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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런 만화 : 내가 조력자가 된다면 좋은 만화
인생의 조력자가 되어줄 〈최고의 뿔소라〉
- 김인정 〈최고의 뿔소라〉
자기 계발서 같은 만화, 〈최고의 뿔소라〉
작품에는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주연과 조연, 단발성으로 출연하는 엑스트라 등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중, 작품 전개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 중 하나는 바로 조력자이다. 무협과 액션 장르에서의 조력자는 주인공을 성장시키거나 위험으로부터 구해주기도 하며, 로맨스 장르에서의 조력자는 주인공들의 사랑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아도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조력자. 당신이 웹툰 속 조력자가 될 수 있다면, 어떤 주인공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가?
▲ 〈최고의 뿔소라〉 Ⓒ 김인정
필자는 주인공의 조력자가 되어주고 싶은 작품으로, 현재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최고의 뿔소라〉를 뽑고자 한다. 해당 작품은 〈안녕, 엄마〉, 〈양아치의 스피치〉 등의 수많은 히트작을 배출한 김인정 작가의 신작으로, 인물의 섬세한 감정선이 특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작품 속 주 인공인 웹소설 작가 송소라는 우연 한 기회로 TV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서 출연하게 되고, 그곳에서 만인의 사랑을 받는 국민 MC이자 배우인 온도혁을 만나게 된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인 줄로만 알았는데, 인사치레로 나눠준 소라의 소설을 읽어본 도혁이 그녀의 팬이 되면서 둘의 관계는 시작된다. 팬심일까, 흑심일까? 점점 더 소라와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도혁과, 아직 소라와의 관계를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 전 남친 현성, 그리고 과거의 상처로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잃어버린 소라. 셋의 이야기 속 조력자가 되어 보자.
웹툰 속 조력자가 된다면?
〈최고의 뿔소라〉 속 여주인공, 소라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단연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인물이라 말할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 취업 등 무슨 일을 하던 항상 중간 이상은 해왔던 소라는 회사 사람들로부터 직장 내 따돌림을 당하고 도망치듯 직장을 그만둔다. 그 후 웹소설 작가가 되어 소소하게 흥행에 성공하지만, 이미 한번 꺾여버린 자존감 때문일까, 소라는 자신에 대한 칭찬마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습관처럼 자신을 비하하게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보며, 당시 남자친구 현성은 더 이상 빛이 나지 않는 모습에 실망하고 이별을 통보한다.
▲ 〈최고의 뿔소라〉 Ⓒ 김인정
밝고 매끈하기만 할 것 같은 달의 뒷면에는 사실 수많은 크레이터가 있다. 누구도 알 수 없는 나의 울퉁불퉁한 뒷면과 완만하고 매끈해 보이는 타인의 앞면을 비교하며 계속해서 스스로를 갉아 먹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 독자들은 소라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그녀의 조력자가 되어주고 싶다 생각하게 될 것이다. 우리 함께 삶의 방향을 잃은 그녀의 조력자가 되어 항상 빛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며 소라를, 그리고 그와 비슷한 스스로를 다독여주는 것은 어떨까.
우리의 조력자가 되어주는 작품
해당 작품은 일상적인 인간관계에 관한 갈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스토리 전개가 다소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한 번도 웹소설을 읽어보지 않았던 인기 연예인이 갑자기 로맨스 판타지 소설의 광팬이 되어 평범한 작가인 여주인공에게 직진한다는 설정은 물론, 소속 연예인의 연애에 관대하며 적극적으로 주인공을 밀어주는 소속사 대표님 또한, 현실성이 떨어지므로 작품 초반부의 개연성은 조금 부족한 편이다. 또한, 주인공이 특별히 눈에 띄는 매력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큰 흡인력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 〈최고의 뿔소라〉 Ⓒ 김인정
하지만, 특별할 것 없는 갈등과 평범한 주인공은 〈최고의 뿔소라〉의 단점이자 최고의 장점이다. 이 작품에서 평범함은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캐릭터에 자신을 투영하며 공감할 수 있는 장치 역할을 한다. 잘생긴 외모에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친절한 성격으로, 완벽한 듯 보이는 도혁이 사실 자신이 좋아하는 연기에 소질이 없다는 점이 그렇다. 그는 원하는 일에게 선택받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같은 소속사 가수, 수우를 질투하기도 한다. 주인공의 이런 인간적인 모습은 독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여 함께 고민을 나누게 한다.
때로는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있다. 해당 작품은 타 웹툰의 사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극적인 갈등과 고민을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스스로에 대한 비관과 타인에 대한 질투 등,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할 법한 친숙하고 일상적인 갈등을 이야기함으로써 독자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는 작품이다. 때문에 독자들은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가진 인물들에게 어느새 조용히 스며들어 그들을, 그리고 자신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스스로 빛나고 있지 않다고 생각될 때, 소라와 도혁처럼 고민하고 있을 당신에게 조력자가 되어줄 웹툰, 〈최고의 뿔소라〉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