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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화> 7호 리뷰 : 젠더와 만화 (상)

'젠더와 만화'라는 큰 주제를 내세운 <지금, 만화> 7호 둘러보기

2020-11-24 김지윤



<지금, 만화> 7호 리뷰 : 젠더와 만화 (상)




김지윤


1. <지금, 만화>7호 비평지 리뷰

<지금, 만화> 7호는 '젠더와 만화'라는 큰 주제를 내세웠다. 페미니즘, 성 평등의식 등이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이 현실과 만화를 연결 짓고, 한국 만화 역사 속에서 나타났던 성차별적인 요소들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구성되었다. ‘커버스토리’에서는 만화 속 혐오나 성차별적 표현 등을 짚어보며 만화 속 성인지 감수성 등에 대한 부분들을 정리했다. 그리고 이어진 파트에서는 <남성혐오를 멈춰주세요> , <정년이> 등에 대한 작품들의 비평과 함께, <비혼주의자 마리아>, <왕자와 드레스메이커> 등 성 평등 만화에 대한 비평을 담으며 이번 7호의 큰 주제를 이어갔다. ‘인터뷰’ 파트에서는 <탈코일기>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탈코’와 ‘독립’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그리고 <순정만화에서 SF의 계보를 찾다> 의 전혜진 작가와 함께 한국 SF 순정만화의 흐름을 따라가며 그 안에 있는 여성주의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어지게 된다. 커버스토리에서 시작된 만화 속 젠더 이야기가 뒤에 이어지는 비평 파트나 작가와의 인터뷰 내용까지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큰 주제라는 느낌을 받게 되어 이 <지금, 만화> 7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슈’ 파트에서는 14년의 연재 끝에 완결을 내린 <마음의 소리> 이야기와  <구름빵>, <검정고무신> 계약 분쟁을 언급하며 출판계의 계약과 관행, 불공정 계약 문제점을 다루었으며, 스튜디오 창작시스템으로 인한 창작 환경의 변화와 그에 따른 문제점을 짚어본다. 그 외에 ‘에세이’ , ‘이럴 땐 이런 만화’ , ‘만화 속 인생 명대사 명장면’ , ‘만화 vs 영화’ ‘만화 vs 만화’ 등 ‘만화’라는 주제를 다양한 형식들로 담은 글이 실려있고, 만화와 관련된 뉴스, 신작 소식 등이 이 <지금, 만화> 비평지에 담겨있다.


<지금, 만화> 7호를 읽으면서 나에게 크게 와 닿았던 부분은 ‘커버스토리’와 ‘비평’ , ‘인터뷰’ 파트 등을 통해 젠더 이슈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나의 사고방식의 깊이가 조금 더 깊어진 것이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간 매체들을 통해 접했던 웹툰계의 젠더 이슈들은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알진 못했었고, 그만큼 생각의 깊이도 얕았다. 내가 보았던 이슈와 그것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이런 방향이었구나 하며 공감할 수도 있었고, 또 나의 가치관을 더 확장할 수도 있었던 값진 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럴 때 이런 만화’라는 파트에서는 누군가에게 편견과 차별로 상처받았을 때, 보고 싶은 만화 라는 주제로 작가, 평론가 등의 사람들이 추천하는 만화의 간략한 내용과 추천하게 된 이유를 글로 담아냈는데, 흔히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웹툰뿐 아닌 다양한 만화들을 만나 볼 수 있는 장이었다. ‘만화 속 인생 명대사 명장면’ 파트도 비슷한 형식으로 글을 담았다. 요즘 나온 웹툰 정도만 아는 나로써는 이 파트들의 글을 읽으며, 옛날에 출판되었던 만화 등이 소개됨으로써 다양한 만화들을 추천받는 기분이었다. ‘만화 vs 영화, 만화 vs 만화’ 파트는 각각 어떤 특정한 한 가지 주제를 두 가지의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만약 여기 나온 작품 중 본 적 있는 작품이 있다면, 담긴 글을 통해 만화를 관통하는 주제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고, 그와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있는 다른 작품도 함께 접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 만화> 7호를 다 읽고 난 후, 만화에 대한 깊은 지식이나 큰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한번은 읽어볼 만한 유익한 비평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단순히 요즘 나온 웹툰들을 소개하거나 나열하는 것이 아닌,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 지금 논의되고 있는 시대정신 등이 어떤 식으로 담겨있는지, 또 어떻게 전달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요즘 만화 시장에서 떠오르는 주제나, 관련 웹툰 등에 대한 소개 등을 통해 만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도 충분한 비평지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점에서 논의되고 있는 주요 사상, 사회적 이슈들을 ‘만화’라는 매체로도 많은 표현을 할 수 있고, 또 해오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나아가서 대중 매체들은 분야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담을 수 있는 비평지가 꼭 필요하단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 <지금, 만화> 비평지가 오래오래 발간되어서 우리나라 만화 산업의 발전에도 좋은 영향력을 선사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