통해 역대 위원장님들의 소회와 앞으로의 《지금, 만화》가 갖춰야 할 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박인하 이사장님께서 초대 《지금, 만화》 발간위원장을 맡으셨던 만큼 여러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계실 듯합니다. 《지금, 만화》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소감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박인하 서울웹툰아카데미 이사장(이하 박인하): 어느새 오래전 일이 되어서 기억이 잘 날지 모르겠습니다.(웃음) 그 당시 만화 관련 정책에서 필요한 것 중 하나로 평론의 활성화가 중요한 어젠다로 여러 번 논의됐었습니다. 평론을 담아낼 전문적인 매체가 기왕의 시장에서는 없으니, 평론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예산을 활용해서 만화 비평지를 만들자는 논의가 만화계 단체들 중심으로 시작됐었지요.
그래서 아무래도 제가 오랫동안 만화연구를 해온 사람이어서 초대 발간위원장을 맡게 되었고 그 당시 《지금, 만화》 책임 편집은 위근우 기자가 맡았었습니다. 그렇게 발간위원회에서 나왔던 논의들과 편집부에서 제안한 내용들을 검토하면서 진행했습니다. 사실 처음이다 보니 정해진 포맷과 형식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일단 만들어 간다는 심정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지금, 만화》의 첫 번째 발간 준비를 하면서 만화 비평이란 장을 지면으로 끌어오고 지속적으로 그 틀을 유지하면서 20호와 21호가 나오게 됐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합니다. 더 좋은 점은 만화평론 공모전의 당선자들이 신인평론가로 데뷔할 수 있는 무대가 확보됐다는 것이 《지금, 만화》의 중요한 지점이라고 봅니다.
박세현: 그럼 그다음 발간위원장을 맡아주셨던 김종옥 교수님의 소감은 어떠신가요? 그 당시, 《지금, 만화》를 위해서 여러 제안을 주셨지요.
김종옥 한림대학교 융합문화콘텐츠연구소 수석연구원(이하 김종옥): 솔직히 발간위원을 하겠냐는 제안을 받았을 때 기분이 좋았습니다. 만화는 재미만 있으면 됐지, 비평할 필요가 있냐는 인식과 만화 비평이 있어야 된다는 요구 모두 들어왔던 터였는데 만화 비평을 만화연구자라는 입장에서 《지금, 만화》로 양질의 비평책을 박인하 이사장님의 시작으로 무려 4년 동안 낼 수 있어서 굉장히 즐겁고 흥미로웠습니다.
제가 위원장을 맡았을 때는 책 사이즈라든가 편집 구성적인 측면이 변하는 시기였는데 만화 장르로 매호 주제를 잡는다는 식으로 조금씩 틀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어렵고 까다로운 작업이었지만 발간위원장으로 뭔가를 기여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박세현: 다음 발간위원장이셨던 김신 교수님은 어떠셨나요?
김신 중부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 교수(이하 김신): 저는 미술계에서 먼저 활동했었는데요. 사실 미술은 역사도 오래되기도 했고 또 평론과 창작자 간의 역할들이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어서 오랜 시간 동안 자리 잡았습니다. 그에 비해 만화는 100년이란 짧지 않은 역사를 가졌음에도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또는 비정상적으로 만화산업이 급성장한 탓에 만화비평가의 수가 굉장히 적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만화계에 들어와 보니까 여기 계신 박인하 이사장님부터 몇몇 분들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었지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까 만화 전문 비평과 평론에 대한 굉장한 갈증을 느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뿐만 아니라 아마 만화계 인사들이 《지금, 만화》 만화평론지 발간 소식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또 박인하 이사장님께서 더더욱 열정을 가지시고 창간호를 발간하셔서 정말 기뻤습니다.
