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화> 7호 리뷰 : 젠더와 만화 (하)
김지윤
△ <지금, 만화> 표지, 왼쪽부터 1월 호, 7월 호
<지금, 만화> 비평지의 창간호 1호는 2018년도에 나왔다. <지금, 만화> 1호의 구성은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웹툰의 여성 서사, 한국 만화에서 섹슈얼리티 묘사 동시대적 고민, 웹툰 속 새로운 남성들에 대한 글을 담은 ‘커버스토리’ 파트를 시작으로, <신도림> , <나빌레라> , <여신강림> , <익명의 독서중독자들> 등 작품에 대한 비평이 실렸다. 그리고 ‘이슈’ 파트에서는 웹툰 IP 사업, 만화평론이 필요한 이유를 담은 글이 담겨있고, ‘인터뷰’ 파트에는 <며느라기>의 수신지 작가의 인터뷰가, 그리고 <계룡선녀전>, <헤어진 다음 날, 달리기>, <샌프란시스코 화랑관> 의 돌배 작가의 인터뷰가 담겨있다. 그 외 ‘내 인생의 만화’ , ‘에세이’ , ‘지금, 이 만화!’ 등의 파트까지 함께 1호는 이렇게 구성되어있다.
<지금, 만화> 7호를 읽고 다시 거꾸로 돌아가 1호(창간호)를 읽어보니, <지금, 만화> 1호가 만화 산업에서의 비평가 양성, 비평 매체의 중요성이 더 도드라진 것이 느껴졌다. 창간호 ㅎ라는 특성 때문일까. 이런 부류의 글이 담겨서 그런지, <지금, 만화> 7호와 비교했을 때, 창간호가 (적어도 내가 읽기에는) 전문적인 느낌이 강해서 조금 어렵게 읽힌 점도 있다.
젠더 이슈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만화> 1호와 7호 둘 다 각 시대의 흐름에 맞게 이야기를 담았다. <지금, 만화> 1호에서는 <유미의 세포들>의 ‘유바비’, <내 ID는 강남미인>의 ‘도경석’ 캐릭터를 예로 들면서 웹툰 속 남성 캐릭터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새 시대의 남성 캐릭터, 남성성에 대해 논하는 점이 신선하게 읽혔다. 그리고 <지금, 만화> 1호 역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웹툰의 여성 서사를 담았다. 하지만 이러한 젠더 이슈에 대한 부분은 <지금, 만화> 7호가 더 깊게 파고든 느낌이 강하다. <지금, 만화> 7호는 페미니즘, 성차별, 성인지 등의 이슈들에 주제로 집중되어 있다면, <지금, 만화> 1호에 담긴 글들의 주제는 앞서 언급한 대로 비평 매체나, 비평가 양성 등의 다른 주제들도 함께 담겨있어 <지금, 만화> 7호보단 글의 범위가 넓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에세이’ 파트에서도 보면 <지금, 만화> 1호에서는 웹툰과 함께 성장해온 이야기나, 좋은 웹툰이 필요한 이유 등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웹툰 이야기와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필요성을 말해준다. 반면 <지금, 만화> 7호에서는 어느 특정 만화 작품을 선정하고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글이 전개되다 보니, 작품에 대한 이야기의 깊이가 더 깊어 만화를 소개해주고 알려주는 성격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나는 ‘만화’ 라는 장르에 대해 전문 지식이나, 배경 지식이 풍부하지도 못하고, 깊지도 못하다. 이런 내가 만화 비평지의 창간호와 가장 최근 발간된 <지금, 만화> 7호까지 함께 읽어보고 나니, 대중문화에서 ‘만화’ , ‘웹툰’ 등이 보여주는 영향력과 더불어, 이러한 영향력이 있음을 알리는 이 <지금, 만화> 비평지의 중요성도 느끼게 되었다. 창간호에서부터 ‘페미니즘 리부트’를 언급하며 시류에 맞게 글이 구성된 비평지를 볼 수 있었다는 것도 반가웠고, 7호까지도 이런 이슈들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주고 있는 비평지라는 게 한편으론 고맙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 <지금, 만화> 비평지가 만화 산업 전반에 대해 발전을 위한 건강한 비평과, 또 만화를 사랑하는 독자들을 위한 기분 좋은 소식도 많이 전할 수 있는, 그리고 ‘만화’ 라는 매체가 그 시대를 반영하는 시대정신을 충분히 표현 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비평지가 되었으면 한다.