그렇지만 전 아직도 부족하다고 봅니다. 전 세계에서 만화를 학문으로 연구하는 대학이 제일 많은 나라지만 아직도 비평 영역에서는 인재 발굴 측면에서 굉장히 열악한 게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만화》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잠시나마 제가 발간위원장을 맡았던 것에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또 하나 기분이 좋은 점은 책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요즘 학생들이 《지금, 만화》에 굉장한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번 본 친구들은 그다음에도 계속 찾는 걸 보고 상당히 뿌듯했습니다.
박세현: 현 발간위원장이신 조익상 위원장님의 말씀도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현재 《지금, 만화》 발간에 직접 참여하셔서 남다르실 듯합니다.
조익상 KAC 한국예술원 웹툰콘텐츠 계열 전임교수(이하 조익상): 발간위원장이 되기 전까지는 필진으로 간간히 참여했었지만, 위원장이 되어서 발간 회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지금, 만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를 알게 되니까 그간 굉장히 수고가 많으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만 화》의 발간 진행 실무를 맡으신 팬덤북스 관계자분들께서 만화 비평 작업에 심도 깊게 인지하고 계신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그 덕분에 20호까지 긴 시간 동안 꽤 좋은 퀄리티의 글들을 담은 잡지가 지속적으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지만 각 주제에 맞는 필자 섭외와 디자인도 상당히 예쁘게 잘 나오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부담 없는 가격으로 판매하니까 여러모로 감사한 잡지가 아닌가 합니다.
박세현: 우리 만화사를 보면 만화 비평을 다룬 잡지들이 등장했지만 《지금, 만화》가 거의 유일한 만화 비평 잡지로 남아있습니다. 박인하 이사장님께서 우리 만화계에서 만화 비평지에 대해 간략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박인하: 제 기억에 남은 몇 가지 사례를 보면 1990년대 중후반에 만화 잡지, 단행본 시장이 확장·안정화되고 또 만화 독자층의 연령이 올라가면서 만화 비평에 대한 뉴스가 필요해졌습니다. 그때 당시 손상익 원장님의 한국만화문화연구원에서 《코코리 뷰》라는 비평지를 만들었지요. 그때 손상익 원장님이나 그 당시 멤버들이 마치 만화 운동을 하듯 꾸준히 펴낸 매체라고 생각해서 그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그다음에 우리만화연대와 한국만화가협회에서 소식지 혹은 비평지 비슷한 책자들이 비정기 간행물 형식으로 조금씩 나왔었습니다. 예전 부천만화정보센터 시절에 《코믹타운》이라는 뉴스와 비평, 만화리뷰를 다룬 책자가 나왔었고 만화와 인터뷰, 약간의 비평문을 실으면서 신인 비평가들이 주로 활동했던 《오즈(OZ)》가 있었습니다. 또 일본의 만화 매체들을 벤치마킹한 《코믹테크》가 만화 창작과 방법론을 다뤘었습니다. 이런 시도들이 있었지만 《코코리 뷰》처럼 명확한 정체성을 갖지 못하고 금방 사라져서 아쉬웠습니다.
그 이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만화 매체 관련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했었습니다. 그때 〈크리틱엠〉이 창간됐고 손지상 선생이나 오혁진 선생과 같은 평론가들이 참 좋은 활동을 했었죠. 또 거북이북스에서 《만화가》라는 매체를 만들어서 만화가들에 대한 글과 인터뷰를 담았었습니다. 이런 역할을 지원하는 지원사업의 연장선상으로 《코믹타운》과 〈크리틱엠〉 그리고 최종적으로 《지금, 만화》가 지속적으로 나오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김종옥: 사실 그사이에 《보고(bogo)》라든지 만화 기사와 비평문을 함께 실은 《팝툰》과 같은 잡지들이 명맥을 이어왔다고 봅니다. 또 비정 기적으로 상명대 만화학과에서 내는 《만화비평 웁스》도 유의미하겠지요. 여기 박세현 대표님께서 내셨던 《엇지》도 저는 꽤 큰 시도라고 생각해요. 어찌 보면 개인이 만화 비평문화의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했으니까요.
박인하: 《보고》와 《지금, 만화》를 살펴보면 외부 지원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만화 비평문화를 확산시키는데 지원사업의 역할이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봅니다.
김신: 전 우리나라에서 만화 비평 문화가 체계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작가 순혈주의적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만화가가 아니면 만화계 주류에 포함시키려하지 않는 배타적인 성향이 무척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작가들에게 박인하 이사장님과 김종옥 교수님부터 그 당시 평론하셨던 분들에 대한 인식이 썩 좋지 않더라구요. 《보고》의 전신이었던 우리만화연 대에서 발표한 《우리만화》라는 잡지를 만들 때 불필요한 내부 갈등이 많았었던 것 같아요. 비평에 대한 작가들의 반감이 우리만화연대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을 보고 만화계 전체는 얼마나 심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만화 비평을 해 오신 분들이 무척 곤란한 시간들을 견뎌 오시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조익상: 그리고 《싱크(sync)》도 빼놓으면 야단맞을 것 같아요.(웃음)
박인하: 또 《새만화책》과 《계간만화》가 있었지요
김종옥: 정말 꾸준히 노력했네요. 만화 비평에 대한 지원도 크지는 않더라도 지속적인 만큼 만화계뿐만 아니라 관련 기관도 이에 대한 필요 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봅니다.
박인하: 네, 많이 노력했습니다. 거북이북스에서 《만화가》를 만들었고 그다음 〈유어만화〉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연속성을 가지며 운영하고 있습니다. 결국 만화계 전반적으로 비평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었지요.
조익상: 〈에이코믹스〉도 《지금, 만화》와 가장 분위기가 비슷한 온라인 매체였던 것 같습니다. 본격 만화 비평보다는 만화 리뷰로 부담없이 접근하는 방식이요. 또 〈디지털만화 규장각〉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디지털만화 규장각〉에 나오는 만화 비평과 리뷰, 그리고 기획기사와 칼럼 등등 굉장히 오랫동안 만화 비평의 중요한 온라인 지면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 온라인 매체와 함께 종이책으로 만화 비평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지금, 만화》의 특수성과 본류성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각 호마다 특집 기사를 비롯한 구성과 편집에 수고가 들어가고 오프라인에서 물성있는 형태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책장을 가득 채우고 만화책 옆에다 딱 꽂아놓을 수 있다는 면에서 거의 유일한 국내 만화 비평지로서 의미 있는 지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종옥: 《지금, 만화》가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닙니다.(웃음)
▲ 왼쪽부터 박세현, 김신, 김종옥
대중적인 주제와 리뷰로 만화 비평의 문턱을 낮추다
박세현: 독자들에게 《지금, 만화》를 흥미롭게 어필하려면 차별화되어야 하는데, 여태까지 《지금, 만화》를 보시면서 다른 만화 비평지와의 공통점과 차별점이라면 무엇일까요?
김종옥: 처음에 딱 떠오른 건 그런 점이었어요. 우리가 비평이라고 하면 영화나 문학처럼 뭔가 굉장히 거대한 이데올로기 내지는 사상·철학 같은 것들에서 출발하는 난해한 분야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 강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서 《지금, 만화》는 독자들에게 쉽게 읽히면서 만화를 더 좋아하게 만들고 큐레이션도 할 수 있는 비평지로 출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점으로 《지금, 만화》가 만화 비평을 좀 더 자유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김신: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이런 것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린 작가 순혈주의 때문에 기존의 만화 잡지는 만화가 주류였었고 거기에 비평 글들이 추가되고 덧붙이는 형식이다 보니까 온전하게 100%의 평론으로 채운 만화 비평지는 거의 없을 정도로 열악했습니다. 근데 《지금, 만화》는 온전히 만화 비평으로만 구성된 만화 비평전문 잡지라는 인식이 독자들에게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갔다고 생각해요.
박인하: 가장 큰 차별점은 매호마다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전체적으로 잘 정돈됐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호 한 호 모두 잡지가 아닌 단행본을 보는 재미를 주지요.
박세현: 저희가 장르로 매호 주제를 잡아서 진행하니까 예상외로 반응이 좋았었습니다. 이 부분의 아이디어를 박인하 이사장님께서 주 시기도 하셨고 다른 위원장님들도 주제가 좋았다고 말씀해 주셨고요. 그러면 《지금, 만화》의 주제 중 아쉬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김종옥: 굳이 아쉬운 점을 찾아보면 주제를 정할 때, 과연 이 주제를 잘 풀어줄 수 있는 필진의 구성과 어떻게 하면 잘 풀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사실 만화 비평을 전문적으로 쓸 수 있는 인력이 그리 많지 않아서 주제를 넓혀갈수록 하나의 특정 주제로 한 권의 책을 채운다는 게 쉽지 않았었거든요. 그럼에도 만화평론 공모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수상자들에게 글을 쓸수있는 기회를 주면서, 새로운 필진들을 발굴해 가는 즐거움을 얻는 과정의 하나였기도 했습니다.
김신: 전 《지금, 만화》가 발간할 때의 이슈나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서 주제로 선정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대중적인 반응들이 좋았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아쉬운 한 가지는 우리나라가 웹툰의 종주국임에도 코믹스와 웹툰의 근본적 변화의 변화 과정이나 차이점을 충분히 다루지 못 한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 콘텐츠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의 확산을 위해서라도 우리의 정체성을 인문학적으로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연출적 차이나 코믹스와 웹툰의 시대적 변화에 따라서 웹툰이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그 본질의 문제를 한 번쯤은 정리해야 된다고 봅니다. 웹툰은 시대도 다르고 소비와 향유의 형태가 달라졌기 때문에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콘텐츠여서 코믹스와의 우열 비교보다는 그 자체로 웹툰이 갖고 있는 연출의 장점과 매력들을 좀 더 인문학적으로 분석해 보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조익상: 김신 교수님 말씀처럼 웹툰 혹은 만화에 대한 메타적인 비평과 연구에 가까운 분석들을 한 번 다루는 것에 굉장히 동의합니다. 그런데 저 개인적으로 코믹스에서 웹툰으로 이행했다기보다는 코믹북에서 웹툰을 이행하면서 코믹스가 넓어졌다고 보기 때문에 이런 약간 논쟁적인 부분들도 함께 담아질 수 있다면 좀 풍성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점에서 주제 면에는 사실 다채롭게 잘 다뤄왔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이 주제가 별로였다는 말은 절대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웃음) 그런데 《지금, 만화》가 계속 이어진다면 그동안 너무 많은 주제를 다뤘기 때문에 앞으로 무엇을 가지고 할 수 있을까 좀 걱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동안 했던 방식의 장르라든지 아니면 다른 주제로 계속 이어 나가면서 또 다른 카테고리를 고민해 보는 것도 좋겠고요. 그때 김신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장르에 대한 메타적인 접근을 주제로 하는 것도 굉장히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박인하: 전 조익상 선생님 말씀처럼 어느 정도 중요하게 다룰 수 있는 주제들은 일단 다 다뤘기 때문에 이제는 주제 선정에서의 고민들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봐요. 그런 부분에서 김신 교수님 말씀처럼 좀 다른 방식으로 주제를 접근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현재 《지금, 만화》의 구성이 항상 거의 비슷한 포맷의 구성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거든요. 이를테면 커버스토리, 크리틱, 이슈, 만화 추천리뷰 등으로 페이지를 지정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그 안에 가지고 있는 구성의 꼭지에 대한 제한들은 벗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두 번째는 그 주제에 대해서 접근하는 방식들도 좀 더 다른 방식으로 진지한 접근들이 가능하지 않을까 해요. 그러니까 일본의 매체 중 《유레카(ユリイカ)》라고 하는 일본의 무크지가 있는데, 거기서 다룬 백합 물은 꽤 오래전인데도 그 내용들을 보면 무척 충실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우리도 경우에 따라서는 한호는 힘을 주고 두껍게 만들었다면 그 다음에는 좀 얇게 만들어서 유연하게 접근했으면 합니다.
박세현: 금방 논의했던 연결선상으로 매년 두 번 진흥원에 판매보고를 하는데 꾸준하게 판매된 책들을 보면 재난, 판타지, 로맨스, 미스터리, AI처럼 장르적 키워드를 주제로 한 책들입니다. 또 이 책들이 과월호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구매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기도 하고 주제를 정할 때 장르로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장르를 해야할지 고민도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종옥: 솔직히 장르로 주제를 정하는 게 좀 쉽잖아요. 익숙한 부분이 기도 하고요. 제 발간위원장 임기가 끝나는 해의 다음 호에는 키워드 중심으로 아예 바꾸자고 제안했었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기후, 음식 같은 키워드로 찾아도 굉장히 많고 큐레이션이 의외로 많이 나올 수 있거든요. 그다음에 지금 이슈가 되는 키워드를 뽑아내고 접근하는 방식을 좀 고민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조익상: 그래서 《지금, 만화》 주제 문구가 앞에 있는 키워드가 있고 플러스 만화라는 형식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책을 준비하는 시기에 화제가 될 만한 문구나 좀 더 대안적인 발언을 제공할 수 있는 논쟁적인 책이 나온다면 좀 더 잘 읽히지 않을까 하고요. 주제로 할 만한 장르도 어느 정도 소진한 것 같습니다.
박인하: 전 그런 부분에 있어서 더 디테일하게 쪼개고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GL도 충분히 주제로 가능하고 GL과 백합물을 향유하는 사람들, 한국에서 주로 발견되는 작품들 그리고 일본만화에서 GL의 역사라든지, 그걸 그리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라든지, 그런 루틴이 왜 발견되었는지 등 여러 가지 각도에서 충분히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F 같은 경우에도 굉장히 다양하게 접근 가능하리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사변적인 작품들을 포괄해서 재정의하는 것도 가능하고 전통적인 SF의 한국의 역사에 대한 것을 살펴보고 로봇이나 이런 장르에 기반한 키워드들을 다룬다면 충분히 1년 이상은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종옥: 예를 들면 BL이 아닌 성소수자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접근하면 훨씬 더 다양하게 접근할 수도 있고 아주 많은 작품을 소개할 수 있겠지요.
박인하: 네, 김종욱 교수님 말씀처럼 퀴어에 대한 얘기를 할 수도 있죠. 완전히 별도로 그 주제에 대해 접근하는 작품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LGBTQ도 대상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익상: ‘홈통’이라는 연구 집단이 있어요. 거기서도 퀴어 만화를 추천하는 무료 책자 pdf를 냈었는데 퀴어를 주제로 한다면 《지금, 만화》의 커버스토리를 맡을 수 있을 겁니다.
박인하: 아까 아쉬웠던 부분하고 같이 연결해서 생각해 보면 《지금, 만화》의 주제가 조금 경직돼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껴집니다. 재미있는 주제가 나와도 다양한 글들이 들어오기가 어렵다 생각이 들어서 그 경직성을 푼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퀴어 만화를 하면 굉장히 다양한 접근을 할 수 있거든요.
퀴어 만화를 그리는 타가메 겐고로같은 외국 작가를 인터뷰할 수도 있고 한국에 퀴어면서 퀴어성을 가지고 순정 만화가로 데뷔했다가 퀴어 만화를 그린 이우인 작가와 함께 작업할 수도 있고요. 또 퀴어 평론가가 퀴어 만화 작품을 리뷰하는 식의 센세이셔널한 매칭 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익상: 이연숙리타 평론가나 전유나 평론가 같은 분들이 계시니까 더 많이 찾아보면 필자풀도 훨씬 다양해지고 재미있는 글들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신: 개인적으로 우리나라가 전쟁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휴전국가 이기도 하고 지금도 그 전쟁으로 인해 양쪽으로 갈라져서 국민들이 대립하고 있는데요. 그에 관련된 콘텐츠가 사실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베트남 참전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김형배 선생님의 〈황색탄환〉 이나 이현세 선생님이 〈남벌〉처럼 전쟁을 모티브로 한 만화나 웹툰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우리 세대들에게는 반공만화가 꽤 익숙함에도 불구하고요. 우리의 지정학적 역사와 현실을 다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오른쪽부터 박인하, 조익상
양질의 필진으로 만화 비평의 수준을 높이다
박세현: 제가 4년 동안 《지금, 만화》를 만들면서 보니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어떻게 필진을 구할까가 큰 고민이었습니다. 진흥원에서는 매번 다양한 필진들을 써달라고 요청하는데 사실 쉽지가 않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필진 구축을 잘할 수 있을까요?
김종옥: 그 부분은 아까 우리가 장르 얘기하면서 좀 나온 것 같아요. 왜냐하면 주제나 키워드에 천착해 들어가면 그에 익숙한 작가나 비평하는 비평가 그룹들이 또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만화 비평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교집합처럼 모이는 사람들 외에도 새롭게 발굴되는 인재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봐요. 그런 필진 중에서 해당 주제 키워드에 굉장한 전문성을 가진 작가나 만화 연구가를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김신: 너무 만화적인 관점에서만 필진을 선정하면 굉장히 막막한 건 분명합니다. 만화 비평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육성한 경험도 없는 환경 속에서 몇몇 평론가들이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기 때문이죠. 그 안에서의 영역보다 오히려 폭을 넓혀서 문화 콘텐츠 전반에 걸친 비평가들을 여러 채널을 통해서 조금씩 확보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조익상: 이 질문 자체는 필진풀에 대한 얘기지만 원고 작업 조건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마감 기간이라든지 아니면 청탁할 때 원 고료 등을 조금만 더 넉넉하게 잡는다면 필진을 확보하는데 좀 더 여유롭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필진도 필진이지만 저희가 지금 대담을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한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매 호는 아니라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이런 대담을 진행한다면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습니다.
박인하: 필진 구성의 고민은 어느 매체든 숙명적인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저는 필진을 고민하고 관리하는 것 중 어디에 더 방점이 찍혀야 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어떨 때는 아주 잘 쓰인 글이 있는 반면에 또 그렇지 않은 글들이 있는데, 그런 필자들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배치해서 대응하는 방법이 김종옥 교수님 말씀처럼 전문성 측면과도 관련이 있다고 보거든요. 어떤 필자를 적재적소에 잘 배치할지 결정해서 글의 일정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 그런 요구를 잘 들어주시는 선수들도 항상 있잖아요. (웃음)
박세현: 그렇다면 어떻게 필진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 동시에 양질의 글을 쓸 수 있도록 관리하면 좋을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박인하: 결국 글쓰기는 훈련이라고 생각을해요. 새롭게 등장하시는 분들이 어떤 훈련이 되어 있는가에 대한 고민들이 필요해요. 사실 《지금, 만화》뿐만이 아니라 비평 매체들이 더 많이 필요하고 신인 평론가들이 계속 쓸 수 있는 지면들이 더 많이 확보돼야 합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만화 규장각〉 같은 경우에 이분들이 짧은 리뷰들을 맡아서 계속 반복적으로 연습할 필요가 있지요. 그리고 각 고정 꼭지들의 포맷을 정돈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예전에 네이버에서 만화가협회 주관으로 만화가 선생님들이 웹툰을 연재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평론도 같이 들어갔는데 제가 그에 맞게 포맷을 만들었거든요. 제목과 리드 글, 작가 선생님의 연보와 문단 배치, 문장의 종결 어미, 약물 통일, 괄호 사용법과 인용 출처 표기법까지 알려줬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런 기본적인 글쓰기 훈련들이 부족한 분들이 많았었습니다. 왜냐하면 지면용 원고지 글쓰기를 익히지 않고 온라인 글쓰기가 익숙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포맷을 정리해서 통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종옥: 길게 봐야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만화웹툰학과가 굉장히 많은데 비해 학과 안에서 글쓰기 교육이나 비평 교육 커리큘럼이 취약하다는 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됩니다. 박인하 이사장님 말씀처럼 글쓰기는 훈련이거든요. 잘 쓰인 글은 하루아침에 써지는 게 아니라 많이 써봐야 되는 거니까요. 하지만 만화웹툰학과는 대부분 작가를 양성하는 커리큘럼으로 짜여졌기 때문에 평론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 훈련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이 대담에서 꼭 지적돼야 된다고 봅니다.
조익상: 아까 했던 얘기지만 좀 더 마감 일정이 여유롭다던가, 원고료가 인상되고 신인평론가들에게도 무거운 내용의 글을 맡길 때 좀 넉넉한 조건으로 제안한다면 양질의 글이 나오리라 믿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봅니다.
박세현: 지난 《지금, 만화》를 작업해 오면서 들었던 말 중 하나가 “누가 만화평론을 봐?”였는데 《지금, 만화》가 독자들에게 다가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종옥: 만화 분야에 있는 사람은 저뿐이고 제 친구들은 전혀 다른 일들을 하니까 어떤 만화가 재밌는지 얘기를 하다 보면 《지금, 만화》를 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친구들이 재밌었다고 많이 말해요. 그래서 우리가 꼭 더 대중적이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까 의문이 들어요. 물론 재미있고 사람들이 읽히면 더 좋지만 꼭 재미있어야 하는가, 왜 우리는 꼭 재미에 집착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했습니다.
조익상: 그리고 누구에게 재미있는가도 무척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중에게 재미있는지 아니면 전문가들이 봤을 때 재미있는지요. 하지만 질문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은 비평들은 지금 정도의 난이도에서 계속 머무르거나 사실 조금 더 올라가도 될 것 같아요. 사실 영화 비평도 꽤나 난이도 가 있거든요. 〈씨네21〉의 비평들이나 정성일 평론가의 그 평론은 특히나 어렵기도 하고요. 그런데 커버스토리나 크리틱과 같은 꼭지들 말고 좀 가벼운 꼭지들에서 더 독자들이 호기심을 느낄 만한 코너들이 한두 개만 더 생겨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잡지를 사서 보게 만드는 충성도 높은 코너 마련해서 난이도를 다양하게 배분한 뒤 대중들에 어필하는 겁니다.
박인하: 그 부분을 받아서 말씀을 드리면 옛날 〈씨네21〉을 생각하면 정훈이 작가의 만화가 초창기에 독자들을 견인하는 데 나름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그러니까 이를테면 《지금, 만화》에도 만화를 얘기하는 만화가 있다면 더 많은 대중들이 볼 것 같고요. 그리고 〈씨네21〉을 생각해 보면 중간 맨 마지막에 한 페이지로 실렸던 김규항 평론가의 칼럼이 꽤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한 방이 있는 칼럼이 좀 필요한데 그렇다면 저는 좀 더 내용이 심오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 심오해야 된다는 뜻은 전문성이 강화해야 되는 것이고요. 그래서 전문성이 강화되는 비평, 예를 들어 일본의 젊은 비평가들, 사회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젊은 비평가들이 일본의 망가나 아니메를 가지고 비평 키워드로 많이 사용하고 거침없이 종횡하면서 판단을 내려요. 예를 들어 아버지가 부재한 사회에 모성의 디스토피아를 고민한다는 식으로요. 그런 면에서 한국의 비평가들은 무척 조심스러운데 그러지 말고 더 전문적인 면은 강화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김신: 100% 공감이 됩니다. 최근에 영화 유튜버 중에서 소위 까는 유튜버가 인기가 많습니다. 재미없는 영화는 아주 정말 대놓고 까거든요. 근데 우리 만화 비평에서 비평가들이 아까 제가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열악하다 보니까 굉장히 소심한 위치에 있는 것 같아요.
박인하: 재미없는 만화를 얘기 안하고 재밌는 만화만 얘기하니까 오히려 평론을 읽는 재미가 사라지는 거지요. 조금 더 날카롭게 비판하는 만화 비평이 필요하긴 합니다.
김신: 그러다 보니까 작가만 좋아하고 대중은 재미없어 하는 비평만 남는 거죠. 재미라는 측면에서 봐도 《지금, 만화》를 보면 쭉 읽다 보면 긍정적이고 좋은 방향으로만 쓰였지 과연 날카롭게 비판하고 잘못을 지적하는 내용은 부족해 보입니다. 특히 요즘 같은 경우 글로벌 시장으로 적극적으로 진출하다 보니까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슬슬 나타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웹툰 〈참교육〉 같은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이유가 문화적 자정 능력에 대한 우리 자체의 비판이 필요하거든요. 이게 바로 비평의 영역이라고 봐요. 그런데 우리 내부에서조차도 암묵적으로 온라인에서 댓글로 무슨 말을 해도 허용되는 인식과 스스로 작품을 성찰하지 못한 일부 창작자들에게 가이드를 제시해야 하는 게 비평의 역할인 거죠. 그리고 이건 자기검열과는 분명히 다른 문제고요.
김종옥: 전 요즘 세대가 잘 모르고 어떻게 보면 우리도 몰랐던 그런 작품들 중에 뭔가를 발굴해내는 코너가 하나 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유명한 작품들에서 그 당시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으니까요. 그 시기에 빗겨나면서도 굉장히 보석 같은 작품들을 발굴하는 코너가 꼭 하나 있었으면 합니다.
조익상: 비슷한 건데 《지금, 만화》의 필진들에게 매달 작품 하나씩만 추천해달라고 해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작품을 리뷰하는 코너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박세현: 마지막으로 앞으로 《지금, 만화》에서 좀 더 초점을 맞췄으면 하는 내용이나 다뤘으면 하는 주제, 그리고 덧붙이고 싶으신 말씀을 해 주시고 마무리하겠습니다.
김신: 한마디로 정리하면 작가를 위한 비평지가 아니라 대중을 위한 비 평지, 신랄한 비평다운 비평을 할 수 있는 문화가 이 《지금, 만화》를 통해서 조성됐으면 좋겠어요. 작가 눈치, 만화계 눈치 보느라고 할 얘기 못 하는 게 아니라 냉정하게 평론해야만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갈 수 있을 거라고 보거든요. 좀 까는 비평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종옥: 저는 짧게 발언하겠습니다. 쓸데없이 예단하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 쭈욱 지원해달라고요. 그것이 우리 만화 평론을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요.
조익상: 지금 제가 위원장으로서 조금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한 데요. 여전히 남성향 만화들이 비교적 더 많이 다뤄지는 것 같아요. 더 많은 목소리들, 더 다양한 목소리들이 반영될 수 있는 그런 잡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인하: 우선 잘해오셨는데 세 가지를 더 집중적으로 조금 더 고민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첫 번째는 현장성에 대한 부분들이에요. 더 많은 현장에 가서 사람들 만나시고 정확한 얘기들이 반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가운데서 정확한 비판도 필요하니까 비판성을 강화하자 가 두 번째 주문일 것 같고요. 세 번째 주문은 김종옥 선생님이 하셨는데 예를 들어 완결된 작품의 재발견, 정주행 기타 등등에 대한 그런 꼭지들이 나올 수 있잖아요. 그 부분과 관련해서 한국의 만화나 웹툰 자산에 대해서 정리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합니다. 어떻게 보면 현장성과 비판성이 지금, 이 시대에 계속 진행되고 집중을 하는 거라면 맨 마지막에 세 번째는 한국 만화의 역사를 축적하는 부분으로서 데이터 구축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박세현: 귀한 시간에 귀한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런 의견이 반영해서 만화만큼 재미있고 유익한 《지금, 만화》로 발전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